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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전시ㆍ강연

우리나라 들꽃이야기 들어 보실래요? 쑥부쟁이, 복수초, 나리꽃


"들꽃이야기 한번 들어 보실래요?"


지난 18일부터 23일까지 대전시청 1층 제1전시실에서 “꽃편지 이슬사연”이라 제목으로 들꽃 사진전이 열렸습니다.


들꽃과 사람들의 정기 사진전으로 이번이 5번째 배달이라고 합니다. 야생화의 우리이름 “들꽃”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입니다.



꽃을 소재로 한 작가들이다 보니 전시 이름도 예쁘게 지었습니다.

첫해 “내 마음에 들꽃”을 시작으로 “함께 걷는 꽃길“ ”꽃처럼 향기처럼“ ”어우러지니 꽃밭“ 아름다운 제목이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듭니다.



이번 5번째 전시는 “꽃편지 이슬사연” 으로 꽃잎에 맺힌 이슬의 영롱한 모습이 손 편지에 담겨 있는 느낌입니다.

자~그럼 꽃 편지 이야기를 풀어볼까요.


먼저 쑥부쟁이 이야기!


옛날 하고도 아주 먼 옛날

가난한 대장장이가 10남매나 되는 자녀들을 두고 살았습니다. 이 대장장이의 큰딸은 쑥 나물을 좋아하는 동생들을 위해 항상 들이나 산을 돌아다니며 쑥 나물을 열심히 캐왔습니다. 이 때문에 동네 사람들은 그녀를 '쑥을 캐러 다니는 불쟁이네 딸' 이라는 뜻의 쑥부쟁이라 불렀습니다.


작가이름/마로니에 최혜윤 

들꽃이름/개쑥부쟁이 

꽃말/기다림,그리움, 인내


작가이름/마로니에 최혜윤 

들꽃이름/노루귀

꽃말/인내,신뢰, 믿음


그러던 어느 날 쑥부쟁이는 함정에 빠진 포수를 구해주었습니다. 그런데 호탕하고 기개 넘치는 포수에 대하여는 사모의 정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부풀었습니다. 그리는 정이 사무칠 때마다 산에 올라가 기다렸습니다. 그날도 쑥부쟁이는 포수를 기다리다 그만 발을 헛디뎌 절벽 아래로 떨어져 죽고 말았습니다. 쑥부쟁이가 죽은 뒤 산등성이에는 이름 모를 꽃들이 아름답게 피었습니다. 긴 목을 가진 꽃대는 아직도 포수를 사랑하고 기다리는 쑥부쟁이의 기다림의 표시라고 합니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이 꽃을 '쑥부쟁이'라 불렀습니다.


복수초 이야기!


옛날 하고도 아주 먼 옛날 

하늘나라에는 크노멘 공주라는 아름다운 젊은 여신이 살고 있었습니다. 공주가 나이가 들자 하늘나라 하느님은 누구한테 시집보내 나를 매일매일 고민했습니다. 하늘나라에는 젊은 신들이 많았습니다.

꽃 신

냇물 신

원숭이 신.

새 신

물고기 신

산 신등 많은 신들 가운데 두더지 신을 선택 하였습니다.

“두더지는 누구보다도 용감해, 정의를 위해서라면 목숨을 걸고서라도 싸우고 아주 날렵하고 똑똑하지. 게다가 착하고 세상에서 가장 많은 땅을 갖고 있지.”

하늘나라에서 땅은 모두 두더지 신의 땅이었습니다. 그런데 딱 한 가지 결점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가장 보기 흉한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느님은 마음만 올바르고 아름다우면 겉모습은 문제될 게 없다고 판단하고 두더지 신을 크노멘 공주의 신랑으로 정했습니다.


작가이름/산야로 김상철

들꽃이름/복수초

꽃말/영원한 행복,슬픈추억


작가이름/연해 황호신 

들꽃이름/솔나리

꽃말/새아씨,깨끗한 마음



그렇지만 못생긴 외모로 인해 크노멘 공주는 결혼하기를 거부합니다. 이에 화가 난 하느님이 벌을 내리니 아름답고 젊은 여신의 모습은 없어지고 눈 속에 조그만 금색의 꽃이 되었습니다.

후에 사람들은 이 꽃을 복수초라 불렀습니다. 복수초는 눈 속에서 핍니다. 흰 눈이 쌓인 아침 복수초 주위에는 많은 발자국이 나 있다고 합니다. 그것은 꽃이 되어 버린 크노멘 공주를 지금도 그리워하는 두더지의 발자국 이라고 합니다. 금색의 꽃이 숨어 버리지 않도록 두더지는 밤새도록 복수초 주위의 눈을 쓸고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나팔꽃 이야기!


옛날 하고도 아주 먼 옛날

어느 마을에 화공이 아름다운 아내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화공의 아내는 얼굴도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마음씨도 고와서 그 소문이 이웃 마을 까지 나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을 원님이 화공의 아내가 탐이나 옥에 가두었습니다. 갖은 유혹에도 넘어오지 않자 계속 옥에 가두라고 명령하였습니다.


작가이름/하늘 이미화

들꽃이름/둥근잎나팔꽃

꽃말/덧없는 사랑, 그리움


작가이름/심마니 김영선

들꽃이름/대나물

꽃말/젊은 사랑, 함정


아내를 빼앗긴 화공은 식음을 전폐하고 집에서 그림만 그렸습니다. 화공은 밤새 그린 그림을 가지고 아내가 갇혀 있는 감옥으로 갔습니다. 감옥 창살 바로 밑에 그림을 묻은 화공은 그만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화공이 죽던 날 밤 아내는 꿈을 꾸었습니다. 남편이 꿈에 나타나 눈물을 흘리며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여보, 나는 당신에게 이렇게 밤새도록 달려가고 있다오. 아마 내일 아침 해가 뜰 무렵이면 당신 손에 닿을 수 있을 만큼 갈 것이오.”

아침에 일어난 화공의 아내는 이상한 느낌이 들어 창밖을 바라보았습니다. 아내가 갇혀 있는 감옥 창살 바로 아래에 가느다란 한 줄기 덩굴이 올라와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 꽃이 바로 나팔꽃입니다. 남자의 영혼에서 피어난 꽃이 나팔꽃입니다. 그래서 나팔꽃에는 향기가 없다고 합니다.


둥근잎꿩의비름!


움켜잡은 손에서 총소리가 들린다 창칼에 쫓겨 낭떠러지에 몸을 던진 여자 죽은 뿌리에 걸려 바위틈 몇 알의 흙을 부여잡은 여자 수직으로 날이 선 채 과부처럼 살아온 여자의 살결에서 살의가 빛나고 있다 사람들은 그것을 실족이라 했지만 엄연한 개화였다 은장도를 가슴에 품고 산 맨발을 보아라 흙을 딛지 못하면 살 수 없어 비탈에 집을 지었다 얼마나 많은 바람을 끌어안아야 했을까? 꽃잎이 어긋나 있는 것을 보니 수천 번 엇갈린 것이 분명하다 계곡의 습기를 모아 터지는 눈망울 마주나거나 돌려 난 녹백색 잎에서 밥 짓는 냄새가 난다 산비탈 아래 마을의 반짝이는 불빛이 진홍색 눈물처럼 짙다 아찔하면서도 고혹적인 자태 절벽 위를 날던 새가 둥근 저녁을 편다.

<2015 한국문학방송 신춘문예 당선작 / 둥근잎꿩의비름 - 김은자>


작가이름/성보 이광치

들꽃이름/둥근잎꿩의비름

꽃말/친숙, 토착



나리꽃 이야기!


옛날 하고도 아주 먼 옛날 

마을에 한 아리따운 처녀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마을에 욕심 많은 사또가 부임하였습니다. 사또는 그 처녀를 보고 첫눈에 반해 버렸습니다.


작가이름/초애 이주영

들꽃이름/털중나리

꽃말/순결, 진실, 존엄


작가이름/거먹바우 이윤구

들꽃이름/소경불알

꽃말/효심


그 처녀를 강제로 첩으로 맞아들이려 했으나 처녀가 끝내 순결을 지키며 자결하고 말았습니다. 이후 사또는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그녀를 양지 바른 곳에 묻어 주었는데 훗날 그 무덤위에 한 송이 꽃이 피어났다고 합니다. 이 꽃이 순결을 상징하는 나리꽃입니다.

 

작약꽃 이야기!

 

옛날 하고도 먼 옛날 

파에온 이라는 공주가 사랑하는 왕자를 먼 나라의 싸움터에 보내고 혼자서 살고 있었습니다. 공주는 이제나 저제나 하고 왕자가 돌아오기만 기다리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왕자가 공주를 그리워 하다가 마침내 죽었다는 소문이었습니다. 왕자는 죽어서 모란꽃이 되어 머나먼 이국땅에 서 살고 있다는 것 이였습니다. 공주의 슬픔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컸습니다. 공주는 머나먼 이국땅을 찾아가 모란꽃으로 변해 버린 왕자 곁에 있게 해달라고 열심히 기도를 드렸습니다.


작가이름/sunny 박선남

들꽃이름/작약

꽃말/수줍음, 부끄러움


작가이름/반달 김정래

들꽃이름/꽃마리

꽃말/수줍음, 부끄러움


공주의 정성은 마침내 하늘을 감동시켰습니다. 그리하여 공주는 작약꽃(함박꽃)으로 변하여 왕자의 화신인 모란꽃과 나란히 같이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모란이 피고나면 바로 작약이 따라 핀다고 합니다.


한계령풀이야기!


설악산 오색계곡의 한계령 능선에서 처음 발견되어 한계령풀이라고 합니다.

해발 1,000m가 넘는 강원도의 깊은 산 낙엽수림지에서 자라는 희귀식물입니다.

환경부에서 희귀종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습니다.


작가이름/캔디 송진수

들꽃이름/한계령풀

꽃말/보석



홍매화 이야기!


옛날 하고도 아주 먼 옛날

어느 고을에 매화라는 떡거머리 청년이 살고 있었습니다. 불행하게도 약혼한지 얼마 안 되어 그만 약혼녀가 죽고 말았습니다. 매화청년은 너무나도 슬퍼서 약혼자 무덤에서 매일같이 울었다고 합니다. 매화 청년의 약혼녀에 대한 그리움에 하늘도 감동 하였는지, 그의 피눈물이 떨어진 자리에 한 그루 나무 가 자라고 붉은 꽃이 피어났다고 합니다. 훗날 사람들은 그 꽃을 홍매화라 부르고 있다고 합니다.


작가이름/강나루 윤신영

들꽃이름/홍매

꽃말/인내




매화삼경(梅花三更)

이외수(李 外秀)


그대 외로움이 깊은 날은 밤도 깊어라

문 밖에는 함박눈 길이 막히고

한 시절 안타까운 사랑도 재가 되었다

뉘라서 이런 날 잠들 수가 있으랴

홀로 등불 가에서 먹을 가노니

내 그리워한 모든 이름들

진한 눈물 끝에 매화로 피어나라


홍 매

정수혁


가지마다 눈을 흩고 /봄빛을 독차지해

산호로 깎아 낸가 /송이 송이 눈부시다.

아리따운 젊은 여인 /애교 흠뻑 머금은 듯

향기 바람 절로 일어 /정든 임을 애태우네.



코스모스 이야기!


옛날 하고도 아주 먼 옛날

천지를 창조한 신이 이 세상을 더욱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서 꽃을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신은 처음으로 만드는 꽃이라 어떻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모양도 만들어 보고 저런 모양으로 만들어 보기도 하였습니다. 꽃빛깔도 이런 색 저런 색으로 물 들여 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하여 신이 처음으로 이 세상에 만들어 놓은 꽃이 바로 ‘코스모스’ 라고 합니다.


작가이름/청송 임언식

들꽃이름/코스모스

꽃말/순정, 조화, 애정


작가이름/청송 임언식

들꽃이름/해국

꽃말/이별


이 꽃에 '코스모스'라는 이름을 최초로 붙인 사람은 스페인의 수도원인 마드리드 식물원장 '카마니레스'라는 사람에 의해서였다고 합니다. 이 코스모스의 원종은 지금도 멕시코 고산지대에 분포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말 이름은 '살사리꽃'입니다. 아메리카 대륙이 발견된 후에 유럽을 거쳐서 우리나라로 전래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코스모스하면 가을의 전령사 입니다. 가을 길가에 한들거리는 코스모스를 보면 가수 김상희에 '코스모스 피어 있는  길'이란 노래가 절로 생각이 납니다.

 

코스모스 피어 있는 길

김상희


코스모스 한들 한들 피어 있는 길

향기로운 가을 길을 걸어 갑니다.

기다리는 마음같이 초조하여라

단풍같은 마음으로 노래 합니다.

길어진 한숨이 이슬에 맺혀서

찬바람 미워서 꽃 속에 숨었나

코스모스 한들 한들 피어있는 길

향기로운 가을 길을 걸어 갑니다.


코스모스

백승훈


신께서 이 세상 꽃을 만들 때

처음으로 빚은 꽃이 코스모스라지요

우리 사는 세상 곱게 꾸미려고

천지간의 고운 색만 골라 모아

여덟 장 꽃잎마다 칠한 덕분에

코스모스 꽃빛이 다양해 졌다지요

코스모스 꽃길 지날 때마다

첫사랑 그대가 그리운 것은

코스모스가 신이 처음으로 피운 꽃이듯

그대는 순정한 첫 마음으로

내 가슴에 처음 피어난 꽃인 까닭입니다

 

들꽃과 사람들 이야기!

들꽃 작품 한점 한점에는 애틋하게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으며, 시가 있으며, 꽃말이 있습니다.

들꽃이 전해주는 아름다움에는 작가의 열정도 스며있습니다.

 

 

5번째 배달되는 꽃편지에는 위에 사연 외에도 둥근바위솔 ,처녀치마,산오이풀,얼레지,석곡,개감수,바위떡풀,입술망초,수달래등, 많은 들꽃 이야기가 숨쉬고 있었습니다.

들꽃과 사람들이 전해주는 꽃편지를 펼쳐 보면서 그 편지속에 담긴 영롱한 이슬 사연에 흠뻑 취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