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멈출 줄 모르는 비 소식이 정말 반갑지 않은 나날입니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메말랐던 하늘인데, 이 많은 비를 어디에 꼭꼭 담고 있었을까요?
이 장맛비에도 대전시립미술관 앞마당을 '꿈과 희망'이라는 주제로 8일 대전시립미술관 앞 잔디밭에서 개최됐습니다. 이번 미술대회는 2017 아시아태평양도시 정상회담 대전 개최 기념으로 열렸습니다.
APCS 대전 개최를 기념해 지난 6월부터 대전시립미술관에서는 <헬로우, 시티!(HELLO,CITY!)> 특별전도 열리고 있는데요.
비디오아트의 창시자 백남준 작가를 비롯하여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에서 활동 중인 11개 팀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데, 저도 아직 벼르기만 합니다.
이번 특별전에 맞춰 전국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을 초대하는 어린이사생대회가 진행됐는데요. '말이 전국이지, 다 대전 어린이들 아니겠어?' 했는데, 수상자 중에는 수원 화홍초등학교 학생도 있었답니다.그 빗속을 뚫고 이른 아침부터 달려 온 정성, 정말 대단하죠?
밤새 내린 것도 모자라 하루종일 퍼붓다 그쳤다 변덕부리는 날씨였지만, 저희 가족을 포함하여 어린이들과 학부모 500여 명이 모였습니다.
어린이들 마음껏 그릴 수 있도록, 부모들은 천막에서 멀찍이 떨어져 앉아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또 너무 어린 친구들은 엄마나 아빠 다리 위에 앉아 부채질을 받고 김밥을 먹으며, 그리기도 했습니다.
물론 '꿈과 희망'이라는 주제에 더욱 막연해 하며 하얀 도화지 위에서 고민에 빠진 귀여운 어린이들도 있었습니다. 화가, 공학자, 축구선수, 외교관 등 거침없이 그려내는 어린이들도 있었지만, 어른인 저에게도 정말 어려운 주제인 걸요.
어린이들을 위한 행사인 만큼, 깜짝 이벤트 코너도 마련되었습니다. 덥고 습한 날이라 시원한 오렌지 주스가 먼저 동날 줄 알았는데, 뭐니뭐니 해도 달콤한 솜사탕을 기다리는 줄이 훠~얼씬 길었습니다.
또 어린이들의 의견을 하나하나 귀기울여 듣고 정성을 들여 왕관과 칼, 날개, 요술봉을 만들어 준 풍선아트도 인기 만점이었습니다.
드디어 저녁 5시. 다행히 언제 그랬냐는 듯, 먹구름이 잠시 걷히고 맑은 하늘이 깜짝 등장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제 실력을 양껏 뽐내고 미술관 나들이도 다녀온 어린이들과 가족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시상식에 앞서 깜짝 경품행사가 열렸거든요. 10kg 쌀과 드론, 캡슐커피기계까지 우열을 가릴 수 없이 탐나는 선물이었는데, 아쉽게도 저희 가족은 운이 없었습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시상식. 유치원 어린이들과 초등 저학년·고학년로 나누어 입선, 장려상, 동상, 은상, 금상, 대상의 영광이 돌아갔습니다.
자전거를 비롯해 상금과 상장까지 정말 기특한 어린이들이죠? 저희 막내도 처음 출전한 이번 대회에 기대가 컸나 봅니다.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어찌나 아쉬워하는지요.
이상봉 대전시립미술관 관장은 "학창시절에 사생대회에서 상을 받은 적이 별로 없었지만, 미술을 공부했고 지금 미술관장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는데요. 이 말이 위로가 되었을까요?
긴긴 삶에서 나의 꿈과 희망에 대해 생각해보고 표현해 본 어린이 사생대회. 꿈은 인생의 나침반이라지요?
여름내내 빗물과 햇살에 영글어가는 사과처럼, 우리 어린이들도 하얀 스케치북을 채운 꿈과 희망을 향해 건강하게 자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