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가 예쁘게 피기 시작하는 계절의 여왕 5월, 푸르름 가득한 신록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 전 벌써부터 30℃를 웃도는 날씨가 계속되는 가운데 더운 한낮엔 시원한 곳을 찾고 싶어 하시는 분들 많으실텐데요. 시원한 숲 속에 머물며 잠시 마음의 여유라도 가진다면 좀 시원해 질것같은 기분입니다.
대전의 남쪽 끝자락에 자리한 장태산을 찾기 위해 차를 타고 가다 보면 한적한 시골 마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데요. 가수원동을 바로 지나면 도심의 텁텁한 공기가 아닌 맑은 공기가 가슴속 깊이까지 시원하게 뚫어 주어 기분이 산뜻해지는 길이 장태산 입구까지 쭈~욱 이어집니다. 가수원에서 20여분 달리다보면 흑석동을 지나 용태울저수지를 끼고 도는 구불구불한 길도 참 재미지게 다가 옵니다.
故 임창봉 선생의 흉상
이곳 메타세콰이어 숲 속에는 한평생 나무만을 사랑한 임창봉 선생의 숭고한 업적을 기리는 그의 흉상이 세워져있는데요. 임창봉 선생은 1970년대초부터 이곳 24만여평에 20만 그루의 나무를 심고 1991년 전국 최초로 민간 휴양림을 조성하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메타세콰이어 수림을 만드셨습니다.
장태산 메타세콰이어 숲길
쭉쭉 뻗은 메타세콰이어 숲길을 걷다보니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나무들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몸 안에 기운이 쑥쑥 활력이 넘치는듯 합니다. 힘들게 산을 오르다 하산길에 만나보는 형제바위. 고깔을 씌워 놓은듯한 메타세콰이어 나무들의 빽빽한 모습 속 스카이타워를 멀리서 바라보는것 만으로도 절로 힐링이 됩니다. 또한 장군봉, 행상바위 등 기암괴석도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구요.
장태산휴양림 전시관
초록빛깔 한껏 뿜은 나무들이 뿜어내는 피톤치드 흠뻑 마시며 메타세콰이어 숲길을 오르다보면 숲속의 집 바로 아래 자리한 장태산휴양림 전시관에 도착합니다. 이곳은 장태산휴양림의 역사와 발자취를 알 수 있는 전시관인데요.
20여 년간의 노력을 시작으로 전국 관광객들에게 최고의 힐링지로 사랑받기까지 장태산의 모든것을 알 수 있는 전시관으로 학생들에게는 숲과 나무 곤충에 대한 궁금증이 해결되는 곳입니다.
장태산휴양림 전시관 내부
문을 열고 들어서니 까마귀, 기러기, 갈매기. 따오기, 까치등의 모양을 깍아 세운 솟대가 나란히 놓여 있고, 故임창봉 회장이 20여년간 손수 나무를 심고 길을 갈고 닦아 대전의 대표 관광명소 12선 중 하나로 손꼽히기 까지 한 사람의 애정과 노력에서 시작된 장태산자연휴양림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알쏭달송퀴즈를 비롯하여 메타세콰이어와 낙우송, 삼나무 들의 구별법과 참나무 6형제 구별법, 등등 교육적인 효과를 기대할 만한 자료들이 많았습니다.
장태산 야생화공원
장태산자연휴양림 전시관 옆 야생화공원 앞으로 난 길로 천천히 올라 봅니다. 길 옆 야생화공원엔 이미 한차례 알록달록한 영산홍이 지고, 빠알간 작약과 여름에 피는 야생화들과 커다란 잎을 자랑하는 옥잠화가 한창 싱그럽게 자라고 있는 중입니다.
형제바위를 오르려는 시민들 영락없이 추억을 남겨 지인들에게 보내드라 손놀림이 바빠집니다. 이 길 외에도 형제바위로 오르는 길은 숲 속의 집 뒤편과 용태울저수지 부근으로도 오르는 길이 있지만, 이곳이 사람들이 제일 많이 찾는 길입니다
장태산 형제바위로 오르는 길
지난번엔 꼬깔모자를 씌워 놓은 듯한 메타세콰이어 숲 속 스카이웨이를 걸으며 스카이타워를 올랐다면 오늘은 시원하게 탁 트인 용태울저수지와 형제바위에 올라 멋진 조망을 감상해 보자구요.
장태산을 한 바퀴 둘러보며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용태울저수지, 형제바위에서 바라보는 스카이타워는 또다른 멋진 풍경을 선사해 주거든요. 장태산을 한 바퀴 돌아오는 코스로 천천히 걷고 나면 두어시간은 족히 지나갑니다.
장태산에서 만난 토종 산다람쥐
한참을 오르다 만난 요놈. 먹이를 찾는건지 줄지어서 올라가는 우리들이 신기한지 서로들 쳐다만 보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신기해하는 소리에 조금씩 피하는척 하다가도 또 멈추고선 눈망울을 맞춥니다. 유난히 조그만 산다람쥐. 도토리도 없고 밤도 없는 요즘 뭘 먹고 사는지 궁금 하네요. 여기저기 때묻지 않은 장태산임이 분명하네요.
쪽동백나무가 꽃을 피운 모습
산길을 오르다 만난 향기로운 봄꽃들. 바람에 날리는 은은한 향기가 상쾌하다 느꼈는데. 쪽동백 꽃이활짝 펴 향기를 전하네요. 일반 동백나무와는 판이하게 틀린 쪽동백나무는 산아주까리라고도 부르는데요. 열매와 꽃 자체는 때죽나무와 똑같지만 자세히 보면 다른곳이 있습니다.
쪽동백나무는 가지끝에 꽃대가 길게 나오고, 그 꽃대에 꽃이 주렁주렁 달립니다. 반면 때죽나무는 여기저기에 꽃이 그냥 주렁주렁 달리는 거구요. 꽃 자체도 구분이 잘 안가고 열매도 구분하기 어렵지만 쪽동백 둥근잎 뒷면에 촘촘이 난 털로도 구분을 할 수 있습니다.
야생화 봄구슬봉이
눈부신 햇살아래 소담스레 피어난 작은 구슬을 닮은 꽃. 연한 보라빛 예쁜 몸매를 자랑하는 봄구슬봉이도 만났습니다. 숲 속 한 곳에서 고개 들고 반기는 구슬봉이는 작은 구슬을 닮아 이름 붙여진 꽃인데요. 연보랏빛 운치가 귀여우면서도 청초한 느낌을 주며 꽃말은 "기쁜 소식"이랍니다.
야생화를 사랑하는 사람들 누구나 한 번쯤 만나고 싶어하는 꽃. 개구쟁이들의 보물이 구슬이듯이 바로 이 봄구슬봉이가 꽃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겐 보물이지 말입니다. 뾰족하게 벌어진 입, 길쭉한 종모양 천천히 오래보면 볼수록 더욱 예뻐 보이는 꽃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피어나는 꽃들을 보며 살아 있음을 실감하는 순간입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풀꽃 - 나 태 주
전망대에서 산행객이 저수지를 조망하고 있다
산마루에 오르니 사방이 훤합니다. 멋드러지게 펼쳐진 휴양림 초록으로 물든 산과 잘 어울리는 용태울저수지의 시원한 조망이 한 눈에 펼쳐 집니다. 출렁다리를 지나 조그만 산등성이에 세워진 누각까진 가보진 못했지만, 꼭대기서 바라만 봐도 최고의 절경입니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는 요즘 이곳보다 더 좋은곳이 없을듯 싶네요. 산을 오를수록 새들의 지저귐이 많아지고 여름꽃들과 앙증맞은 야생화들을 만나 얘기하며 오르다보니 전망대가 가까워 졌습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용태울저수지
한반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메타세콰이어 숲을 자랑하는 장태산 자연휴양림. 전망대에서 바라본 장태산 입구의 용태울저수지입니다. 초록으로 물오른 자연경관을 조망하며 잔잔한 호수를 바라보니 세상 모든 근심 모두 사라지는듯한 느낌입니다.
땀 흘리며 올랐던 더위가 싹 없어지는 순간입니다.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 주말을 이용한 가족 나들이, 한껏 여유부려 폼을 잡는 중년부부 등등.. 이곳에선 누구나 작가가되고 시인이 됩니다.
산등성이 양지바른곳에서 만난 탑
정자로 오르는 깔딱고개
제대로 즐기려고하면 금새 떠나가는 봄. 향기로운 봄바람에 흔들리는 초록 빛깔 나무들. 어느새 여름이 다가와 말을 겁니다. 늘 가까이 있었지만, 보지 못했던 것들, 바쁘다는 핑계로 어느 계절에 어떤 나무가 꽃이 피고 지는지조차 가늠하지 못하고 살아왔던 날들도 참 많았는데, 오늘은 한껏 여유를 부려 봅니다.
산을 오를수록 숨은 가쁘지만 이 깔딱고개를 넘으면 팔각정자가 나옵니다.
장태산 정상에 자리한 정자
이름모를 작은 풀, 꽃과 나무들과 눈맞추고 이야기하며 오르다보니 정자에 도착했습니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숲 속에 이는 바람소리에 귀를 기울여 봅니다. 얼굴에 부딪치는 향기로운 바람이 마음까지 상쾌하게 만들어 줍니다.
매일 보던 하늘빛도 그 아래 떠다니는 구름도 오늘따라 한껏 여유로와 보입니다.
눈앞에 보이는 모든 초록들이 신선함으로 다가 오고, 눈을 감으면 바람마저 향기롭습니다. 잠시나마 일상생활의 피로를 씻어버리는 기회를 맛볼 수 있는 시간입니다.
장태산 형제바위 <사진찍기 좋은 명소>
하산길로 접어들어 형제바위에 도착합니다. 이곳에 올 때마다 좀 위험한 생각이 들어 안전한 시설물이 있었음 좋겠다 싶었는데, 바램대로 안전시설물이 설치되어 있고, 사진 찍을 수 있도록 사진 찍기 좋은 명소로 꾸며 놓았습니다.
양쪽에 바위를 두고 가운데가 뻥 뚫렸습니다. 눈앞에 펼쳐지는 메타세콰이어 숲 속 스카이 타워가 훤하게 들어 옵니다. 멋있어도 너무 멋있지 말입니다.
형제바위에서 바라본 스카이타워
형제바위에서 바라본 스카이타워
발 아래 펼쳐진 메타세콰이어 숲. 영락없는 고깔모자를 씌워 놓은듯 합니다. 멀리가지 않고도 이렇게 멋진 메타세콰이어 숲을 쉽게 만나 볼 수 있다는건 행운입니다. 울창한 메타세콰이어 숲을 만나려면 예전엔 담양의 가로수길까지 달려 갔지만, 이젠 멀리가지 않아도 메타세콰이어 숲을 볼 수 있어 참 좋습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메타세콰이어 숲이 얼마나 멋진지 그런 멋진 메타세콰이어 숲을 만날 수 있는 곳은 전국에서 유일한 대전입니다. 보기만해도 시원한 초록숲 속 산림욕이 가능한 자연휴양림으로 대전8경중 하나이자 걷고 싶은 길 12선에들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형제바위를 뒤로하고 내려가는 등산로
미끄러지듯 하산하는 내리막길은 산행하기 좋게 테크설치를 해 놓아 쉽게 오르고 내릴 수 있습니다. 올랐던 길을 되돌아 내려갈 수도 있고 저수지쪽으로도 하산할 수 있지만, 오늘은 생태연못쪽으로 하산을 서둘렀습니다.
장태산 메타세콰이어 숲
메타세콰이어 울창한 장태산 산림욕장
시원한 바람과 꽃을 만날 수 있는 장태산으로 어서 오라고 신록이 문을 두드립니다. 우리들에게.. 디지탈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네 삶, 스마트 기계들에 너무 익숙해져 있습니다. 스마트폰은 이제 꺼두셔도 좋습니다.
누군가에게 쉬어갈 수 있는 시원한 그늘을 선사하는 메타세콰이어 숲. 건강한 숲 속에서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 날입니다.
장태산 숲속의 집
가슴을 열고 시원한 바람 맞으며 향기를 따라 걸었습니다. 나무와 풀과 꽃들과 함께 대전의 대표 관광명소 장태산의 메타세콰이어 숲을 멀리서 조망하며 산길을 걸으면 심신이 맑아지고 숲을 통해 얻어지는 자연의 가치와 소중함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가족단위로 산림욕을 즐기는 휴양림으로는 최고의 인기로 각광받고 있는 곳. 장태산자연휴양림으로 오세요.
휴양림에서 하룻밤을 즐기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면 반나절도 좋고 한나절이라면 더욱 충분합니다. 본격적인 여름이 오기전에 꼭 한 번 다녀가실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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