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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여행/산(山)ㆍ천(川)

대전명소|겨울풍경 가득한 보문산 숲길을 걸어 보자!



대전명소|겨울풍경 가득한 보문산 숲길을 걸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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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아쉬웠던 한 해가 마무리 되는 시간. 
수많은 기쁨과 슬픔이 많았던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언제나 그랬듯 한 해를 마감하는 요맘때면 보람찼던 일 보다 아쉬움이 더 크게 남아 
다음해를 설계하며 꼭 지켜내리라 다짐하지만 희망찬 새해를 맞는다는 기쁨 보다는
아쉬움이 더 큰 때인듯 합니다. 



이른 봄 파란 싹을 틔우고, 더운 여름 시원한 그늘로 우리에게 "쉼"을 주고, 천고마비의 가을엔  
오색찬란한 단풍으로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산천초목들도 한 해를 마감하고 동면에 들어 갔습니다. 
약간은 차가운 기온이지만 햇살이 너무도 따사롭게 비춰주는 한 해의 끝자락.
비타민D를 공급받기위해 대전의 보물산이자  대전을 포근히 감싸안고 있는 보문산을 올랐습니다.





유난히 짧은 가을을 보내고 맞이하는 겨울은 순식간에

 우리의 몸과 마음을 움츠러들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지만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온으로 여름과 겨울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봄과 가을이 짧아짐에 겨울이 더욱 길게 느껴집니다. 겨울답지않은 따스함으로 
새하얀 눈 구경도 어려워졌습니다. 높은 빌딩숲을 벗어 나니 파란 하늘이 머리위에 닿을것처럼 
더욱 가까워져 마치 춘삼월이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로 겨울하늘은 쾌청합니다. 





 가을에 더 빛이 나는 낙엽송.
숲은 언제나 우리 인간에게 겸손을 선사하는것 같습니다.
하늘을 향해 곳추 선 질서정연한 모습을 한 낙엽송이 붉게 물든 채 아직은 잎을 떨구지 않아
곱게 빗질한 머리처럼 수줍음 가득한 모습입니다.  그래서 더 좋습니다. 나뭇가지만 있는것 보다는...
보문산 입구에서부터 일렬로 주~욱 늘어선 낙엽송이 오늘은 무척이나 따사롭게 보입니다.




수십개의 탐방 코스로 오를 수 있는 보문산은 중구 어느 동네에서나 쉽게 오를 수 있는 

친근한 산으로 대전시민들이 제일 많이 사랑하고 자주 찾는 산입니다.


집에서 출발하여 3시간 이내면 시루봉을 거쳐 보문산성까지 다녀올 수 있을 정도로 가깝고도 
오르기 쉬운 산입니다. 또한 코스마다 다 둘러볼 요량이라면 온 종일을 투자해야만이 둘러 볼 수 있는
 여러갈래의 길이지만 겹치는 구간도 많아 대전둘레산길 1코스이자 마지막 12코스이기도 한 보문산입니다.
 



 한 해를 마감하는 연말이 되면 누구나 행복한 파티나 근사한 장소를 찾아 여행을 떠납니다.

사랑하는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들과의 한 해를 마감하는 송년 파티 준비로 마음이 분주해야 할 즈음. 
세상에서 가장 낭만적인 곳에서 한 해를 보내며 나만의 시간을 찾을 궁리를 하던 중 
나만의 로맨틱을 찾아 참나무 육형제들의 낙엽융단이 곱게 깔린 나뭇잎 속삭이는 숲길을 따라 걸어 봅니다.
밟으면 바스락 바스락 소리를 내며 재잘거리며 인사를 하는 곳. 보문산 숲길로 들어 섭니다.

 

 



 일부러 사람들이 자주 찾지 않은 보훈공원길을 택해 걸어 봅니다.
하늘을 찌를듯 우뚝 서 있는 영렬탑이 겨울숲 사이로 빼곡이 드러나 보입니다.

백색의 빛을 발산하며 겨울 낭만과 운치를 한결 북돋우는 영렬탑은 광복 70년을 맞은 올해
더욱 높고 웅장하게 느껴집니다. 이렇듯 보훈공원으로 가는 길은 겨울풍경으로 가득합니다. 




나무는 언제나 휴식을 위해 찾는 사람들을 위해 쉼과 함께 

힐링을 할 수 있게 하고 더불어 살라 코치하는듯 합니다.


추운 겨울에도 나무는 제 생명을 다하며 굳건히 제 자리를 지키고 서 있습니다.
그런 나무들이 가득한 숲을 찾아 사람들의 발길은 이어져 끊이질 않습니다.




모든것이 잠시 멈춘 듯한 보문산 겨울 숲 속. 이토록 파란 겨울 하늘 아래 내가 서 있다니~

하늘 위로 뻗어있는 가느다란 나뭇가지가 
오늘따라 유난히 외로워 보이기도 이뻐보이기도 한 오늘입니다.

무탈하게 보낼 수 있었던 올 한 해를 마감하는 시간.  
 보문산에서 올려다 본 겨울하늘은 하늘은 눈부시게 아름답다못해 시리기까지 합니다. 
무어라 딱히 형용할 수 없는 겨울 숲 속 그대로의 풍경 아래 서 있습니다. 





얼굴과 목을 에워싸는 찬바람도 없고, 따뜻한 공기만이 가득한 겨울 보문산 숲 속.
바람에 하늘거리는 마지막 잎새. 나무가지 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
지금 이 순간 소중하지 않은게 없습니다. 

너울너울 춤을 추듯 흘러가는 약간의 구름과 푸름만이 보여지는 겨울하늘이 저리도 예쁠수가!!
  넋을 잃은 채 그대로 고개만을 들고 하늘을 감상해 봅니다. 
올 한해도 감사했고, 새롭게 맞이하는 병신년 한 해도 그저 물 흐르듯 흘러가길 바라면서요~




꿈에서나 본 적이 있었던가?
꿈에서도 이토록 아름다운 겨울하늘을 본 적이 없었던것 같습니다.
평소 자주 마주 할 수 없기에 더욱 귀하고 아름다운 풍경이기도 합니다.
오로지 이순간은 나만의 시간으로 그래서 가만히 바라보기만 해도 느껴집니다. 
겨울 숲의 느낌이...




이른 봄날 달콤한 향기를 가득 선사해주던 키가 크고 수령이 아주 오래된 아까시나무 그루들
마주보며 무슨 얘기들을 주고 받을까요? 
우리가 아카시아라고 부르지만 실제는 아까시나무가 맞는 이름입니다.
뿌리흑박테리아가 공기중 질소를 비료로 만드는 능력이 있고, 
우리에게 꿀을 제공하는 아주 중요한 나무지요.
 
 



겨울의 한가운데 있는  보문산 숲 속. 
한 발 한 발 내딛는 발끝에선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려 옵니다.
하얀 눈으로 뒤덮인 숲 속의 뽀드득 거리는 눈 소리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새하얀 눈길이 
저를 순수하게 만든다면 빛바랜 낙엽 쌓인 숲길은 저를 더욱 낭만속으로 깊이 빠져 들게 합니다.

구불구불 숲으로 난 길을 오릅니다. 
경사가 완만한 곳에는 낙엽이 포근하리만치 많이 쌓였습니다.


 




시인 안도현은 "자작나무를 찾아서" 라는 시(詩)에서 

"자작나무가 끝없이 마음에 사무치는 날은~" 이라고 자작나무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았지만, 

저는 오늘 파란 하늘을 보고 그동안 품고만 있었던 그리움을 보문산 숲 속에서 풀었습니다.


추운 날씨와 온도변화로 몸은 움츠로 들고 신체활동이 줄어드는 계절입니다.
따스하고 향기로운 차(茶)로 몸을 데워 주는것도 좋지만, 
비타민 가득한 겨울 숲 속을 찾아 나만의 보석상자를 만나보는것도 참 좋을듯 합니다.




하얀 계절. 새하얀 눈이 보문산 숲 속을 가득히 메우는 추운 겨울이어야 제맛이지만,
예외없는 따스함으로 가득한 올 겨울 보문산 숲 속은 파란 하늘이 더욱 돋보이는 날입니다.

겨울바람과 추위를 맨 몸으로 이겨내면서도 굳건한 아름다움을 잃지않는 겨울나무를 만나러 
보문산 숲 속으로 빠져 보는것도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을 달래는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애타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비가 여름엔 내려주질 않더니 잦은 겨울비로 실망을 안겨준 올 한 해.
내 뒤를 쫓아 오는 것도 없고 앞서라고 강요하는 것도 없기에 앞으로 두 발자욱 걷고 
뒤 돌아  건너편 산 능선 바라보며 쉬엄쉬엄 느리게 느리게 걸어 봅니다.
그렇게 서너 번 반복하며 걷다 보면 같은 풍경도 순간 순간이 다르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제일 정직하고 튼튼해야 할 참나무의 뿌리가 뭇사람들에게 짓밟히는게 참으로 안타깝기만 합니다.



 


깊은 산 속이 아니어서 새의 노래소리도, 들짐승의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지만,
가끔은 이렇게 예쁘게 지어진 새의 보금자리인 둥지도 만날 수 있습니다.
숨소리도 들리지 않는 숲 속. 혹여 주인공이 나타날까 기다려도 봤지만,
 멀리서 자기집을 헤칠까봐 지켜보고 있는건지 나타나지 않습니다.

환경단체에서 새의 둥지를 만들어 나무에 걸어 두었지만, 새가 들어가는걸 본 적이 없습니다.
문을 열어 보지만, 새가 앉았다 간 흔적조차 없는게 태반입니다. 
새를 생각해서 설치는 해 뒀으나 새가 들락날락 하기엔 너무 낮습니다. '





걷고 걷고 또 걷다보니 어느새 과례정에 도착했습니다.
 느린 오후. 네 시가 넘어가니 나무 위에 걸쳐 있던 해가 산등성이로 넘어가는 순간입니다.
뜨는 해의 풍광도 멋지지만, 지는해의 풍광은 산 속 분위기를 더욱 눈부시게 비춰줍니다.
믿기지 않을 만큼 햇살 가득한 아름다운 풍경이 시야에 가득 머뭅니다.
나이 지긋하신 어른신들이 나란히 앉아계신 황혼의 모습도 참 아름답습니다. 
지는 해처럼 말입니다. ~~





깊은 산 속으로 들어설수록 산은 말이 없습니다. 
산 속의 적막을 깨는건 새의 노래소리와 바람소리뿐입니다. 
다만. 마음의 소리가 함께 들리는 순간입니다. 
속삭이는 자작나무 숲 속이 아니라도 좋습니다. 
늦은 오후의 조용한 보문산 숲 속에선 혼자라도 그저 즐겁기만 합니다.




 가녀린 가지만이 흔들릴 뿐. 낙엽만이 흩날리는 겨울 보문산 숲 속.
 저는 오늘 겨울숲과 파란 겨울하늘에 겨울낭만까지 더하여 더없이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늘 그러했듯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늘 꿈만 같을 꿈을 또 꾸게 될 새해.
오늘의 파란 겨울하늘이 내게 준 선물인것처럼 또다시 새로운 내일을 그리며 
따스한 손길을 내어 준 보문산에 감사하며 조심조심 한발 한발 내디디며 하산을 준비 합니다.




오늘 하루 송구영신의 시간을 갖게 해 준 겨울 보문산 숲 속 여행을 끝내고 
한적한 도심속의 인정 넘치는 시골 마을을 닮은 탑골로 하산했습니다.
 
다난했던 한 해를 보내고 2016년 새해가 밝아 옵니다. 
저마다 가슴속엔 새해 소망을 담고 희망 가득한 새해를 맞을 준비로 가슴이 콩콩 뛰는듯 합니다.
지난 한 해 동안 대전광역시 나와유오감만족을 사랑해 주시고 또한 저의 글에 공감해 주심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활짝 열릴 2016 병신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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