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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전시ㆍ강연

모네의 재발견,컨버전스 아트<모네, 빛을 그리다>전시

 

대전에는 가끔 대규모 미술 전시회가 열립니다.
기억나는 전시회만 해도 '피카소와 천재화가들' '모네에서 워홀까지'
그리고 '조르주 루오전'(둘째 임신 때 만삭의 몸으로 루오 전시회 본 뒤 조산할 뻔해서 병원에 누워있었던 기억이...^^;)
대전은 문화예술에 대한 반응이 뜨거운 편은 아닌데 이상하게도 대형 미술전은 아주 잘 되는 지역이라 합니다.
대전 사람들은 유명한 화가들을 사랑하는가 봐요.
이번에는 클로드 모네입니다.

모네 빛을 그리다

 

클로드 모네
인상파 화가
유명 작품 <인상, 해돋이>


 

모네 빛을 그리다

 

르누아르, 드가 등과 비슷하게 경계선 없는 붓 터치.
르누아르보다는 자연경치를 더 많이 그렸고 고흐보다는 작품이 더 서정적인 느낌.
제가 아는 모네는 이 정도였죠.

 

모네 빛을 그리다

 

소싯적, 고흐와 뭉크와 샤갈과 루오를 좋아했지요.
저에게 모네는 그들 사이 지나치는 이름이었습니다.
그런 모네를 새롭게 알게 된 계기가 왔습니다.


모네 빛을 그리다

 

<모네, 빛을 그리다>전시는 한불수교 130년을 기념해 대전마케팅공사와 굿모닝 충청에서 마련한 컨버전스 아트 전시회입니다.


모네 빛을 그리다

 

맑고 정직한 눈빛의 모네.
그는 자연 또한 눈에 보이는 대로 정직하게 그리고 싶어 했습니다.
그것이 '인상주의'의 핵심이죠.
'보이는 것'은 '빛'으로 인한 작용이고 빛의 변화에 따라 같은 사물이라도 다르게 보인다는 것.
그때까지 사람들이 그 사실을 모르는 바 아니었겠죠.
하지만 그것을 그림으로 옮기지는 않았습니다.



빛의 변화와 보이는 세계의 변화에 대한 탐구는 아마도 본질에 대한 탐구에 다름 아닐듯합니다.
우리가 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

 

눈이 온 날 아침 쨍하고 비쳐드는 햇살 아래 세상의 풍경은 비현실적이어서 가슴을 설레게 합니다.
그런데 모네의 이 그림은 오히려 너무나 현실적입니다.

제가 자연 풍경 속에서 한없이 매료되는 이유가 바로 모네와 같은 이유임을 문득 깨닫게 되는 순간, 모네가 더 가까이 느껴지더군요.

모네 빛을 그리다

 

그가 그림을 그리며 얼마나 괴롭고 또 행복했는지 조금은 알 것도 같습니다.


모네 빛을 그리다

 


 모네의 눈에는 매시간, 매 분, 매초 빛의 변화가 느껴졌습니다.
그 변화를 포착하며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겠죠.
그는 태양이 뜨고 질 때까지 캔버스를 바꿔가며 하나의 대상을 그렸습니다
하루 종일 빛에 노출되어 결국 말년에는 시력을 거의 잃을 만큼...

모네 빛을 그리다


모네 빛을 그리다

'나에게는 풍경이 풍경 그 자체로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그 빛의 모습이 풍경을 매 순간마다 바꾸기 때문이다
그래서 풍경은 계속해서 바뀌는 주위의 것들과 공기와 빛에 의해 다시 살아나게 된다
순간의 때를 포착해야 하는 것
왜냐하면 이때는 다시 돌아오지 않고 우리는 항상 우리가 받는 인상이 진정한 인상이었나를 자문하게 된다-끌로드 모네'


모네 빛을 그리다

 

같은 성당이라도 빛의 변화에 따라 얼마나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는지를 표현하고 싶었던 모네.
전시회는 이러한 모네의 시선을 관람객이 직접 느껴볼 수 있도록 특별한 테크닉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이른바 '컨버전스 아트'.
컨버전스 아트란 예술과 미디어 기술을 결합하여 디지털 미디어로 표현되는 복합 아트입니다.
전공자들 입장에서는 진품이 아니라서 아쉬울 수 있으나 대중적인 입장에서는 작품의 체험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모네 빛을 그리다

 

전시장 높은 곳에는 특수 제작된 빔 프로젝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모네 빛을 그리다

 

관람객은 모네의 그림을 실사처럼 느낄 수 있습니다.

 

모네 빛을 그리다

 

실제로 그림 속의 물결이나 흔들리는 나뭇잎은 촬영된 실사와 믹스해서 실감을 더했습니다.

 

 

극장에 온 듯 커다란 화면에 재현되는 그림은 한 점만이 아니어서 쉽게 발을 떼지 못합니다.

오래 앉아 보고 있으면 여러 그림이 다가옵니다.

 

 

 

 

그래서 각각의 전시장 앞에는 이렇게 앉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모네의 그림으로 만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의자.

 

 

그동안 다른 전시회에서는 느끼지 못했는데 이상하게 <모네, 빛을 그리다> 전시회는 생각이 많아집니다.
어두운 지점에 서서 환하게 빛나는 세상을 보고 있기 때문일까.
아님 전시장 전체에 은은히 흐르고 있는 음악 때문일까.

감히 빛을 그리고 싶어 했던 모네의 고뇌와 도전이 실감되기 때문일겁니다.

 


 

그림 속에 들어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모네가 본 그 세계와 일대일로 마주 보게 되는  새로운 느낌.
컨버전스 아트 <모네, 빛을 그리다> 전시회의 특별한 경험입니다



기간 :   ~ 2016. 3. 24
장소 : 대전무역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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