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마을과 청자마을 담장이 예뻐졌어요."
요즈음 흡연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그림이 인쇄된 담배가 진열되어 있는 것을 자주 봅니다. 구강암, 폐암, 식도암 등 흡연으로 생기는 병을 알 수록 섬뜩하죠.
대전에는 담배와 연관이 깊은 마을이 있습니다. 바로 태양마을과 청자마을입니다. 두 마을은 1965년 동양 최대의 신탄진 연초제초장이 준공되면서 조성됐는데요. 당시 마을 이름도 1969년도에 가장 유명한 담배 명칭인 '청자'를 따서 ‘청자마을’, 1970년대 담배 '태양'의 이름을 따서 '태양마을’이란 명칭을 얻게 됐습니다.
그런데 마을이 생긴 이래 점점 낙후됐다가, 최근 담장에 벽화를 그려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 했습니다. 태양마을과 청자마을은 대덕구 덕암동 KT&G 신탄진공장 뒷편에 위치한 마을로, 평촌1길을 지나 제조창아파트 앞 좌측 평촌2길로 진입하면 찾아갈 수 있습니다.
눈이 와서 도로가 미끄러운 날,인근에 주차를 하고 태양마을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코너에 있는 마을표지석 옆 담장은 각 주택마다 다른 색으로 칠해져 있었습니다. 도로 바닥에도 돌 문양으로 색을 입혔습니다.
화장실을 이용하려고 마을회관으로 들어가시는 할머니를 따라 갔다가 따스한 커피를 받아왔습니다. 훈훈한 정이 흐르는 동네더라고요. 마을을 한 바퀴 도는 동안 사람들을 전혀 보지못할 만큼 한적했는데요. 슬레이트 지붕 끝에는 고드름이 길게 늘어져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한 어르신을 만나 대화를 나눴습니다.
“작년에 왔을 때보다 지금이 담장도색이 잘 되었네요.”
“도색만 하면 뭘 하나! 발전이 되어야 하는데 아무것도 안 돼.”
이곳은 건축이 제한이 되어 마음대로 증개축이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내려오다가 작년에도 들렸던 태양마을에 하나밖에 없는 억만수퍼에 들러 물건을 구입하였습니다.
“작년에 왔을 때보다 많이 깨끗해졌어요. 참! 건강은 괜찮으시지요?”
“응~ 깨끗하지. 그런데 작년이나 동일하게 다리가 아프지 뭐.”
“간판이 특이하게 변했어요.”
“그때 마침 부착하기에 다르게 했으면 했는데, 카메라와 기자들이 많이 촬영하는 바람에 그대로 되었어.”
“멋있어요.”
제사에 쓸 음식을 마련하는 중이시라 인사를 드리고 우리 부부는 청자마을 올라갔습니다.
청자마을 입구의 언덕을 오르니 초입에 대문이 활짝 열린 집이 보였습니다. 작년에 이사 오셔서 그 당시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눴던 분이 살던 집이었는데요. 잘지내셨는지 안부 인사를 드렸습니다.
이곳 청자마을도 다시 도색을 해서 담장의 그림을 재정비했습니다. 마을을 도는 동안 한 할머니와도 만나 잠깐 대화를 나놨습니다.
“할머님 마을이 깨끗해졌네요. 지금 어디 가시려고 하세요.”
“응~ 나 지금 노인정 가는 중이야. 사진촬영을 하러 왔구먼. 깨끗하지.”
“예! 얼른 가세요. 예쁘게 찍고 가겠습니다.”
청자마을은 아랫마을 태양마을보다 마을길도 조금 넓고 집도 대체로 큰 편입니다. 이곳은 예전에 그려진 그림과 마을주민들의 작품들이 어우러져 있습니다.
대전시는
2016년도 시민제안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청자·태양마을길 개선사업을 최근 마무리했는데요. 이번 개선사업은 주민들이 적극 참여해 잘 마칠 수 있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