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행사에서 무수동 마을 풍물단이 흥을 더하고 잇다.
긴 겨울이 지나고 따스한 봄바람이 살랑거리는 계절이 다가올 때면 휘영청 밝은 달을 볼 수 있는 정월 대보름을 맞습니다.
이따금씩 불어주는 훈풍은 이미 겨울이 떠났음을 알리고, 십수년만에 찾아 왔던 동장군의 기세는 이제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따스한 햇살과 향기만이 반갑게 느껴지는 정월 대보름날입니다. 수년째 연례행사로 치뤄지는 정월 대보름 행사가
대전 무수동에서도 산신제를 비롯하여, 장승 짐대 모시기, 달집태우기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습니다.
대전광역시 중구에 자리한 "하늘아래 근심없는 동네 무수동 천하마을" 전통대보름 행사장으로 안내 합니다.
장승 짐대모시기전 마을입구를 행렬하고 있다
"하늘 아래 근심걱정이 없는 마을" 이라는 뜻에서 ‘무수(無愁)천하’라는 마을이름이 지어졌다고 하는데요. 무수천하 마을은 대전 중구 보문산 자락의 국사봉 아래에 위치해 있지만 대전에 살면서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정도인데요. 안동 권씨 유회당 종가, 여경암, 거업제 등 역사적 문화재가 잘 보존되어 있는 동네입니다. 도심 근교에선 아주 드물게 역사와 전통문화 & 농촌테마마을로 이미 소문이 자자하여 계절마다 농촌체험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또한 이 마을엔 아주 오래전부터 자운영꽃이 많이 피어 자운영쌀을 비롯 전통된장, 고추장, 청국장을 비롯 떡・한과 등 전통음식 체험도 해 볼 수 있는 고즈넉한 한옥마을로 유교문화를 전통 계승하고 나의 뿌리와 조상 섬김에 예(禮)를 다하는 안동권씨 집성촌입니다.
2008년부터 무수천하마을 입구엔 장승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무수천하마을로 들어서는 입구 오른쪽엔 키 큰 장승이 길게 세워져 있습니다. 2008년부터 해마다 정월대보름 전날이면 한 쌍씩 세웠던게 이처럼 길게 줄을 이었습니다. 이날 또 한 쌍을 세웠는데요. 이 행사를 "장승 짐대모시기" 또는 "장승 짐대놀이"라고 불리워 진다고해요.
오방(동.서.남.북.중앙)을 나타내는 깃대를 들고 마을을 나서고 있다.
산신제가 끝난 후, 장승 짐대모시기가 시작되고 풍앙과 함께 마을 입구로 향하고 있다.
매년 정월 대보름 전날 이른 아침에 지내는 무수동 산신제는 대전 무형문화제 제19호로 지정되어 매 해 열리고 있는데요.
오전 10시쯤에 이미 산신제 는 끝이 났고 기자가 도착할 무렵엔 "장승 짐대모시기"가 시작되어 다섯개의 깃발을 앞세운 행렬이
동네 입구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장승 짐대모시기의 긴 행렬
풍물패와 함께 장승이 쉬어 가는 시간.
마을에서부터 장승이 세워질 동네입구까지 장승을 모시고 나가는 긴 행렬입니다. 장승을 짊어진 청장년층과 어우러진 신나는 풍물패는 한걸음씩 옮기면서 쉬어갑니다. 구경나온 시민들과 이날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의 표정은 모두 소중한 의식을 치루기 위해 예를 갖추고 갓을 쓴 어르신들은 모두 근엄해 보였습니다.
장승을 세우러 나가는 길
동네안에서 이곳 장승이 세워질 동네입구까지는 약 1km쯤 되는데요. 풍물패의 경쾌한 농악과 함께 동네 어르신, 그리고 봉사자, 어린이 모두 합쳐 상당히 많은 인원이 이 행렬에 동참했는데요. 아이들도 많았고, 외국인들도 간간이 눈에 띄었으며 특히나 이날 행사 촬영을 위해 사진사 또한 20여명이 넘었습니다. 청장년들이 어깨에 메고 가는게 바로 나무로 예쁘게 깍아 만들에 동네 입구에 세워질 장승 남.여 한 쌍입니다. 제법 무거울텐데도 꾕과리와 징에 맞춰 구령을 붙여가며 한 발 한 발 발걸음을 내 딛고 있습니다.
장승을 세우기 전 다리건너기를 하고 있다.
장승을 세우러 가는 긴 행렬
이날 만큼은 무수동으로 운행하는 시내버스와 차량은 이날 행사를 연유로 모두 통제되었습니다.
장승을 세울 자리에 도착후, 잠시 예를 갖추고 있다.
장승이 세워지기전 풍물대의 한 판 놀이
꾕과리, 장고, 징이 어우러져 발산되는 풍악은 절로 신이 나는 모습입니다.
정월 대보름 행사로 제일 먼저 행해지는 "산신제"는 상당신을 모시는것이고, "장승 & 짐대놀이"는 하당신을 모시는것이라고 합니다. 2008년 한국민속예술축전에 대전 대표로 나가기도 했다는 무수동 산신제 & 짐대놀이 중 산신제만 대전무형문화재 19호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이 행사의 이름에 적힌 토제마는 산신제와 연관이 있으며, 사실 장승 짐대놀이하고는 연관이 없다고 하네요.
토제마는 실제로 무수동 국사봉에서 발견되어 대전향토사료실(지금은 대전역사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고 합니다.
무수천하마을 관광 안내도
장승을 세우고 있다.
마을의 안녕을 지켜주는 장승이 세워질 이곳.
마을입구에 길게 줄을 선 장승들과 함께 올해 새로 다듬은 장승을 곧게 세웠습니다.
옆으론 구완천이 흐르고 남부순환도로가 바로 보이는 동네로 앞으로 치유의 숲도 조성될 계획인 무수동 마을입구입니다.
장승에게 생명을 부여하는 시간
거리제를 마친 풍물패와 마을주민들은 장승과 솟대 주변을 빙빙 돌면서 한바탕 신명나는 놀이를 펼친 후,
장승에게 생명을 부여하는시간을 갖습니다. 장승이 세워진 자리를 단단히 밟고 또 밟아 다져 줍니다.
장승을 세운 후, 살풀이 춤이 시작되고 있다.
장승을 세운 후, 하당제를 앞두고 살풀이 춤을 추는 의식에선 하얀 소복을 입은 여성이 혼신의 힘을 다해 너울너울 춤추듯 혼을 달랩니다. 이 시간만큼은 마을주민을 비롯 아이들의 숨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엄숙한 분위기에 행해진 살풀이 춤은 옛 조상들의 숨결까지 늘낄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의식인듯 싶었습니다.
장승을 세우고 드리는 제사 하당제를 지내고 있다.
장승을 세우고 드리는 제사인 하당제입니다.
제사의식은 산신제와는 달리 간단하게 잔을 붓고 절을 합니다.
장승을 세우고 두 가닥의 새끼줄을 쳤습니다. 이 줄의 새끼는 왼쪽으로 땋는 왼새끼가 사용된다고 합니다. 이는 잡귀의 범접을 막고 쥐 따위의 해충을 물리치는 목적으로 왼새끼가 사용된다고 합니다. 짚으로 엮은 바구니엔 통북어를 한 마리 넣어 두었는데요. 옛부터 우리 조상들은 "장승에 매단 짚은 풍년을 불러오고 액을 막아주는 효능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온갖 부정을 막기 위해 마을 입구나 대문, 장승, 솟대 등 산신당과 같은 신앙비상물에 금줄을 쳤습니다.
장승목에 달아준 주머니 "주저리"라 부른다
그리고 장승목에 짚으로 예쁘게 엮은 바구니를 매달았는데요. 장승목에 달아주는 저 주머니는 "주저리"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장승목에 달린 주저리에 음식을 담아 여러 신령이 나눠 잡수시라는 뜻으로 음복하는 행위라고하는데요. 보통 산소같은데서 "고시래"라고들 많이 하죠. 바로 그런 의미로 요즘도 우리가 더러 사용하는 말인듯 싶습니다.
권선택 대전시장이 달집에 기원문을 달고 있다
권선택 대전시장이 달집에 불을 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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