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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여행/원도심이야기

대흥동성당 종지기 조정형 할아버지, 50여년의 세월

 

대전원도심 사람여행-당 종지기는 나의 희망이었다

 

1919년에 설립되어 올해로 97년을 맞이하는 천주교 대전교구 대흥동본당입니다.

대전시 중구 대종로 472에 위치하고 있어요. 등록문화재 제643호로 20141030일에 등록된 대전 대흥동성당입니다.

 


▲낮에 본 성당 전면 전경


대전 대흥동 성당에는 종각에 올라가서 종을 치시는 조정형(71)할아버님이 계십니다. 매일 높이 20m가 되는 종탑에서 48년째 종을 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대전시소셜미디어기자단에게 특명이 내려졌습니다가입한지 2주째가 되는 새내기 기자에게는 어리둥절합니다.

원도 심에서 숨겨진 명소나 이런 사람(대전최초, 최고고령자, 최고 등을 가진 사람, 원도심의 명물, 명인)을 찾으라는 것입니다.

 

대흥동성당
새벽에 본 성당 전경


대전토박이로 60년을 넘게 살았지만, 정말로 막막하여 몇 일간 고민 끝에 해결안을 찾았습니다.

지인의 소개를 받고 11712시에 타종을 하기 전에 가기로 했지요. 30분전에 성당 사무실에 가서 사무장님을 만나기로 약속을 했습니다.일요일 새벽 5시경에 대흥동 성당에 도착했습니다.

불이 켜진 성당 외부촬영을 마치고 시내에 있는 근대건축물을 답사하였습니다.


대흥동성당

새벽에 본 성당 전면 전경


11시경 집에 들러 부인과 함께 성당 사무실에 30분전에 도착하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입니까? 문이 잠겨 있네요.

얼마 후 12시가 되자 종이 울리기 시작했어요.제 희망은 사라졌지만, 우리부부는 성당양옆에서 한참을 기다렸어요.

 

대흥동성당 종지기 할아버지

종치는 할아버님 종탑으로 향하는 모습

대흥동성당 종지기 할아버지

종탑에서 종을 치시는 모습


얼마 후 사무실에 도착한 사무장님에게 인사드리고 말씀을 드렸지요.

그분은 깜짝 놀라고 미안한 표정으로 우리를 반겨주었어요. 밖에서 한참을 기다린 우리 부부에게 따스한 커피를 주시면서

오늘 지금까지 계시던 보좌신부님이 다른 곳으로 가서 점심식사를 하고 왔어요.”

그리고 종을 치신 조정형 할아버님도 지금 식사하러 가셨어요.”

종줄을 잡고계시는 모습

종줄을 잡아당기는 모습


추위를 녹여주는 커피를 마시고 대화를 할 때 조정형 할아버님이 오셨어요.

사무장님은 다시 꼭 치는 것을 보시려면 다음에 오셔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랬으면 좋으나, 꼭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럼 올라가서 치는 모습만 촬영하시겠어요?"라고 질문하시자, 저는 그러면 좋지만, 할아버님에게 미안해서…”라며 말끝을 흐렸는데요. 괜찮다고 하시는 할아버님과 함께 종탑이 있는 계단으로 향했어요.

 

대흥동성당 종지기 할아버지

 종을 바라다 보는 모습

대흥동성당 종지기 할아버지

  아래에서 올려다 본 종 모습


계단은 성당안 우측 문을 통과하면 보이는데요. 원형계단 35개를 지나 2층까지 올라갔습니다.

이곳에서 후면 중앙 문을 열고 3개 층을 오르면 종탑 층이 있어요.

종탑을 오르면서 대화를 계속했어요.

할아버님은 1969년부터 성당 내 관사에서 지금까지 살고 계시지요. 종을 치는 일은 쉬는 날이 없이 하셨다고 합니다.

 

전면에 있는 건물을 내려다 본 전경

대흥동성당 종지기 할아버지

종을 치고 내려가시는 모습


종탑에 오른 할아버님은 종을 치는 3개의 줄이 연결된 줄을 잡고 계셨습니다.

촬영을 하면서 조정형 할아버님과 계속 대화를 했어요.

종은 보통 언제 타종하세요?”하고 질문을 드렸어요.

평일과 일요일은 12시에, 미사가 있는날은 오후 6시에 타종합니다.”

그리고 말을 이어서 월요일은 종을 타종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혹시 타종에 대한 민원이 있었나요?”하고 질문을 드렸어요.

그러자 한참 후 말씀을 하셨습니다.

인근에 학교가 있는데, 시험을 보는 날에는 타종을 안 해요

종까지 오르는 알루미늄 사다리가 있어서 가리키면서 물어보았어요.

혹시 저 사다리를 오른 적이 있어요?”

한 번도 없다고 하셨습니다. 강심장이 아니고는 오르기가 힘들 것 같았어요.

 

우측에 있는 건물을 내려다 본 전경

 좌측에 있는 건물을 내려다 본 전경


저는 미안해서 사진 좀 더찍고 내려가겠습니다. 먼저 내려가세요하고 말씀드렸어요.

종지기 할아버님은“그래요. 촬영하고 천천히 내려와요하며 내려가셨어요.

 

창가쪽에 있는 탁자 전경


천정은 크기가 다른 3개의 종이 매달려 있었습니다.

사면 벽에는 긴 고정창이 있고, 벽은 수성페인트칠로 되어 있어요.

그리고 작은 책상에는 십자가와 주님이란 글귀가 있는 작은 액자와 녹음기가 있었어요.

 

탁자위 소품 전경

 

촬영을 마치고 내려와 조정형 할아버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드렸습니다.

인사를 받고 열쇠를 가지고 조용히 무대 쪽으로 향하여 가셨어요.

그때 주부성가대 연습하는 아름다움 소리가 성당 안에 조용히 흐르고 있었습니다.

 

성당안으로 들어가시는 할아버님 뒷모습

 

성당은 1962년 완공 당시만 해도 대전 시내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유명했습니다.

건물 외부전면에 12사도 부조상과 성당 안 스테인 글라스로 예수의 작품이 있습니다.

외부에서 종탑을 보면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손모양이라고 합니다.

 

전면 유리창에 그려져 있는 그림일부 전경


제 기억으로는 5살 정도로 생각이 들어요.

어머님과 동네어른들이 천주교옆 건물(현재 할아버님사택)에 간 적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우유가루와 옥수수 빵을 배급받아온 기억이 희미하게 생각이 났어요.

그리고 근대건축물 조사를 위해 몇 차례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렇게 종탑까지 오를 줄은 생각하지 못했어요.

 

대흥동성당 이야기 : http://blog.naver.com/lgs06162/2202254707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