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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상/대전사람들

아이들이 봉사활동의 주인공! 가온누리봉사단을 만나다

 

 

매주 토요일 오전 8시30분이면 서구 가수원동은 연두색 형광 조끼로 물듭니다. 바로 ‘가온누리 봉사단’이 가수원동 구석구석을 청소하는 모습인데요. 8월 셋째주 토요일 저도 가온누리의 봉사활동에 함께 동행해봤습니다.


쓰레기 줍기부터 환경문제까지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로 아침부터 가수원 시장 옆 공원은 활기가 넘쳤습니다.

 

이창재 단장을 비롯해 부모님과 함께한 아이들의 손에는 집게와 쓰레기봉투가 들려있었는데요. 늦잠 자고픈 토요일일텐데 할머니와 함께 나온 초등학교 1학년생, 엄마와 함께 한 5살 희주, 중학생 언니 오빠들과 아빠까지 온 가족이 함께 쓰레기 줍기에 참여했습니다.

 

할머니부터 손주까지 3대가 함께 더위도 아랑곳 하지 않고 환경정화 운동을 시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비가 오거나 폭염과 강추위를 제외하고 매주 봉사가 진행됩니다.

 



 

그날의 상황에 따라 코스를 정하고 쓰레기를 줍기 시작하는데요. 가장 많은 것은 곳곳에 숨어 있는 담배꽁초였고, 주변 환경에 따라 쓰레기의 종류도 다양합니다.

 

패스트푸드점 옆 도로는 아무래도 테이크아웃 음료 컵도 만만치 않게 보였습니다. 일회용 컵이나 플라스틱으로 인한 문제는 지구 환경에 큰 골칫거리죠.


아이들은 이렇게 쓰레기를 치우면서 환경문제까지 고민하고 해결하려 노력하게 되는데요. 청소를 하며 깨닫게 된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고자 가온누리 봉사단은 2015년 대전시 좋은마을만들기사업으로 아이들이 그림자 인형극을 배워서 환공에 관련한 공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의 문제를 다룬 ‘내일이면 늦어요’란 그림자극 공연으로 원하는 곳엔 방문 공연까지 해주었다고 합니다.

 

 


봉사활동 후의 변화



 

"일단 저희 아이들은 쓰레기를 버리는 걸 자제를 하게 돼요.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버려진 쓰레기를 보고는 줍게 되는 거, 일단은 줍지 않아도 버리지 않는 것이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봉사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어느 날 아이들이 쓰레기를 줍고 왔는데 놀이터에서 논다고 가더니 다시 올라서 놀이터에 쓰레기가 많다고 집게를 다시 달라는 거예요. 저희집이 12층인데 내려다봤더니 애들이 다 모여가지고 쓰레기를 주우면서 지들끼리 분리수거를 하고 있더라구요. 아 이게 참 잘한일이구나. 우리가 한 행동이 아이들에게 조금씩은 스며들었구나 생각을 했어요."

 

가온누리봉사단 이문희씨에 의하면 아이들이 봉사활동을 하면서 대한 자부심과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저도 거리에서 쓰레기를 아무렇지 않게 버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깜짝 놀라곤 하는데요.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것이 결국에는 봉사다.’라는 것을 아이들을 통해서 새롭게 깨닫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가온누리 봉사단의 시작과 자부심


민호, 민지 남매가 처음 청소 시작한 날민호, 민지 남매가 처음 청소 시작한 날


 

처음 봉사를 시작한 이문희씨 가족은 그동안 멀리 대전역까지 가서 매주 급식봉사 활동에 참여해 왔었습니다.

 

어느날엔가 비가 와서 봉사를 쉬자고 했더니 오히려 좋아할 줄 알았던 아이가 울며 불며 나가야 한다고 해서 결국에는 비를 뚫고 봉사를 다녀왔다고 합니다.

 

그때 저도 SNS를 통해 봉사가자고 우는 아이의 모습을 본 기억이 있는데요. 이후 아이들에게 집게를 사줄 테니 동네 청소를 할 생각이 있냐고 물어봤고 아이들이 흔쾌히 수락을 하면서 동네에서 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8월 봉사활동 후8월 봉사활동 후


 

남매가 내 집 앞, 내가 다니는 학교 주변을 청소하기 시작하면서 나비효과로 인해 2명이 15명으로 50명까지 늘어났고 이를 계기로 2015년 '가온누리 봉사단'이 설립되었습니다.

 

가온누리는 ‘세상의 중심이 되라’는 뜻으로, 아이들에게 ‘나가서 세상의 중심이 되고 모범이 되라’는 의미에서 가온누리봉사단으로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가온누리는 초등학생 위주로 활동을 하는데요. 벌써 4년차로 그동안 졸업을 해서 중학교에 간 아이들과 언니 오빠를 따라 나온 4, 5살 아이들까지도 함께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봉우중학교 2학년 이우현 학생은 처음에는 엄마가 시켜서 했는데 하다보니까 재밌기도 하고 나면 뿌듯해서 계속하게 되었다고요. 초등학교 때 시작한 봉사가 중학생이 된 지금까지 꾸준한 봉사로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아이들이 중심이 되어 움직이는 봉사단은 아마도 가온누리봉사단이 전국 최초로 시도일거라고요.


“주민들이 쓰레기를 안보고 깨끗한 길을 다닐 수 있어서 좋아요. 뿌듯하기도 하고 함께 하니까 재밌어요.”

“처음에 오빠랑 저랑 시작하다가 봉사 할 때 저희끼리 하니까 좀 지루했는데 함께 모이니까 더 하고 싶고 그래요. 다른 애들이랑 같이 하니까 더 재미있어서 오랫동안 하게 됐어요.”

 

봉사활동이 재밌다는 5살 희주를 비롯해 봉사단을 시작하게 만든 민호, 민지 남매까지 이제 아이들에게 토요일은 다른 약속보다 우선해서 ‘봉사하러 가는 날‘로 인식되어 있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토요일 늦잠을 반납하고 4년차 봉사를 지속해 올 수 있었던 것은 친구들이 함께 하는 즐거움과 봉사를 하고난 후 뿌듯함 때문이었는데요.

 

이제는 지나가던 동네어르신들도 알아보고는 칭찬을 해주시기도 하고 더위에 고생한다며 음료수를 건네는 분도 계신다고 합니다.

 

환경도 좋아지고 이웃간의 정도 쌓여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묻지마 범죄가 늘어나는 요즘 이웃을 알아가는 것만 해도 범죄가 줄어드는 효과까지 나타나게 되는거죠. 동네 정화로 시작해서 친구와의 관계도 돈독해지고, 지구환경을 생각하고, 이웃간의 정을 통해 안전한 마을까지 일석삼조를 넘어서는 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봉사 후 그리고 활동들



 

아무래도 코스를 돌다보면 아이들 얼굴에서 땀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봉사를 마치고 난 후 시원한 아이스크림이 아이들에겐 그 어느 것보다 반갑죠. 계절에 따라 간식도 달라지는데 겨울엔 엄마들의 솜씨로 어묵탕을 끓여 먹는다고요.

 

처음에 모일 수 있는 장소가 마땅치가 않아 놀이터에서 모이게 되었는데요. 시작도 놀이터에서 하고 끝나는 것도 놀이터에서 끝나다보니 이제 봉사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자기들끼리 놀이터에 모여 삼삼오오 수다를 떨기도 하고 놀이를 이어나갑니다.



 

봉사가 끝나면 4학년이상의 고학년 아이들은 서대전여고 ‘역지사지’ 동아리 학생들과 함께 역사공부를 합니다. 또, 지난해 고학년들에 이어 올해는 저학년들을 대상으로 지역특성화 문화예술 교육지원 사업인 ‘나무시어터’의 작은 연극축제 ‘동구 밖’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10월말에 올릴 공연을 연습 중에 있다고 합니다.

 


위-복지관 급식봉사, 아래-가족 체육대회위-복지관 급식봉사, 아래-가족 체육대회 사진)이문희


 

가온누리가 아이들이 중심이 되는 봉사단인 만큼 부모들은 안전을 위해 아이들과 함께 동행 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아이들 스스로가 봉사 할 수 있도록 뒤에서 지원 해주고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 엄마들은 복지관 급식봉사와 정기적으로 단체 헌혈을 하는 등 봉사 활동 외에도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하는데요. 봄・가을로 체육대회와 벼룩시장을 준비하고, 겨울에는 송년의 밤까지 아이들이 맘껏 즐길 수 있는 시간도 계획 중에 있습니다.

 

이전의 단순한 학부모 모임에서 봉사단을 만들고 14명의 운영진이 매주 목요일마다 회의를 진행하면서 가족 봉사활동을 이끄는 가온누리봉사단, 정말 멋지죠?

 

대전이 살기좋은 도시로 손꼽히는 이유가 이런 건강한 생활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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