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전문화/축제ㆍ행사

6월 9일 유림공원 단오행사 <단오국악한마당> 놀러오세요

 

 

 

 

사랑하는 이여

강가로 나와요

 

작은 나룻배가 사공도 없이

저 혼자 아침 햇살을 맞는 곳

 

지난밤

가장 아름다운 별들이

눈동자를 빛내던 신비한 여울목을

찾아 헤매었답니다

 

사랑하는 이여

그곳으로 와요

그곳에서 당신의 머리를 감겨드리겠어요

햇창포 꽃잎을 풀고

매화향 깊게 스민 촘촘한 참빗으로

당신의 머리칼을 소복소복 빗겨드리겠어요

 

그런 다음

노란 원추리꽃 한 송이를

당신의 검은 머리칼 사이에 꽂아드리지요

 

사랑하는 이여

강가로 나와요

작은 나룻배가 은빛 물살들과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곳

그곳에서 당신의 머리를 감겨드리겠어요

그곳에서 당신의 머리칼을 빗겨드리겠어요

 

오늘은 제가 좋아하는 곽재구 시인의 시로 열었습니다.

 

'햇창포 꽃잎을 풀고', '당신의 머리를 감겨드리'고픈 오늘, 느낌 오시나요? 바로 음력으로 5월 5일 단오(端午)입니다.

 

단오의 '단(端)'자는 첫번째를 뜻하고 '오(午)'자는 다섯이란 뜻과 통하여 오월 초닷새를 말한답니다. 또 예로부터  3월 3일, 5월 5일, 7월 7일 등 홀수의 달과 날이 겹치는 날은 양기가 가득한 길일로 쳐왔는데, 그 중에서도 단오는 1년 중 가장 양기가 왕성한 날이라 해서 으뜸 명절로 지내왔다네요.

 

지금이야 설과 한가위만 민족의 큰 명절로 지내지만, 한식과 함께 우리나라 4대 명절 중 하나였다니 낯섭니다. 궁금해서 찾아보니, 모내기 등 많은 노동력이 필요한 시기를 맞이해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는 잔치를 여는 것을 일제가 두려워했답니다.

 

그래서 만주전쟁 이후 강제로 없앤 것인데, 우리나라가 산업화 되면서 그대로 슬그머니 그 의미가 사라졌나봅니다. 안타깝습니다.

 

농사는 우리민족의 중심이 되는 업이자 문화였는데, 이러한 농경사회에서 씨를 뿌려 심고 논에 물을 가둬 모내기를 마치면 봄철 농사가 마무리진답니다.

 

1년 농사일 가운데 가장 힘든 여름철이 시작되는 이 시기에, 하늘에 풍년을 기원하면서 딱 하루 농사일을 접고 편안히 놀이를 즐기며 쉬었을 우리 선조들을 떠올려 봅니다.

 

아이들은 학교에 학원에, 어른들은 각자의 일터에서 열심히 오늘 하루를 보내느라 예전처럼 창포물에 머리감고 씨름에 그네뛰기를 할 수는 없지요. 그래도 하루쯤은 할로윈데이 같은 외국 명절 말고 우리 명절을 즐기러 저녁 나들이 가심이 어떠신지요?

 

9일 오늘 오후 7시 유림공원에서 <단오국악한마당>이 열린답니다.

 

제기차기, 창포비누만들기, 투호놀이에 떡메치기도 체험해 보우리 춤과 소리를 보고 들으며, 예년보다 부쩍 일찍 찾아온 여름 더위에 맞설 '좋~~은 기운' 받으시길 바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