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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전시ㆍ강연

겨울방학 신나는 무형문화놀이학교 ❹ 매사냥, 시치미 떼지 마의 유래


"시치미 떼지 마."

 

 말이 어디에서 나온 줄 아시나요?


자기가 하고도 안 한 척 하거나, 알고도 모르는 체 할 경우에 '시치미를 뗀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시치미란 매사냥에 쓰이는 매의 이름표를 말하는데요. 주인의 이름을 써서 매의 꽁지에 달았던 시치미를 떼고, 매의 주인이 나타나도 모르는 체 한 데서 유래한 말이라고 합니다.

 


매사냥의 유래와 보라매에 대해 설명하는 박용순 응사


 

대전문화재단이 방학을 맞은 어린이와 가족을 위해 마련한 '2018겨울방학 무형문화놀이학교' 네번째 프로그램은 '매사냥'입니다. 대전무형문화재전수회관(대덕구 송촌동)에서 1월 16일부터 20일까지 5차례 이루어졌는데요. 매사냥을 배운다는 독특한 내용 때문인지 수강접수를 시작하자마자 곧바로 마감이 됐다고 하네요.

 


대전무형문화재전수회관 (대덕구 송촌동)

 

 

저는 둘째날인 17일에 대전무형문화재전수회관을 찾았어요. 공연장에는 어린이들도 많았지만 함께 온 어머니들도 많았는데요. 평소에 볼 수 없는 매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들뜬 표정들이었습니다.

 


참가자들과 대화하는 박용순응사

 

 

박용순응사가 나와 무대 뒤 양쪽에 각각 보라매와 황조롱이를 앉혀놓고, 우리나라 '매사냥'의 역사에 대해 설명을 했습니다. 우리나라는 고조선 때부터 왕과 귀족을 중심으로 매사냥을 즐겼고, 고려시데에 '응방'이 생길 정도로 활성화 됐었다고 해요.  원래는 식용을 위한 사냥이 목적이었지만 점차 취미로 목적이 바뀌었답니다.  


'시치미를 떼다' 외에도 매만지다, 매몰차다, 옹골지다, 매섭다, 매끈하다... 이런 말들이 모두 매와 매사냥에서 유래된 말이라고 하네요. 저도 처음 알았어요.

 


대전무형문화재전수회관 상설전시실의 매사냥 관련 자료


 

매사냥은 2010년, 우리나라를 비롯한 13개국 공동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가 됐습니다. 대전에서는 2000년에 대전무형문화재 제8호로, 박용순 응사가 보유자로 지정됐습니다. 


매의 일종인 황조롱이와 입을 맞추려는 어린이


 매사냥에 대한 설명 후 실제로 보라매가 박용순응사의 손등에 얹힌 먹이를 향해 날아오르는 시범을 보이자, 참가한 어린이들은 일제히 "와∼!" 하는 함성이 터져나왔어요. 


황조롱이(왼쪽)와 보라매(오른쪽)를 손목 위에 올려 보는 어린이들


이어서 참가자들은 보라매와 황조롱이를 손목 위에 앉혀보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이 시간에 데려온 보라매는 사람으로 치면 어른인데 몸무게가 2.5Kg 정도이고, 황조롱이는 청소년에 해당된대요.  



 

참가자들은 차례대로 보라매와 황조롱이를 손목이나 어깨, 머리에 앉혀보며 즐거워했습니다. 사실 어린이보다 함께 한 어머니들이 더 즐거워하는 것 같았어요. 

 



 

김재은양(가오중 1)은 몰랐던 매사냥에 대해 알게 됐고, 매를 실제로 가까이에서 보니 눈이 조금 무섭게 느껴졌대요. 함께 온 동생 김준영군(가오초 5)는 "매를 실제로 팔에 앉혀보니 생각보다 무거웠다"며 "날개짓을 할 때 선풍기 바람 같았다"고 표현을 하네요. 



 

어린이들 대부분은 매를 실제로 본 적이 없거나 동물원에서 본 적이 있다고 하네요.  대전무형문화재전수회관의 행사 때

사냥매들과 매사냥 도구 전시, 그리고 매사냥 시연을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 체험교육에 참가했다는 어린이도 있었어요. 


이렇게 보라매, 황조롱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낸 참가자들은 강의실로 옮겨, 대전무형문화재전수회관의 강은주선생님의 지도로 '시치미 만들기' 체험을 했어요.

 

 

시치미의 부위별 명칭



 

매를 만져보는 체험을 할 때는 무서워서 못하던 어린이도 시치미는 열심히 만들어 보네요. 완성된 시치미에는 자신의 이름을 써서 가방걸이 등으로 사용을 할 수 있습니다.

 

 


 

하동윤 군(죽동초 2)은 이번 시간에 보라매와 황조롱이 두 마리를 모두 앉혀봤다며고 하는데요. "쥐 같은 동물을 잡아먹는 매라고 해서 아주 무서울 줄 알았는데 하나도 무섭지 않았다고 소감을 말했습니다. 오는 1월 27일 뿌리공원에서 열릴 '한국 전통 매사냥 공개시연회'에도 꼭 갈 생각이라고 합니다. <참고: 15회 한국전통 매사냥 시연회. 2018년 1월 27일 1300-15;00. 뿌리공원>

 


시치미를 만들고 있는 참가자들


 

대전무형문화재 제8호이면서,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인 '매사냥'체험. 방학을 맞은 대전의 어린이들에게 정말 소중한 추억이 됐을 것 같습니다.


 


 

 

 

 

2018대전광역시 소셜미디어기자 조강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