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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상/일상다반사

대전도시철도 판암역에 흘러나오는 음악은? 재미있는 가야금 이야기


가야금 이야기!

지하철의 종착역인 반석역이나 판암역에 도착하면 이곳이 종착역임을 알리는 멘트가 나오고, 음악이 나오는데 어떤 음악인지 아시는 지요.


▲ 대전 지하철 종착역인 반석역


그 음악은 황병기의 ‘춘설’이라고 합니다. 91년 황병기가 만든 오케스트라와 가야금을 위한 새봄이라는 협주곡을 가야금으로 독립시켜 만든 곡이랍니다. 새봄 눈이 오는 아름다운 마을 풍경을 가야금 선율로 표현한 곡이라고 하네요.

출발할 때의 음악은 모차르트의 터키행진곡 인데, 서양음악을 우리의 가야금으로 연주하였다고 합니다.

이렇듯 청아한 소리의 대명사 우리의 현악기 가야금이 궁금하여 대전시립연정국악원 국악자료실을 찾았습니다. 자료실에는 많은 우리의 국악기들이 전시 되어 있었는데요. 그중 가야금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 대전시립연정국악원 국악자료실


가야금을 처음 만든 사람은 대가야사람 우륵입니다. 대가야 가실왕의 뜻을 받들어 가야금을 만들고 이 악기로 12곡을 지었다고 합니다. 대가야는 애석하게도 신라에 의하여 나라가 망하게 됩니다. 하지만 신라 진흥왕에 천거 되어 신라 궁중음악이 될 정도로 많은 가야금 음악을 남기게 됩니다. 그래서 우륵은 우리나라에서 고구려의 왕산악과 조선의 박연과 함께 3대 악성(樂聖) 중의 한사람이 됩니다.


▲ 풍류가야금(우)과 산조가야금(좌)


고려시대에도 가야금은 궁중의 향악 연주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악기로 전통을 이어 갑니다. 하지만 조선시대로 넘어 오면서 부터는 거문고의 풍류 문화에 많이 가려지게 되지요.


▲ 풍류가야금-일명 법금 가야금 이라 하며 정악 계통의 음악에 사용함


조선 중기와 후기에 들어와서 홍대용, 윤선도, 남원군등이 가야금 연주에 관심이 많았다고 하지만 여전히 문인들의 풍류문화는 그래도 거문고 였지요.


▲ 산조가야금-주로 산조등 민속악에 사용함


그렇지만 19세기말 김창조라는 가야금 명인에 의해 가야금 산조라는 것이 창시되면서 가야금은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 됩니다. 전통적인 가야금(정악가야금) 보다 빠르고 다양한 산조기교에 적합한 소형의 산조가야금이 만들어 지게 됩니다.


▲ 풍류가야금 부들(줄이 뭉쳐진 부분)


전남 영암에서 태어난 김창조는 진양조,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 음악형식을 가야금산조로 작곡함으로써 모든 산조 음악의 효시가 됩니다. 한국 음악사에서 김창조의 산조는 탁월한 가치를 지닌 예술로서 오늘날까지 악기마다 기악 독주곡으로 찬란한 예술의 꽃을 피워왔습니다. 김창조의 산조 창작은 근세 가야금 음악에서 가장 빛나는 공적을 남긴 인물이라 하겠습니다.


▲ 산조가야금 봉미(봉황의 꼬리란 뜻, 오른쪽 무뉘가 그려진 끝 부분)


이후 가야금은 김창조에 의해 산조의 분파를 이뤄 많은 제자들이 길러지게 됩니다. 안기옥, 한성기, 강태홍, 김병호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스승의 가락에 자신의 가락을 더해 자신들 만의 가문(유파)을 이루어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 가야금은 겉판(울림통)은 오동나무, 밑 판은 밤나로 만듬


안기옥은 정남희를 거쳐 안기옥류를 이뤄 김윤덕에게 전승되고 1968년 중요무형문화재 23호로 지정이 됩니다. 안기옥류 산조는 오늘날 김윤덕류 산조로도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 현침-줄이 놓이는 베개라 하여 현침이라 함


한성기는 스승인 김창조의 손녀 김난초 즉 김죽파를 제자로 길러 낸 것이 너무나 유명합니다. 한성기의 전통은 그의 제자 김난초가 빛나는 한 가문을 이뤄냅니다. 그의 이름 김죽파류는 다른 산조의 유파에 비해 자료가 풍부하며 체계화되어 있어 내로라하는 많은 가야금 명인들이 나오게 됩니다.


▲ 안족-기러기 모양을 닮았다 하여 안족이라 함 


김병호도 한 류를 이루어 세상에 전해지는데 선율이 섬세하고 변화가 다양하며 엇모리와 단모리가 추가되어 장단의 독특한 맛이 살아 있다고 합니다.


▲ 학슬-학의 무릎을 닮았다 하여 학슬이라 함(줄과 부들을 잡아 주는 중간 다리)


강태홍도 한 가문을 이뤄 세상에 전해지고 있습니다. 강태홍 가야금산조는 난해한 기교가 많아 기교파의 총수로 평가된다고 합니다. 계면조를 줄이고 우조와 강산제를 많이 도입함으로써 호쾌하고 온화한 면이 많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 12줄 가야금 줄은 명주 실을 꼬아서 만듬


이후 가야금은 많은 명인들이 탄생되어 가문의 특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전지하철 종착역인 판암과 반석역에서 ‘춘설’이라는 음악을 들어 보십시오. 우리나라 ‘창작국악'이라는 새 장르의 불을 지핀 명인 황병기의 숨결과 우리 가야금의 아름다운 선율를 느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