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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축제ㆍ행사

잘가 2017년! 33번 타종과 함께 근심걱정 휙 날렸어요

 


한 해를 보내면서 많은 사람들이 '다사다난했다'는 표현을 많이 씁니다. 국가적으로는 정말 2017년처럼 다사다난했던 해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많은 일들이 있었지요. 그런 격동의 2017년도 결국 저물었습니다.


12월 31일 밤, 대전시청 남문광장과 보라매공원에서는 2017년을 보내는 '제야의 종 타종행사'가 열렸습니다. 2018년 1월 1일 0시를 기해 '한밭종각'의 대종 타종이 시작되지만, '식전행사'는 9시 45분에 시작했습니다. 저는 좀 이른 시각인 9시 경 행사장에 도착했는데요. 벌써 많은 시민들이 모여들어 가운데 앞쪽 객석은 이미 빈자리가 없었고, 식전행사가 시작도 되기 전에 자리를 못 잡고 서있는 사람들도 많아 들락거리기가 어려울 정도였어요.

 


식전행사 때부터 객석을 가득 메운 시민들. 역대 유래없이 많은 시민이 2017 제야의 종 타종식 행사를 찾았다


 

환하게 불을 밝힌 한밭종각 앞에서는 지역 방송국에서 타종식 행사를 생중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추운 날씨에 핫팩을 나눠주는 부스에는 긴 줄이 서있고, 만약의 불상사를 대비해 119구급차도 대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행사에서는 '안전'이 가장 중요하지요.

 





저도 줄을 서서, 0시를 기해 제야의 첫 종소리와 함께 일제히 하늘로 날려보낼 소망풍선과 행운권 팔찌를 받아 잃어버릴까 봐 손목에 꽁꽁 찼어요. 대형 TV까지는 바라지 않고, 내열냄비 세트면 만족한다고 생각하면서 말이죠. ^^ 그리고 뜨끈한 국물의 어묵탕도 한 컵 받아, 사이드지만 비교적 앞자리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추운 날씨에 뜨끈한 국물로 인기를 끈 어묵탕 부스

  


추운 날씨에 늦은 시간까지 있기 위해 단단한 옷차림으로 꽁꽁 싸맨 시민들 모습이에요.

 



 

기다리는 동안 어느덧 오후 10시가 되자, 대전시청 남문광장 앞 '차없는 도로'에서 대전무형문화재 제1호인 웃다리농악패의 길놀이가 시작됐어요. 길놀이는 '새 길을 닦아준다'는 의미를 갖고 있어,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대전시민의 평안과 번영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마련했다고 합니다.



대전웃다리농악보존회의 길놀이



추운 날씨에도 멋진 공연을 펼치는 대전웃다리농악 연합팀. 다양한 변주와 빠른 가락에 신명이 난 시민들은 연신 사진을 찍느라 바쁜 모습이었어요. 이런 행사에서는 역시 우리 가락이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길놀이가 끝나자 무대 위에서는 사물놀이가 공연됐습니다. 사물놀이지만 다섯 연주자가 징과 북, 그리고 꽹과리 둘, 장구 두개를 연주했는데요. 휘몰아치는 것 같은 가락이 길놀이와는 또 다른 느낌의 연주였어요.


사물놀이가 끝나고 타악 퍼포먼스 '아퀴'의 축하공연이 이어졌습니다. '아퀴'는 전통 타악을 바탕으로 세대를 초월하는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는 창작타악 공연예술단이라고 해요. 전통과 현대의 만남, 동양과 서양의 크로스오버를 우리나라 고유의 정서인 흥과 신명으로 풀어내는 팀이라고, 사회자가 소개를 했습니다. 정말 대북과 모듬북,난타북 등의 타악기를 활용하고 후반엔 태평소까지 함께 한 다채로운 퍼포먼스를 보여줬습니다.  


대전웃다리농악보존회의 사물놀이(위)와 아퀴의 타악퍼포먼스(아래)


 

다음에는 바리톤 조병주가 힘과 감성이 절묘하게 조화된 목소리로 '상록수'와 '아름다운 나라'를 불러 관객을 사로잡았습니다. 이어 등장한 남성 보컬그룹 V.O.S가 '큰일이다' 등을 불러주었습니다.

 

멤버 중 박지헌은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다둥이 아빠로 출연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하는데요. "고향에서 한 해의 마지막을 보내는 공연을 하게 돼서 고맙고, 여섯째 아이가 태어난 대전이라서 더 뜻깊다"고 말을 해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어요.  


지금까지의 경쾌한 무대에 이어서 팝페라 테너 이엘이 '눈' 등 뮤지컬 레퍼토리를 선보였습니다. 클래식의 벽을 넘어 크로스오버 가수로서 다양한 캐릭터를 표현하고 있다는데요, 감성적인 목소리에 잘 생긴 외모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뮤지컬 배우로 활동중인 멤버들로 이루어진 드림뮤지컬의 뮤지컬 갈라쇼가 화려한 춤과 함께 이어졌어요. 마지막 '맘마미아 메들리'가 공연될 때는 객석에서 박수로 호응을 했답니다. 15분 동안 한 편의 뮤지컬을 본 듯 정말 흥겨운 시간이었습니다.

 

   

사진 위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바리톤 조병주, 남성보컬 V.O.S., 팝페라테너 이엘, 드림뮤지컬 팀


 

이렇게 공연을 감상하는 동안 어느덧 자정이 다가왔고, 이재관 대전시장권한대행과 내외빈들이 객석 앞줄에 착석하고 나서 2017년 대전시정을 돌아보는 동영상이 상영됐습니다.  그 동영상을 보니 대전에서도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는 실감이 났습니다.

 


2017 대전시정에 대한 동영상

 

 

동영상 상영이 끝나자 자정을 20초 앞둔 시각이 됐습니다. 드디어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마이할 시점인데요, 사회자의 인도로 타종식에 참여한 시민 모두가  "10, 9, 8, 7"을 외쳤는데요. "제로" 하는 순간 하는 종소리가 울리며 하늘로는 일제히 색색의 소망풍선이 올라갔습니다. 

 

무술년 새해가 밝았다고 사회자가 말하자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감회가 착잡하달까, 기대감이랄까, 복잡한 감정이 얽히는 것 같아 잠시 울컥했습니다. 

 


2018년 1월 1일 0시를 기해 울려 퍼진 제야의 종소리


 

타종 행사는 조선 태조 5년(1396년)부터 도성의 4대문인 숭례문, 흥인지문, 숙정문, 돈의문과 혜화문, 소덕문, 광화문, 창의문을 일제히 여닫기 위해 종을 친 데서 유래했답니다. 새벽종은 통금을 해제한다는 의미로 파루(漏)라고 부르며 33번의 종을 치고, 저녁종인 인정(定)은 28번 타종을 하며 도성의 문을 일제히 닫아 통행을 금지했다고 합니다

 


제야의 종 첫 타종과 함께 대전시민들이 일제히 날린 소망풍선



이번 타종식에는 이재관 대전시장 권한대행을 비롯해 국회의원, 각 구청장, 명예대전시장, 시민대표 등 32명이 3개조로 나누어 각각 11번씩 종을 쳤습니다. 울려 퍼지는 종소리에 근심과 걱정을 모두 떨쳐버리고, 풍선에 소망을 담아 날리라는 사회자의 말에, 얼떨결에 풍선을 놓으면서 미처 소원은 빌지를 못했네요. 무슨 소원을 담을까 생각을 못 해 봤어요.

 

타종식이 끝나고 무대에는 이재관 대전시장 권한대행과 김경훈 대전시의회의장 등이 올라와, 참가한 대전시민의 건강과 평안을 축복하는 신년인사를 전했습니다. 

 


타종식 후 무대에서 신년인사를 하는 이재관 행정부시장 등 내외빈


 

공식 행사가 모두 끝나고 경품행사가 있었는데요. 저는 행운번호가 찍힌 팔찌를 몇 번이고 들여다 보며, 작은 거라도 하나 뽑히기를 바랐지만 모두 다른 사람들에게 돌아갔어요. 그래도 번호가 뽑혀서 환호하는 모습을 보니 섭섭하던 마음은 금세 사라지고 행복한 마음에 감정이 이입되며 즐거워졌네요. 바라던 로봇 청소기는 안녕! 당첨된 분들은 올 한 해 좋은 일들만 가득할 것 같아요. 새해 첫 날부터 이런 행운을 차지했으니까요. 

 




경품행사를 통해 대형 LED TV 등의 상품을 참가한 대전시민에게 증정했다



그리고 해마다 제야의 종 타종 행사의 마무리로 시민들이 가장 기다리는 시간, 불꽃놀이가 시작됐습니다. 형형색색의 불꽃들이 눈앞에서 팡팡 터지고, 불새가 비행을 하는 '신년맞이 불꽃놀이'는 항상 기대를 갖고 보게 됩니다. 이번에도 무척 감동적이었어요. 

 




행사장에는 희망나무, 희망엽서, 포토존 등 아기자기한 코너들이 마련돼 있었는데요. 불꽃놀이까지 모든 행사가 끝나고 많은 사람들이 포토존과 종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즐거워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2018년 무술년에는 특별한 뜻이 있다고 합니다. '무(戊)'는 하늘의 에너지로 큰 흙인 산을 의미하고, 술(戌)은 땅의 에너지로 12지 중 개띠를 나타낸다고요. 그래서 2018년을 무술년 황금 개띠라고 한답니다. 


2017년 제야의 종소리에 안 좋았던 모든 것들을 날려 버리고, 2018년은 대전 시민 모두가,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행복한 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2018대전광역시 소셜미디어기자 조강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