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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전시ㆍ강연

인형왕국 일본의 전통인형과 만나다! 롯데갤러리 대전점 전시

 

 

해외 여행을 가면 기념품으로 뭘 사오시나요? 저는 가끔은 각국의 토속적인 인형을 사서 모으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그런데 외국엔 가면 그런 마음을 잊고 결국 마그네틱 기념품만 몇 개 사올 뿐이죠. 워낙 쇼핑에 관심이 없으니 더욱 그런가봐요.

 

또  미신은 아니지만 옛날 어릴 때 보았던 요괴만화의 영향 때문인지 상상력 때문인지, 만일 토속 인형을 사왔다가 그 인형에 그 지역의 영혼이 따라오지는 않을까~하는 만화같은 상상 말이예요. 아무리 생각해도 바보같은 상상이긴 하지만, 어쨌든 그래서 구경만 하고 사지는 않거든요. 

 


 

일본에서는 인형이 미술공예의 한 부분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합니다. 인형을 전문적으로 선보이는 전람회도 열리는데, 전통인형이 형식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 비하여 현대적인 인형은 일상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표현한다고 합니다. 



일본인형전시회-고케시인형



위 사진 속 인형은 목제인형입니다. 고케시인형이라고 하는데, 1800년대 중반 도호쿠 지역의 온천에서 토산품으로 만들어 팔던 공예품 목제인형을 말한답니다. 둥근 머리와 원통형 몸체만으로 된 간단한 형태지만 현대적인 느낌도 나면서 근래 다양한 창작품을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대전롯데갤러리의 가족친화적인 전시에서는 항상 체험거리가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작은 손부채만들기 체험을 하네요. 전시를 감상하러 오시면 꼭 한번 만들어보세요.
 


일본인형전시회




일본은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것도 기가 막히게 포장해내는 재주가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토속 인형은 어땠을까 생각해보는데, 얼른 머리속에 떠오르는 것은 돌하르방이나 솟대 정도네요. 또 뭐가 있을까요? 지금은 잘 생각이 나지 않는데요. 생각이 나질 않는걸 보니 얼마나 우리 전통의 것을 소홀하게 여기고 있는지 반성이 됩니다. 

 

본은 인형왕국이라고 할 정도로 다양한 인형이 있다고 합니다. 용도나 목적도 여러가지인데, 생활모습과 연관이 많다고 하네요. 3월 3일에 열리는 여자애들 축제인 '히나마쓰리'에서 딸에게 히나인형(작은 인형 의미. 남녀 한 쌍으로 구성)을 주던 풍습도 인형문화가 지금처럼 확대될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 합니다. 5월 5일에는 아들에게 무사인형을 오월인형으로 주고 장식했다 하네요. 혹시 일본 여행에서 잉어모양 깃발을 본적이 있으신가요? 이것도 아이의 건강한 성장을 기원하는 풍습이라고 합니다. 



일본인형전시회



약간 배가 아프고 억하심정이 생겨서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려고 애를 써도 전통의 모습을 정교하고 화려하게 표현한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네요.

 

 

14~16세기 일본의 전통 예능에 가면을 쓰고 화려한 의상을 입고 춤을 추는 것이 있었는데 그것을 노(能)하고 한답니다. 그 모습을 표현한 인형을 노인형이라고 하는데, 그것과 더불어 일본의 3대 예능인 분라쿠, 가부키에서 널리 알려진 인물을 인형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특히 분라쿠 인형은 인형극에 사용되기 때문에 팔, 다리, 머리, 그리고 눈까지 움직이는 장치를 한다고 하네요. 일본의 마리오네트군요!


 

 

 

위 사진의 인형은 두꺼운 종이에 그린 그림을 오려내어 견직물에 솜을 넣고 얼굴을 만들어 채색하여 하고이타라는 나무판에 붙인 인형입니다. 하고이타라는 넓적한 나무판은 마치 배드민턴과 같은 놀이에 이용하였다고 합니다. 또한 의상에 자수를 놓는 등 손이 많이 가는 교인형은 고급 일본인형의 총칭인데, 8세기~12세기 일본의 교토에서는 귀족 자녀들의 놀이도구였던 인형으로 매우 졍교하여 작업과정이 세분화되고 분업화하여 교토의 장인들이 제작했다고 합니다.   



 

더욱 일본스러운 것은 인형의 모습이 그들과 닮아있다는 것입니다. 일본색을 드러내는 전통인형이라 더욱 그렇겠지만, 인형의 얼굴 모습은 그들의 모습이나 화장법과 닮아 있습니다. 한복을 입고 있는 우리의 인형이 생각납니다. 전통 방식의 인형이 아니긴 하지만, 우리의 모습이 아닌 서양인의 외모에 한복만 걸친 인형이었죠. 그 외에 닥종이를 사용하여 우리 시골 아이의 모습을 과장하여 두드러지게 표현한 닥종이 인형이 있긴 한데,  그 두 종류 인형 사이의 간격이 너무 멉니다. 





일본옷인 유카타를 입고 기념사진을 찍는 곳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일본이라고 하면 아직도 우리는 매우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작금에 와서는 정치적인 문제에서 다시 일본과 관련된 문제가 국내에서 대두되니 더욱 그럴 수밖에 없긴 합니다만, 이기려면 알아야 합니다. 알려면 그들을 연구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겠구요.

 

미묘한 시기라서 이 포스팅을 해야하나 망설여지긴 했습니다만, 정치는 정치고 문화는 문화니까 냉철한 시각으로 작게나마 그들의 문화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라서 올려봅니다. 남이 자신의 전통을 어떻게 아끼며 키우는지 보면서, 우리도 우리에게 너무 익숙하여 중요하지 않게 여길 수 있는 우리의 전통문화를 소중히 여기고 살려나가야 하겠습니다. 이 전시를 감상한 교훈이었습니다.^^


 

 

 

'사랑과 기원의 표현-일본 인형전' 7월 19일까지 롯데갤러리 대전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