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루크 씨
한화이글스 파크에서 야구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이제 당연스럽 게 눈에 띄는 외국인이 있다. 지난해 한화이글스의 경기만도 40 경기를 관람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야구장을 찾아 목이 터져라 한화이글스를 응원했다.
작년 12월에 열린 한화 팬미팅 행사인 ‘독수리 한마당’에서 그는 팬들의 투표를 통해 가장 열성적인 팬으로 뽑혀 홈경기 연간시즌권까지 받았다. 그야말로 ‘마리한화’다. 한화이글스파크의 상징 이 된 그의 이름은 루크 호글랜드(33), 미국인이다.
일본인 타쿠야 씨
대전오월드와 대전시립미술관, 대전예술의 전당, 식장산, 장태산 자연휴양림, 계룡산국립공원 등 대전은 멀리가지 않아도 언제든 도심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명소들이 있다. 대전에 산지 3년이 조금 넘었을 뿐인데, 한국의 다른 도시로 여행을 가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살기 좋고 가볼 곳이 많은 도시이다. 여건이 마련된다면 대전에서 일자리를 얻어 이곳에서 영원히 살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는 그의 이름은 하세가와 타쿠야(26), 일본인이다.
대전에 온지 9년째로 현재 대성고에서 원어민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루크와 대전에 온지 4년째로 배재대 글로벌 관광 호텔학부 2학년에 재학 중인 타쿠야는 ‘대전 사람보다 대전을 더 사랑한다고 자부하는 이방인’이다.
일본이나 미국 등 해외로 떠나는 테마여행을 기획 판매하는 지역의 테마여행사인 SCI 인터내셔널(대표 노승찬)이 메이저리그 야구 여행이나 오키나와 해양스포츠 여행 등의 테마여행을 진행할 때면 누구보다도 든든한 조언자 역할을하며 대전과 자국 간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2008년 여행삼아 대전에 온 루크 씨
어느새 9년까지 이어지는 ‘필연’이 되었다.
한화이글스 팬들은 물론, 10개 구단 팬들 사이에서 이미 유명인이 된 루크씨는 미국캘리포니아 몬테레이 출신으로 대 학 졸업후 2008년 여행삼아 대전에 왔다. 단지 서울에서 멀지 않은 곳을 찾다 대전에 오게 된 ‘우연’은 1년 계획이 2년,3 년을 거쳐, 어느새 9년까지 이어지는 ‘필연’이 되었다.
“홍어와 개불만 빼고 못먹는 음식이 없다. 한식이 너무 맛있다”는 루크 씨는 잠깐 미국에 갔을때 ‘깊고 진한 맛의’ 청국장이 너무 그리워 빨리 대전에 오고 싶을 지경이었다.
“소주는 A소주가 맛있지만, 대전의 브랜드인 B소주를 마셔야 한다”고 말하고, “형님, 언제 한잔 하시죠”를 인사말로 건네고 “형님 술 한 잔 받으세요”라며 두 손으로 술을 따르는 루크 씨를 두고 주변 사람들은 “대전사람 다 됐다”고 말한다.
그는 원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팬이었는데, 대전에 와서 한화이글스 팬이 되었다. 재작년에는 60경기 정도를 관람했다. 최근에는 경기를 보면서 “너무 스트레스를 받고 힘든 때도 많았다”며 올해도 하위권인 8위에 머물고만 한화이글스의 ‘웃픈’ 현실을 미소로 전한다.
대전에 온지 3년 된 타쿠야씨
친절과 좋은 자연환경을 으뜸으로 친다.
타쿠야 씨는 2013년 호주에서 유학하던 시절 알게 된 여자 친구를 따라 2014년 대전에 왔다. 한국음식을 좋아하고 한국어 공부도 하고 싶어 대전 유학을 결정했지만 오기 전엔 걱정이 많았다.
타쿠야 씨는 “과거 역사로 인해 한국인들이 일본인에 대한 적대감이 상당할 것으로 생각했고, 솔직히 내가 일본인인걸 알고 욕을 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많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지금 그가 대전에 살고 싶고, 대전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따뜻한 대전사람들’ 때문이다.
그는 “일본사람들도 정이 많지만 한국 사람들이 훨씬 따뜻하고 친절하다. 처음 식당에 갔을 땐 메뉴를 일일이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매운지, 안 매운지도 가르쳐줬다. 학교에서도 교수님이나 학생들이 주변 사람들을 마음으로 챙기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했다.
타쿠야 씨가 ‘친절한 대전사람’ 다음으로 엄지를 추켜세우는 것은 좋은 자연환경이다. 그는 “도심에 나무가 많고 차를 타고 조금만 가면 쉴 수 있는 숲속과 공원들이 잘 갖춰져 있다. 도시라서 대중교통도 편하고 동물원과 미술관 등 없는게 없는데, 여기에 도심에서 접하기 힘든 자연환경까지 잘 조성되어 있으니 정말 살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며애정을 드러냈다.
밤에 식장산에 올라 봤던 야경과 가을에 가 본 계룡산국립공원의 아름다운 풍광을 잊을 수 없다는 루크와 타쿠야 씨는 그 풍경들을 오래도록 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