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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여행/공원ㆍ마을

카이스트 오리연못 거위랑 벚꽃놀이 삼매경

해질 무렵 천변을 수놓은 저 꽃의 물결은 어디일까요?

대전의 대동맥, 갑천변 카이스트 앞길입니다. 한참 벚꽃이 만개했던 지난 주말, 갑천의 저녁노을도 감상할 겸 집에서부터 걸어서 카이스트로 갔습니다. 워낙 사람들이 많이 몰리니 차를 타고 가나 걸어가나 걸리는 시간은 같을 것이라 생각했죠. 

월평동과 만년동이 마주보는 대로를 통과하여 새로 열린 카이스트교를 걸어서 갑천을 건너다보니 해가 지고 있습니다. 급히 카메라를 꺼내어 사진을 찍었습니다. 

마음에 시심이 가득하다면 이럴 때 시 한 수 읊을텐데. 아름다운 벚꽃의 물결을 보니 가슴은 설레고 입은 근질근질 한데 시가 나오지는 않네요. 이럴 때를 대비해서 시인이 쓴 봄꽃 시라도 하나 외워뒀어야 했나봐요.

카이스트 앞 갑천변의 벚꽃길

카이스트 앞 갑천변의 벚꽃길


카이스트 방향으로 들어가는 차량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정체가 되어 있네요. 다행히 집이 그리 먼 곳이 아니라 역시 걸어오기를 잘했습니다. 카이스트 앞 갑천변 도로는 좌우가 완전 벚꽃물결이었습니다. 카이스트교를 건너며 본 것은 도로 왼쪽의 벛꽃이고 위 사진의 벚꽃은 도로 오른쪽, 카이스트와 접한 벚꽃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 이유는 벛꽃 향기와 함께 카이스트에서 열리는 카이스트 뮤직 페스티벌(KAMF)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죠.


카이스트 앞 갑천변 벚꽃길

 

이렇게 아름다운 길은 걸어줘야 하는데 차를 타고 있는 사람들은 안타까웠을 거예요. 차도 위에 차는 가득한데 인도에는 사람이 많지 않아 벚꽃 감상하는 분위가 번거롭지 않아서 좋습니다. 드문드문 사진을 찍는 예쁜 커플들이 참 보기 좋습니다. 사진 오른쪽이 카이스트 캠퍼스입니다. 이 길을 따라 쭈욱 걸어가서 카이스트 정문으로 들어갔습니다. 

대전시에서 계획중인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이 길 앞으로 지난다고 하던데 트램이 완공되어 개통되면 아마도 길 막히는 것을 피해 트램을 이용하여 카이스트 벚꽃을 즐기러 오는 사람이 많을거예요. 


카이스트 명소, 오리연못

카이스트 명소, 오리연못


카이스트 캠퍼스의 명소 오리연못에 거위들이 편대를 이루어 유유이 헤엄을 치고 있습니다. 얼마나 사람들과 많이 친해졌는지 사진 찍으라고 가까이 포즈까지 잡고 지나가네요~^^ 포토제닉 상이라도 줘야할 판입니다.

2017 KAMF (카이스트 뮤직 페스티벌)


잔디 광장에는 사람이 가득합니다. 무대 앞은 스탠딩석이고 라인 뒤는 피크닉존입니다. 카이스트 뮤직 페스티벌(KAMF) 금요일에 시작하여 이날까지 계속되었는데, 무료 자유석으로 진행되는데다 청년들이 좋아하는 인기밴드가 대거 참여하여 사람들이 많이 모였습니다. 


2017 KAMF (카이스트 뮤직 페스티벌)


저녁 무렵 가서 오리연못가를 산책하고 있을 때, 녹스와 로맨틱 펀치가 공연을 하고 있었습니다. 주변에서 먹을 것을 팔기도 하고 밖에서 치킨, 피자 등을 사오기도 하여 피크닉존에서 연인과 친구와 함께 즐기는 청년들 모습이 참 예쁩니다.

꽃길만 걸으라는 말이 요즘 유행이죠? 꽃길만 걸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 그런 말이 나오는 것 같아 마음이 좋지만은 않습니다. 꽃길만 걸을 수는 없죠. 꽃길만 걷는다면 꽃길이 아름답다는 의미는 많이 퇴색될 것입니다.

꽃길만 걷는게 아니라 자갈밭을 걷고 잠시 진흙탕에 빠지더라도 젊은이들에게 희망의 빛이 보이고 그 빛을 따라 미래로 나갈 수 있다는 열망과 열정이 함께하면 좋겠습니다. 그런 희망의 빛은 이미 지나간 세대가 마련해줘야겠죠. 젊은이들이 그 빛을 따라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으며 올 수있도록 말이죠. 그게 기성세대의 의무이기도 하고요. 

꽃 감상하다가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습니다.^^ 각설하고, 공연 현장 상황 잠시 보실까요? 

카이스트 벚꽃


벚꽃만 아름다운게 아닙니다. 멀리에서 보니 가로등을 받아 하얗게 빛나는 꽃이 있고 사람들이 모여 사진을 찍고 있길래 가보았죠. 그것은 바로 백목련이었습니다. 흐드러지게 피었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목련꽃입니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목련에 취해 한곡조 뽑으면 좋겠지만 마음만 그렇고, 잔디광장에서 넬의 공연과 환호하는 소리에 묻혀 그저 입으로 웅얼거릴 뿐이었습니다.

오른쪽 아래의 사진은 버드나무처럼 아래로 향하는 능수벚꽃이라고 하네요~!



원래 낮에 활동하는 조류는 해만 지면 둥지로 돌아가는데, 카이스트에서 학생들과 더불어 오래 살아온 거위들은 학생들이 밤늦게까지 실험하는 것에 맞춰 밤잠을 잃었나 봅니다.^^ 밤 9시가 다되어 가는데도 연못 주변을 편대를 이뤄 산책하고 있네요.   



카이스트 캠퍼스 밖은 저녁무렵 들어가던 것과 반대 방향으로 나가는 차들이 밀려있습니다.  헤드라이트 불빛을 받아 벚꽃이 몽글몽글 피어나 사진찍는 가족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카이스트 벚꽃길과 축제 꼭 기억에 담아두었다가 내년에 보러 오세요. 참고로, 꽃을 감상하는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한달동안(4월 23일까지) 카이스트 캠퍼스 내 잔디광장 부근의 카페는 24시간 운영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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