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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공연

대전실내악축제 스케치 노부스콰르텟과 손열음, 카르미나콰르텟과 플라멩고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 인생예찬~!"

대전예술의전당, KBS대전방송총국, 대전예술기획이 주최한 2016 제16회 대전실내악축제가 8월2일부터 시작하여 23일 공연을 끝으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다양한 실내악을 무대에 올려 관람한 많은 시민들로부터 여느 때보다 더 열띤 호응을 받았습니다. 특히 실내악축제가 시작되기 전인 7월27일부터 8월14일까지 공연장을 찾지 못하는 분들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시내 곳곳으로 찾아가는 공연인 시티 콘서트도 무료 관람으로 진행하여 사회적인 문화 나눔도 하였습니다. 

 

 

게다가 8월18일부터 21일까지 대전예술의전당 앞 야외원형극장에서 '빛깔있는 여름축제'도 동시에 진행됐습니다.

빛깔있는 여름축제 공연은 뮤지컬, 힙합, 오페라 등 다양한 연령층의 관심을 아우르는 장르로 구성됐는데요. 열대야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들이 대전예술의전당을 찾아 문화의 열기에 직접 동참하는 시간이 됐습니다. 가보신 분들은 다들 느끼셨을거예요~!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노부스 콰르텟이 공연한 '쇼스타코비치 판타지'는 21일 아트홀에서 있었습니다. 

'손 열 개의 소리'라고도 불리는 피아니스트 손열음은 2011년 차이코프스키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준우승하며 최고의 젊은 피아니스트로 주목을 받는 유명인이고, 노부스 콰르텟은 2007년에 결성하여 올해 10년 차로 접어든 연주자들입니다. 

 

 

노부스 콰르텟은 4명 모두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으로 유럽 등지에서 실력을 더 쌓고, 실내악에 대한 사명감으로 노부스 콰르텟을 결성하였다고 합니다. 국제 실내악 콩쿠르에서 수 차례 입상하며 한국 콰르텟에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는 주인공들인데요. 바이올린에 김재영, 김영욱, 비올라 이승원, 첼로 문웅휘입니다. 위 사진에서는 왼쪽부터 김재영, 이승원, 김영욱, 문웅휘 순이네요.

 

 

실내악은 소수의 악기로 하는 연주라 아트홀은 좀 넓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건 기우였습니다.

1500명이 감상할 수 있는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의 넓은 공간을 바이올린이라는 작은 악기의 가느다란 선율이 꽉 채우는 느낌을 경험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파르르 떨리는 순간에는 마치 숨소리도 멈춘 듯 실체가 보이지 않는 선율이 가슴으로 파고 드는 느낌이었습니다~!

 

 

21일 손열음과 노부스콰르텟이 젊은 연주자들의 멋과 힘이 있었다면, 22일 카르미나 콰르텟과 플라멩고 댄서 니나 코르티의 '정열의 춤, 판당고'는 수십 년 동안 공연을 한 아티스트들의 노련한 연주와 인생의 깊이가 느껴지는 무대였습니다. 

카르미나콰르텟과 함께 한국인 클래식 기타리스트 이원복과 플라멩고 댄서 니나 코르티에 이르는 멋진 공연에 관객들의 호응과 환호가 저절로 터져 나왔습니다.

 

카르미나 콰르텟

 

카르미나콰르텟은 1984년에 스위스에서 처음 창단되어 현악4증주로 세계 무대를 장악하고 있는데요. 위 사진의 멤버로는 벌써 25년 째 무대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답니다. 그런데 이번 공연 무대에 오르기 전에 사진 오른쪽의 첼리스트 스테판 괴르너가 뇌출혈을 일으켰고, 공연 1주일 전에는 첼리스트 옆의 바이올리니스트 수잔 프랭크가 뇌종양으로 입원했답니다. 공연을 취소해야 하나 걱정하던 중 바이올리니스트 강현종과 첼리스트 다니엘과 새롭게 호흡을 맞추게 되어 이번 공연이 성사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몇 년 전에 보았던 영화 '마지막 4중주' 생각이 났습니다. 결성 25년 기념 공연을 앞둔 푸가콰르텟의 리더인 첼리스트 피터가 갑자기 파킨슨병 초기 증세를 보이면서 단원들이 모두 충격과 혼란에 빠지는 내용으로 잔잔한 감동이 있었는데, 카르미나콰르텟의 사정을 들으며 그 영화도 떠올랐습니다.     

 

 

세상에나 이 멋진 공연이 취소되었다면 대전 시민들은 엄청난 손해를 봤을 것 같은데요.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 현장에서 클래식 음악과 플라멩고 댄스를 감상하다니~! 

아직도 '닥다그르르' 소리를 내던 플라멩고 캐스터네츠와 '툭드르르 툭툭'  바닥을 리듬있게 울리던 탭댄스 리듬을 타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이번 대전실내악축제 인생예찬에서는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 곡을 연주자들이 나름대로 편곡하여 앙코르 곡으로 연주하였는데요. 제가 감상했던 공연 중에 카르미나콰르텟의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가 최고였습니다.

 

카르미나콰르텟 연주에 참여한 첼리스트 다니엘과 기념 사진을 찍는 감상자

 

카르미나콰르텟과 플라멩고 댄서 니나 코르티도 엄청난 인기를 누리며 감상자들과 사진을 찍고 사인을 해주였는데요, 평소에 유명인 사인을 받는 것에 관심없는 저도 사인을 받았지요~^^ 

올해 뜨거웠던 여름은 대전실내악축제의 열기와 감동으로 내내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