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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여행/공원ㆍ마을

보문산에 피는 완연한 봄! 사정공원에서 휴일을 즐겨요

▲ 대전의 보물 보문산 사정공원 내 어린이 놀이터엔 봄기운이 가득하다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는 춘분이자 휴일인 지난 일요일.

한낮의 기온이 15도를 넘기는 봄볕 완연한 따스한 주말. 보문산 중턱에 자리한 사정공원에는 오랫만에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봄을 맞아 나들이 나온 상춘객들로 가득한 모습이었는데요. 

 

시끌벅적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늦은 오후까지 끊이지 않는걸보니 봄이 가까이 와 있음이 실감되었습니다. 나들이 삼아 삼삼오오 손을 잡고 나온 가족들은 그저 신이 났습니다. 춥지도 덥지도 않는 딱 좋은 화사한 봄날.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과 밀폐된 찻집보다는 산뜻한 봄 햇살 맞으며 걷기 좋은 곳을 찾은 중년 여성들, 산책 삼아 나오신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 등. 휴일을 맞아 보문산 사정공원 일대는 너도 나도 봄기운과 봄바람을 즐기기에 바빴습니다.


 

▲ 사정공원에도 키 큰 메타세콰이어 길이 있어요


 

쭉쭉 뻗은 메타세콰이어 나무에서는 아직도 썰렁한 겨울 느낌이지만, 빨강 노랑빛 예쁜 봄옷을 입고 나온 아이들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봄기운을 느끼기엔 충분했습니다. 이곳에서는 어른들의 손길이 필요치 않을만큼 잘도 놉니다. 가위, 바위, 보, 놀이를 하고 벌칙을 받은 아이는 땅을 짚고 무언가 중얼거리고, 이런 아이들을 바라보는 어른들의 얼굴은 그저 미소만 가득 합니다.




 

미세먼지 "없음"은 아니지만, 어제보다 나쁘진 않기에 아이와 베드민턴을 치러 왔다는 젊은 미시 엄마.

보통 아빠와 아이가 치는 베드민턴은 많이 봤지만, 엄마와 딸이 함께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멀리 캐나다로 떠나가 있는 딸아이가 갑자기 생각이 났습니다. 필자 역시도 어릴적 딸아이와 베드민턴을 자주 치곤 했거든요. 평소 아이와 놀아줄 시간이 부족하여 늘 미안한 마음이었는데, 꼭 봄소품을 온 것같은 기분이라며 연신 웃음띤 얼굴로 아이와 놀아주는 엄마의 기분은 오늘이 최고입니다. 

 

▲ 사정공원에서 봄을 즐기는 시민들

 

 

나들이 하기 딱 좋은 춘삼월. 사정공원 개울가 주변엔 노란 병아리 색깔을 한 산수유 꽃봉우리도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따가운 햇살이 아니어서 너무 좋습니다. 소곤대며 걷기엔 오늘같은 날이 아주 딱~입니다. 더위를 피해 그늘을 찾지 않아도 , 마구 뛰어 놀아도 솔솔 불어주는 봄바람 덕분에 땀도 흐르지 않습니다. 녹음이 우거지지 않아도 그닥 그늘이 그립지 않은 오늘은 내려쬐는 따스한 햇살이 더 좋기만 합니다.    


 

▲ 사정공원에서 봄을 즐기는 시민들



오랫만에 동기들과 점심을 먹고 차를 몰아 곧장 이곳으로 왔다는 중년 여성들도 오늘은 한껏 더 멋져 보입니다.

가족과 함께  돗자리 깔고 점심을 먹고 산책중이라며 따스한 봄기운이 너무 좋다시며 연신 산 언덕으로 눈길을 주는 이들의 모습에서도 충분한 봄이 느껴졌습니다.  

 

 

▲ 봄기운을 받은 영산홍이 꽃망울 틔울 준비를 하고 있다


 

흰색, 분홍색등 다양하게 피어나는 영산홍.

일본에서 개량된 품종인 진달래과의 봄꽃으로 초봄에서 늦여름까지 다양한 색깔로 꽃망울을 피우며 꽃 피울 준비에 한창입니다. 파란잎을 보여준 오늘과 달리 얼마 지나지 않아 꽃봉우리가 톡~ 하고 터질것만 같은 모습입니다.


 

▲ 봄볕에 촉을 틔운 파란싹과 망개나무 빨간 열매가 겨울을 아쉬워하고있다



살랑거리는 봄바람에 죽은 듯한 나뭇가지에도 파란싹이 돋아 나고, 추운 겨울을 이겨 내고 싹을 틔워준 나무들에게 고맙다고 인사라도 나누고 싶습니다. 봄꽃들이 꽃망울을 터뜨리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다소곳한 모습에서 오묘한 자연의 섭리에 또 한 번 놀랍니다.  

 

완연한 봄기운에도 겨울의 끈을 놓지 못하고 가지 끝에 매달려 쉬 떨어지지 않는 망개나무 열매에서도 변덕스러웠던 지난 겨울의 흔적을 볼 수 있습니다.간 겨울 열매 보다도 겨울을 이겨내고 이제 막 움을 틔우는 초록 새싹이 봄날의 따스함을 느끼기엔 더욱 반갑습니다.


 

▲ 춘분을 맞아 보문산 아래 텃밭에서 도시농부가 밭갈이를 하고 있다


 

춘분은  24절기 가운데 네번째 절기로 얼었던 땅이 풀리면서 춥지도 덥지도 않은 농사짓기 딱 좋은 때라고 합니다.

농촌이 분주해지기 시작하는 요맘 때, 보문산 사정공원으로 들어서는 초입 들판에선 벌써 밭 이랑을 가는 농부의 부지런한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 보문산 사정공원으로 향하는 등산로는 아직은 겨울느낌 그대로다

 

 

사철 내내 산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던 사정공원으로 들어서는 길. 등산로 치곤 꽤 넓은 숲길로 늦은 시간이어선지 조용했습니다. 아직은 낙엽 가득 품에 안고 서 있는 겨울 숲이지만 이제 서서히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하게 아치형의 숲을 형성하겠지요. 발길은 어느새 참나무 군락지를 지나 사정공원으로 향합니다.


숲은 사색하는 곳이라 했습니다. 

지난 겨울 수북히 쌓였던 낙엽도 행인들의 발자욱으로 가루가 됐다 싶을 정도로 부서져 버렸습니다.   

 

▲ 보문산 사정공원 길목

 

  

모든것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봄이 시작됐음에도 아쉬운듯 겨울을 부여잡은 나뭇가지는 촉을 틔우기 시작했습니다.

바람이 나뭇가지에 부딪쳐 나는 소리인가? 조용한 숲길을 걷다보니 귓가를 스치는 새소리가 많이 들립니다. 

나무에 달린 새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새소리가 오늘따라 더욱 크게 들립니다. 


 

▲ 보문산 사정공원으로 가는길 성원탑 & 까치탑


  

썰렁했던 성원탑과 까치탑 주변에도 외롭지 않을만큼 상춘객들의 소리가 들려 옵니다. 쌓고, 부서지고, 또 쌓고, 또 부서져도 누군가 이렇게 또다시 돌탑을 쌓아 올리길 여러번.. 요사이는 좀 잠잠한듯 싶습니다.   


 

▲ 사정공원으로 가는 길엔 간간이 놓여진 벤치가 많다

 

 

호젓한 오솔길을 혼자 걸을 때는 어떤 생각을 하시나요 ? 

사무치는 그리움에 하루를 그려 내고, 잊혀진 것들을 떠올리며 그리움을 추억 삼아 걷기도 합니다. 

말없이 서 있는 겨울나무들의 우직함을 닮고 싶다고 혼자서 되뇌이며 걷습니다.  

올 한 해도 뚜벅이 걸음으로 천천히 디디며 가겠다고 다짐도 해 봅니다. 따스한 햇살 받으며 벤치에 앉아 책을 

읽거나 쉼을 하면 더없이 좋겠지만, 오랫만에 산행을 나왔다는 이유로 사정공원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 보문산 사정공원 족욕장


 

사정공원 바로 아래 자리한 아담한 족욕장.  약수터에서 흘러나온 물이 절로 이곳으로 고여 듭니다. 

남보살약수터에서 약수 한 바가지 마신 후, 오늘 하루 수고해준 소중한 발의 피로를 풀어 줍니다. 

땀 흘린 후 찾아오는 나른함, 시원스레 흘러 내리는 족욕장에 발을 담그면 하루의 피로가 깨끗이 사라지지요. 

아직은 썰렁한 느낌이지만 날씨가 좀 더워지면 이 족욕장은 아주 인기 대박입니다.

 

 

▲ 보문산 사정공원 출렁다리위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다

 

 

사정공원 개울가에 놓여진 출렁다리 위. 따사로운 봄볕을 받으며 아이들의 꿈이 자라납니다. 

또래의 아이들은 재잘대며 이야기꽃을 피우다 게임을 하자고 결정을 내립니다. 약간 뿌연 하늘도 아랑곳 않는 이곳 보문산 사정공원에서 더할나위없이 완연한 봄날을 즐기는 모습입니다. 올망졸망한 아이들의 모습은 봄을 먹고, 봄을 이야기 하며, 봄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실내 놀이터가 아니어서 더욱 신나게 달릴 수 있습니다. 조금전 출렁다리 위에서 속삭이며 약속한 게임을 실천하려 구령까지 붙여가며 내달음질 칩니다.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가는 모습에도 살랑살랑 봄바람이 일렁입니다.  


 

▲ 보문산 사정공원 어린이놀이터


 

확실히 따스해진 날씨 덕분에 기분은 최고입니다. 오늘만큼은 학원에 앉아 있지 않아 더욱 좋은 날입니다. 이름난 솔로몬 파크가 아니라도 좋습니다. 마구 뛰어 오르고 내리고 굴러도 오늘은 아무 걱정 없습니다. 최고의 안전 지킴이 엄마, 아빠는 물론 할아버지 할머니가 오늘은 지켜주시니까요.


 

▲ 해질무렵 보문산 사정공원옆 미니호수엔 노을이 지고 있다


 

이른 아침부터 사정공원에 와서 자리깔고 놀다가 호수 주변을 한 바퀴 돌고 식물원까지 다녀 오셨다는 분들도 많습니다.

우수 경칩 지나 춘분을 맞았으니 화사하게 다가오는 완연한 봄 봄 봄. 개울물도 졸졸 소리내어 흐릅니다. 

온갖 식물들이 앞다투어 봄을 재촉하는 모습 가득한 봄날입니다. 촉촉한 봄비도 충분히 내려 줬고, 겨우내 움츠렸던 어깨를 활짝 펴고 나들이 하기 참 좋은 날입니다. 


 

▲ 보문산 자락에 자리한 보훈공원엔 영렬탑이 세워져 있다


 

강한 송진향이 온 몸을 감싸는 상쾌함을 느끼며 하산길에 오릅니다. 사정공원 말고도 보문산에는 중요한 공원이 또 하나 있습니다. 2009년 국가보훈처 현충시설로 지정된 보훈공원엔 각 구별로 전란시 목숨을 바쳤던 대전지역 7,300여 6.25 참전용사들의 위업을 후손만대 영원히 기리고자 영렬탑이 세워져 있습니다. 애국정신을 수직으로 한 위용을 자랑하는 보훈공원 영렬탑은 "영렬들의 승천을 두손에 담아 모았고 뾰족한 상단은 조국애의 불꽃을 상징한다" 고 합니다. 

 

따스한 봄날 아이들과 사정공원을 찾을 때, 이곳 보훈공원에 들러 조국을 위해 목숨 바친 참전용사들의 얘기를 들려 주면 참좋을듯 싶습니다.

 

이제 곧 봄꽃들의 잔치가 화려하게 펼쳐지는 때입니다. 

가볍고 걷기 좋은 운동화 한 켤레 꺼내 신고 보문산 사정공원으로 아이들과 나와 보세요.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걷기 좋은 보문산 사정공원에서 봄의 유혹을 맘껏 즐겨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