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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전시ㆍ강연

문학작품 속 대전의 모습은? 대전문학관 기획전시 보러오세요!

 

대전(大田) 하면 제일 먼저 무엇이 떠오르나요?

 

대한민국 중앙부에 자리한 대전(大田)은 경부선과 호남선 철도가 분기하고 주요 고속도로가 연결되는 교통의 중심지입니다. 최첨단 과학기술도시로 위상을 확립한 대전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도시이기도 하죠.

 

내가 살아온 대전, 내가 살고 있는 대전. 훗날 내가 살아갈 도시 대전. 대전의 이야기가 실린 '문학 작품 속 대전'대전문학관 두 번째 기획전시로 개막행사를 끝내고 전시중에 있습니다.



오래도록 우리들에게 기억되었던 대전 블루스는 지금도 애창되고 있다



"잘 있거라 나는 간다 이별의 말도 없이~  떠나가는 새벽열차 대전 발 0시 50분
 세상은 잠이 들어 고요한 이 밤~   나만이 소리치며 울 줄이야~
 아~~ 붙잡아도 뿌리치는 목포행 완행열차~"   -최지수 작사/김부해 작곡- 안정애 노래


대전발 0시 50분. 목포행 완행열차는 1년만에 짧은 수명을 다했지만, 구슬프고 애절한 노래로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불리워지고 있습니다. 오래도록 즐겨 불리어 우리들 마음 속에 있는 '대전부루스'는 지금도 대전역을 정차할 시 배경음악으로 깔려 안내방송으로 내보내고 있습니다.


노래가 만들어 낸 만남과 이별의 공간 대전역. 훗날 조용필이 리바이벌해서 엄청난 인기를 끌기도 한 '대전 부르스' 인데요. 요즘은 서대전역을 경유해 호남선이 달리지만, 예전엔 대전역을 거쳐 목포로 달렸다고 합니다. 필자 역시도 그 시절 사람은 아니지만, 대전역을 지나칠때면 영락없이 대전부르스가 생각나곤 합니다.



대전문학관 두 번째 기획전시 "문학 작품 속 대전"



연일 폭염으로 이어지던 지난 8월 10일 개막행사 후, 이렇듯 문학 작품 속에 담긴 대전의 이야기를 만나 볼 수 있는

'문학 작품 속 대전'은 ‘대전’ 이란 공간을 소재로 창작된 문학작품 30여 편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대전문학을 통해서 대전의 자긍심을 심어 주고 우리 문학을 이끌어 준 남간정사로 유명한 송시열, 규방문학의 효시 김호연재, 신채호, 동춘당 등 조선시대 문인은 물론 염상섭, 이인직, 한성기 정훈, 박용래, 최원규, 홍희표 등 근.현대 문학 작품을 만날 볼 수 있는 기회인데요.  전시는 11월 13일까지 계속됩니다.



염상섭 -만세전- (1948)중에서



1919년 이전의 일제치하 암담한 현실을 배경으로 민족의 냉철한 비판의식을 담은 염상섭의 소설 '만세전'에도 대전이 나옵니다. "정거장 문 밖으로 나서서 눈을 바삭바삭 밟으며 큰 길거리로 나가니까 칠 년 전에 일본으로 달아날 제 오정 때 대전에 내려서 점심을 사 먹던 집이 어디인지 방면도 알 수 없이 시가가 변하였다. - 중략 -


열네 다섯쯤에 말도 모르고 단신 일본으로 공부 간다는 데에 호기심이 있었던지 친절히 대접을 해 주던 그 때의 그 주막집 주인 내외가 그립다."   -염상섭 ‘만세전’(1948) 중


염상섭 문학의 또다른 주인공을 만들어 내는 밑거름으로 평가 받은 작품인 '만세 전'은 조선의 암담한 실상을 눈과 귀로 확인한 주인공의 울분, 좌절, 경악감을 나타낸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그럼 저와 함께 전시를 둘러보시죠.^^

 

 

개막행사에 참석했던 문학인들이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대전문학관 1층 기획전시실의 작은 공간에 알차게 마련된 '문학 작품 속 대전'. 전시공간 자체가 대전 곳곳의 장소를 형상화하여 만들어 졌으며, 대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안식처이자 추억을 간직하는 소중한 터전으로 그려졌습니다.


'대전'이란 공간을 소재로 창작된 문학작품 30여편 중에는 장태산. 구봉산, 계족산, 보문산, 식장산 등 5개의 대전 지역 주요 산과 갑천, 유등천, 대전천 3대 하천과 관련된 작품도 있습니다.



개막행사에 참석했던 문학인들이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개막행사에 참석했던 문학인들이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또한 전시실 바닥을 자세히 살펴보면 산(山)도 있고 하천(川)도 있습니다. 또한 원도심 곳곳의 길과 이야기도 있습니다.

'문학 작품 속 대전'을 감상하며 대전을 걷는 마음으로 여유있게 걸어 다니면서 작품을 감상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색적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아닌가 생각되었습니다.



곽옥희 작가가 "유성장터"를 낭독하고 있다.


문학 작품 속에 나타난 대전에 대한 이야기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유성장터>

                         

"며칠 후면 추석이구나" 생각하는 순간 장바구니를 들었다.

둑길을 따라 걸었다 갑냇물 넘어온 바람을 마시며 한참을 걸었다. - 중략 -

 

이번 전시에 소개된 작품 속에선 직접 작가님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시간도 마련되었는데요. 현재 유성에 살고 계시는 곽 옥희 작가는 시 낭송전에 약간은 쑥쓰러워 하시며, 음식에 깨소금을 쳤다 생각하며 들어 달라시며 낭낭한 목소리로 자신의 유성장터를 낭독 했습니다. 


한밭의 터줏대감 보문산 사방으로 뻗어나간 시가지 거느리고

엉덩이 푸르도록 퍼더버리고 앉았다. 활활 나부끼는 신록 타고 오르면. - 중략-


이어 조남익 작가가 자신의 시(詩) '보문산'을 낭독했습니다.


개막행사에 참석했던 문학인들이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필자가 자주 오르는 보문산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는데요. 대전의 중앙부 남쪽에 걸쳐 있는 보문산은 대전의 대표적인 녹음공원이자 도심속 공원으로 보물이 묻혀 있다 하여 보물산으로 불리다 보문산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전시된 작품에는 보문산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 보문산에 얽힌 추억, 대전을 감싸고 있는 산에 대한 정감 등이 자세히 나타나 있었습니다



둑길6 / 한성기


유성 둑길을 걷고 있는 한성기 시인



'둑길' 시인이자 대전의 대표 시인 한성기. 자연을 시로 담아내며 평생 실향과 사별로 인한 외로움을 달래며 바람을 따라 둑길을 걷다가 시를 품고서 다시 그가 그리던 자연으로 돌아갑니다.



유등천 / 주근옥



대전천과 갑천 사이에서 중구와 서구를 구분 짓는 유등천은 냇가에 버드나무가 많아 버드내 혹은 유천이라고 불리던 하천으로 예전에는 하천 일대 논에 물을 대기 위한 보(洑)가 여럿 있어 비옥한 곡창지대를 이뤘다고 하는데 오늘날에는 주로 시민들의 산책로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오류동의 연가 / 최송석



"사방으로 늘어선 느티나무 숲 산인들 이보다 더우거지랴 봄꽃, 여름 그늘 물든 가을 나무 계절마다 새로운 절경이다. 늙어 살기 좋은 곳 큰 병원 가깝고 차 타기 쉽고 밥 사 먹기 편한 곳 이웃 좋으면 그만이다."


"호화롭지 않지만, 묵은 정이 서린 곳 박용래 시인의 *청시사가 골목도 여기 있고 서로 얘기하지 않아도 빤한 이웃이다. 젊은이들보다 늙은 층이 더 많으니 지나간 추억은 길고 앞날 얘기는 짧기 마련이다. 삼삼오오 둘러앉아 오류동은 더불어 늙어가는 정이 있다."   - 중략 -


*청시사 : 박용래 시인의 옛집 울안에 푸른 감나무가 한그루 있어 붙어진 이름. 지금은 집터만 골목에 남아 있다.


오류동은 대전 중구의 중앙부 위쪽에 위치한 행정동으로 다섯 그루의 능수버들이 있어 오류동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곳은 특히 박용래 시인이 작품활동을 펼쳤던 곳으로, 지금은 터만 남아 있는 그의 옛집 청시사는 전국의 문인들이 모여 문학 이야기를 꽃피웠던 곳이었다고 합니다.



문학 작품 속 대전을 관람하고 있는 시민들



요즘의 여고생들에게 대전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될까요? 방학을 맞아 대전문학관을 찾은 문학소녀들이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3층 전시실을 미리 둘러본 후 기획전시실로 몰려 왔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살기 좋은 대전이 예전엔 정말 이랬나 싶을 정도로 신기해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박명용 / 0시 50분



대전역에서 0시 50분은 아득한 날 멈추었지 아니 0시 50분은 영원히 살아 있지.

목포도 좋고 이리도 좋고 나면 어떻고 너면 어떤가 모두가 아파서 좋았던 그 새벽의 서러운 꿈

막걸리 잔에 툭 떨어진 단무지 한 쪽의 맛이었는 걸, 오고가며 솟는 그리움.

중동 10번지의 비바랜 여인의 가슴에 한 줄 찌익 긋고, 삶의 광장에 허기져 나서면

새벽별도 한 쪽의 위안이었는 걸 만남과 이별의 울음꽃.

유난히 머언 기적소리에 사방 흩어져 날려도 어쩔 수 없이 정은 박하고 말았는 걸

그래서 언제나 살아 있는 그것은 대전발 0시 50분이지.  -박명용-



대전을 감싸고 있는 5개의 산



엄마품처럼 따뜻하게 감싸안은 나지막한 분지로 이뤄진 대전은 5개의 산이 감싸고 있습니다. 대전문학관 주변은 닭의 벼슬을 닮았다는 계족산이 포근히 감싸고 있는데요. 대전의 산을 이야기하는 관련작품에서는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하는 작품들이 주로 전시가 되고 있었습니다..



대전의 3대하천



전시실 바닥엔 대전의 3대하천이 그려져 있습니다. 원도심을 중심으로 통과하는 하천과 관련된 작품중엔 대전시민들의 삶을 그대로 묘사하고 있는 작품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대전을 북류하여 금강으로 흘러드는 갑천은 대둔산 북동쪽 기슭에서 출발하는 벌곡천과 계룡산에서 출발하는 신도천이 대전 서구 용촌동 야실 마을에서 합류하여 흐르는 하천입니다.



이덕영 / 목척다리 & 이재복 / 목척교



만인산에서 시작하여 원도심을 관통하는 대전천은 동구와 중구를 경계지으며 흐르다 오정동에서 유등천과 합류하는 하천으로 일제강점기 경부선 개통 이후 형성된 원도심 지역을 관통하고 있는데, 특히 1912년 대전천 중심부에서 세워진 목척교는 오랜 세월 대전의 동과 서를 잇는 만남의 장소이기도 하였습니다. 목척교에 대한 두 작품도 아련한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1. 대전역 초기 모습 2. 1930년대 대전역 3. 1960년대 대전역 4. 1970년대 대전역 5. 1980년대 대전역


한밭팔경 / 정훈



또한 1970년대 중앙로 & 야경 사진과 함께 '흑백 사진 속 대전' 이란 작은 코너가 있었는데요. 대전의 옛모습을 흑백사진으로 담은 작품들과 정훈 선생님의 '한밭팔경' 육필원고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중앙부에 자리한 대전. 우리의 머릿속에 남아있는 대전을 생각하며 둘러 보면 참 재미지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대전문학관 두 번째 기획전시되고 있는 "문학 작품 속 대전"



조선시대 작가 송시열 ~ 오늘날까지 꾸준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여러작가들의 작품을 함께 감상하면서 대전 곳곳의 문학이야기를 발견하는것이 '문학 작품 속 대전' 기획전시의 멋이라고 여겨지는데요.

 

이번 작품전에서 조선시대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동춘당․ 쌍청당․ 남간정사, 근 현대사 속 대전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과 원도심 등을 중심으로 문학 작품 속에 나타나는 대전의 공간에 대한 이야기와 대전을 삶의 밑거름으로 삼고 살아온 사람들에 대한 기록을 담은 작품을 소개하는 공간으로 더욱 의미가 깊은듯 싶습니다.


작고한 문인들의 글과 생존해 계시는 문인들의 글로 채워진 두 번째 기획전시 '문학 작품 속 대전'우리가 함께 행복해지고 대전시민들에게 행복과 감동을 주는 문학도시 대전을  만들어가는데 시민과 작가가 함께 문학으로 소통할 수 있어야 가능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나의 공간이 어떻게 그곳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함께 도시의 역사를 만들어왔는지를 돌아보게 하는 이번 전시를 통해 일상적인 공간들이 저마다 기록하고 있는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만나 보시기 바랍니다

  


대전 동구 용전동에 자리한 "대전문학관"



대전문학관 기획전시 <문학 작품 속 대전> 개막식 풍경

2016. 8. 10 ~ 11. 13일 까지

(대전문학관 1층 기획전시실)


대전에 거주하는 문인들의 작품과 역사적 사료를 체계적으로 보존 관리하는 대전문학관은 대전시민 누구나 언제든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멋진 산세를 자랑하는 계족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현재 (재)대전문화재단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대전이 문화예술의 도시로도 거듭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며 깜찍하고 기발한 '문학 작품 속 대전' 개막행사(8.10) 풍경도 전해 드립니다.



기획전시 개막행사로 대전문학관 관장(강태근)이 인사말을 하고있다.



강태근 대전문학관 관장은 "이번 문학작품속에 나타난 대전은 대전의 정체성과 고향이 어떤 의미로 우리에게 다가오는지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자 기획된 것"이라며 "대전은 애틋한 고향의 정서로 그리움과 애환이 쌓여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번 기획전시가 대전시민들에게 애향심을 고취시키고 예향의 고향으로서의 대전을 만들어가는 하나의 과정이 되었음 하는 바램이다" 말했습니다.


공간이 협소하여 여러 훌륭한 작품을 다 모시진 못했지만, 차후 기회가 되는대로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문학 작품 속 대전" 기획전시 개막행사에 참석한 대전 문인들



대전작가회 회장, 대전문학관 운영위원장, 자문위원, 대전문학의 원로분들이 개막행사에 자리를 빛내 주셨구요. 대전문화재단 관계자, 동구문화원장, 서구문화원장, 중구문화원장, 유성문화원, 대전여성문학회장, 이재독 시인 유족, 특히 박용래 선생의 딸과 유족들이 함께 자리하여 개막을 축하했습니다.



"문학 작품 속 대전" 기획전시 개막행사에 참석한 대전 문인들



강태근 대전문학관 관장은 또 "대전이라는 공간이 지니고 있는 역사적인 면모와 대전에서 살아온 다양한 사람들의 일상적인 풍경들을 함께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하며 이날 참석한 주요 내빈들을 소개했습니다.


휴가중인 권선택 대전광역시장을 대신하여 대전시 문화예술 이 인기과장이 참석했고요. 대전의 각 구 문화원장을 비롯하여 대전에서 활동중인 문인들이 자리를 메웠습니다.



대전광역시청 문화예술과 이인기 과장이 권선택 대전광역시장을 대신하여 축하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다.



아쉽게도 개막식에 참석하지 못한 권선택 대전시장은 축하 메세지에서 대전문학관 기획전시를 축하하러 오신 내빈 여러분들께 감사의 인사와 함께 이번에 전시된 문학 작품 속에는 대전시민이 함께 알고 있는 익숙한 공간이란 점에서 시민들이 작품에 더욱 공감하고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될 것이며 기대 또한 크다고 전했습니다.



문학 작품 속 대전을 관람하는 여고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