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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공연

연극 <그게 아닌데>소통부재사회 풍자극 in 상상아트홀 5.13~29

 

 

 

 

오늘처럼 화창한 주말 오후, 동물원 여기저기서 봄날을 즐기던 나들이객들이 모입니다. 그러나 멋진 퍼레이드를 기대하며 모인 사람들은 난데없이 뛰어나온 코끼리 떼에 놀라고 다치기도 합니다.

 

평화롭던 백주 대낮에 일어난 코끼리 떼 탈출 사건! 연일 뉴스와 신문은 이 소식에 온갖 추측을 담아 대서특필하죠.

도대체? 왜? 누가? 결국 문제의 코끼리 5마리를 담당했던 조련사가 취조실로 끌려옵니다.

 

 

 

조련사 역의 정아더 님 대전연극제에서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분이래요.조련사 역의 정아더 님은, 대전연극제에서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분이래요. [사진제공 : 허윤기 님]

 

 

그는 순한 코끼리를 좋아해서 조련사가 되었고, 누구보다 성실하고 착해서 동료들 사이에서 놀림을 받기도 합니다.

 

 

 

정신과의사역의 유치벽 님 - 극단 빈들의 대표이자, 대전연극협회장을 역임하셨대요.정신과의사역의 유치벽 님은 극단 빈들의 대표이자, 대전연극협회장을 역임하셨대요. [사진 제공 : 허윤기 님]

 

 

담당 형사보다 먼저 취조실에 당도한 정신과 의사는 일방적으로 정신감정을 합니다. "당신은 코끼리를 사랑했죠? 그래서 풀어준거죠?" 그는 내성적인 조련사를 동물 성애자로 규정합니다. 

 

 

형사라고 하기에는 조폭의 분위기가 물씬 풍겼던 담당 형사 역의 문성필님 형사라고 하기에는 조폭의 분위기가 물씬 풍겼던 담당 형사 역의 문성필님입니다. [사진제공 : 허윤기 님]

 

 

귀신잡는 해병대 출신의 담당 형사는 조련사의 배후를 추궁합니다. "누구야?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를 공격하도록 코끼리훈련을 지시한 게?" 그는 이 사건을 정치적 경쟁자가 오랫동안 공들인 음모로 몰아가죠.

 

 

무조건 아들을 사랑하는, 그러나 아들을 이해해주지는 못하는 외로운 우리 어머니 정현주 님무조건 아들을 사랑하는, 그러나 아들을 이해해주지는 못하는 외로운 우리 어머니 정현주 님입니다. [사진 제공 : 허윤기 님]

 

 

남편이 집을 나간 후, 오직 아들 하나만 바라보며 사는 엄마가 찾아옵니다.

 

"너 동물원에 들어간 것도 코끼리를 풀어주기 위해서잖아. 넌 원래 그런 애야."

 

그녀는 아들을 집에서 기르던 개도, 서로 구속하던 남편도, 우리 속의 코끼리도 풀어주기 위해 온 천사라고 믿습니다.

 

 

4명의 인물들은 각자 자기 이야기만 강요합니다.3명의 인물들은 각자 자기 이야기만 강요합니다. [사진 제공 : 허윤기 님]

 

 

그들에게 조련사는 말합니다.

 

"그게 아닌데. 비둘기가 날아가자 거위가 꽥꽥거려서 코끼리가 놀라 뛰어간건데…."

 

그러나 아무도 그의 항변을 들으려 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설명해도 들으려 하지 않고 강압하는 그들을 향해 되뇌이는 말은 '그게 아닌데.'

 

 

점점 상황은 조련사를 궁지로 몰아갑니다.점점 상황은 조련사를 궁지로 몰아갑니다. [사진 제공 : 허윤기 님]

 

 

결국 그는 그들에게, 그들이 듣고 싶어하는 대답을 합니다.

 

"맞는데, 그게 맞는데."

 

 

 

 

 

그리고 선택합니다.

집 나간 후 소식을 알 수 없는 그의 아버지처럼..

 

이 연극은 2005년 실제로 일어났던 동물원 코끼리 탈출 사건을 모티브로 한답니다. 초등학교 교사이기도 한 이미경 작가의 작품으로 2013년 많은 연극상을 휩씬 대학로의 화제작이라네요.

 

 


 



이 연극을, 대흥동 상상아트홀에서 이달 29일까지 만날 수 있습니다. 연출가 김상열 교수님은 이미경 작가의 고등학교 은사이기도 하시다네요. 참, 신기하고 재밌는 인연이죠?

 

70여 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몰랐습니다. 취조실에서 벌어지는 네 인물들의 불통 상황이, 재미있어서 혹은 어이없어서 계속 웃으며 봤지요.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무대 위 취조실, 그 좁은 방 한 칸은 우리 사회를 상징하는 듯 합니다. 우리 사회야말로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고 자기 이야기만 강요하고 있으니까요.

 

무엇보다 배우들의 열연에 감탄했습니다. 특히 유치벽 님은 일주일에 3번, 신장 투석을 받으시면서도  멋진 무대를 보여주셨어요! 그 열정에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냅니다. 부끄럽습니다만, 대전 연극인들께서 이리도 치열하게 연습하고, 수준높은 공연을 펼쳐주시는 줄 그간 몰랐습니다.이제 자주 찾아볼게요!!

 

 

 공연명 

 블랙코메디 '그게 아닌데'

 장르

 연극

 날짜

 2016년 5월 13일 (금) ~ 29일 (일)

 시간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4시 (월요일 공연 없음)

 장소

 대흥동 상상아트홀

 티켓정보

 비지정석 30,000원

 관람등급

 만 8세 이상 (저는 중고생 이상에게 추천합니다~)

 소요시간

 70분

 제작 / 기획

 극단 『빈들

 문의처

 010-2485-0840 / 010-2403-0847

 

 

 

이번 주말에는 대흥동으로 연극보러 가시지요!

 

 

 

 

참, 여러분은 지금 함께 있는 분과 通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