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건강한 겨울나기 연탄나눔 현장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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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삼천원행복나눔과 함께 하는 건강한 겨울나기 연탄 만 장 나눔 행사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최고의 온도로 자신의 몸을 태우며 인간에게 희생을 하는 연탄을 노래한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 라는 시에는 연탄이 인간에게 제공해주는 뜨거운 사랑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자신의 뜨거운 희생으로 생을 마감하는 연탄에게 무한 고마움을 느끼며
소외된 우리 주변의 이웃에게 연탄으로 따스한 정(情)을 전달하는 현장이 있어 다녀왔습니다.
매서운 추위와 한겨울 칼바람도 굳건히 이겨낼 수 있었던 연탄나눔 현장에는
아마도 연탄이 주는 뜨거운 사랑의 온도 때문이었을거란 생각이 가득했던 날이었습니다.
12월의 첫 주말 (사)삼천원의 행복나눔 회원들이 사랑 가득한 연탄나눔 봉사를 하고 있는 현장에는
민주평통서구협의회 회장을 비롯한 (사)삼천원의 행복나눔 회원들과 운영진들이
건강한 겨울나기 연탄 10,000장 나눔을 위해 대전역 부근에 모였습니다.
고사리같은 손을 비비며 두터운 외투를 껴입고 나온 가온누리 어린이 봉사단과
도담도담맘스클럼, 시내 중,고등학생과 시민 등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는 따스한 온정의
연탄 나눔 현장에는 100여명이 넘는 인원이 이른 아참부터 행사준비에 분주했습니다.
대전광역시 동구 대전역 부근 소제동과 삼성동 일대는
독거노인분들이 외롭게 사시는 쪽방 골목이 있습니다.
찬바람 부는 한겨울에도 따스한 방에서 겨울을 나지 못하고 얼음장 같은 냉방에서 홀로
추운 겨울을 보내야하는 어르신들이 사는 이 쪽방 골목에는 겨우 한 두 사람이 오갈 수 있는 골목길로
아주 열악한 주거환경 때문에 연탄을 나르기에도 아주 힘들고 좁은 골목들이 많습니다.
대부분의 건물들이 일제강점기 시대의 건물에 낡고 오래되어 수리조차 하지않아
폐가로 오인될 만큼 다닥다닥 붙어있는 가옥으로 이곳에 살고 계시는
어르신들 또한 모두 연로하시고 몸이 불편하신 독거노인분들이라고 했습니다.
(전)염홍철 대전시장도 손수 연탄을 나르시며 따스한 온정을 보태 주셨고,
가온누리 어린이 봉사단, 도담도담 맘스클럽 등 일반 시민들도 참여하여 한 가구당 연탄 300여장씩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들 댁에 쌓아 드렸습니다.
엄청 추울거란 예상과 달리 그다지 춥지 않은 날씨라 참 다행이라 여기며,
시간이 어떻게 지나 갔는지조차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연탄나르기에 전념을 했는데요.
연탄이 전해주는 따스함으로 추운 겨울 외로이 홀로 사시는 어른신들이
건강하게 겨울을 날 수 있을거란 생각에 절로 신이 납니다.
내가 나르는 이 연탄 한 장 한 장이 오늘따라 정말 소중하게 느껴 집니다.
하루 하루 생계가 걱정이신 이 골목의 소외된 어르신들에게는 무엇보다 따스한 방에서
얼었던 몸과 마음을 녹일 수 있는 연료가 필요한 때입니다.
오늘 연탄 나눔에 동참하고 있는 나 자신이 참 기특하게 생각됩니다.
또한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이 절로 드는 순간이기도 하구요.
고사리같은 손에 큼직한 어른 장갑을 끼고 연탄의 깜장색이 옷에 묻지 않도록
든든한 비닐 조끼도 입었습니다. 적당한 간격으로 서서 연탄을 한 장씩 받아 옆으로
전달하면 골목 제일 마지막 끝에 있는 분들이 연탄 쌓는 작업을 합니다.
나의 작은 손으로도 연탄을 날라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추운 겨울을 따스하게 지내실 수 만 있다면.....
생전 처음으로 연탄 구경을 해 봤다는 어린이들도
단 한 번의 실수없이 연탄을 잘 전달합니다.
친구가 짓궂게 내 얼굴에 칠해 놓은 연탄의 시커먼 색깔도 오늘은 봐주기로 했습니다.
친구와 담소하며 연탄을 한 장 한 장 옆으로
전달하는 기쁨이 이런건 줄 오늘 처음 깨달았습니다.
외로우신 어르신들에게 누가 될까 크게 웃고 떠들지도 않았습니다.
엄마 따라 나온 예쁜 초등 여자 아이도 2kg의 연탄을 손에 들고 전달하며
총총히 뚫려진 연탄 구멍이 참 신기하게 생겼다고 말하며 행여나 연탄을 놓칠세라
두 손 가득 보듬어서 곱게 엄마에게 전달합니다.
건장한 청년들에겐 이 연탄 한 장의 무게가 가볍겠지만,
추운 겨울 이 연탄만으로 추위를 견뎌내야하는
어르신들을 생각하니 맘이 무겁기만 합니다.
한편으로 그 분들을 이렇게나마
스스로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약간의 뿌듯함도 생겼습니다.
모처럼의 주말, 학교가 아닌 주택가 골목에서 연탄봉사로 시간을 보내는게
그 언제 한 번이라도 있었던가?
스스로 자책하며 연탄이 깨질세라 조심스럽게 친구에게 넘깁니다.
처음 해 보는 일이지만, 친구들과 화려한 조명이 비춰지는 밤거리를 거니는 것보다
오늘 이 일이 몇 배 더 보람있다 맘 속으로 생각하니 오늘은 일기장에 쓸 애기가 참 많을것 같습니다.
이 연탄이 깨진다면? 연탄 한 장의 가격은 얼마일까?
만약 퀴즈에 문제로 나온다면? 친구에게 물어보니 그저 웃기만 하고 고개를 갸웃 합니다.
스스로에게도 부끄럽다 여겨져서 주최측에 물어보니 500원 정도라고 합니다.
하지만, 고층이나 오르막길에는 배달료를 더 받는다고 합니다.
좁고 긴 소제동 주택가 골목길
중.고등 학생들이 두어뼘씩 공간을 띄우고 서서
한 장 한 장 연탄을 전달하는 모습입니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골목길은 좁아 집니다.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전하는 연탄을 미쳐 쌓지 못해
간간히 요렇게 멈춤상태의 시간도 있었습니다.
연탄을 쌓는 사람이 혼자라 감당하기가 힘드나봅니다.
200미터가 넘는 긴 골목길은 갈수록 폭이 좁아 집니다.
돌아서는 모퉁이에서 두 사람이 만나면
서로 부딛치기 딱 좋은 정말 좁은 골목에 또 한번 놀랐습니다.
순간 또 연탄 전달하기가 또 멈췄습니다.
깨질까 으스러질까 두려워 땅에 놓지도 못하고 들고 있습니다.
이런 일이 여러번 반복되다보니
어느새 어깨가 뻐근해짐이 느껴졌지만, 그닥 싫진 않습니다.
연탄을 보관하는 창고도 따로 없습니다. 슬레이트 지붕이 약간 가려주긴 하지만,
비가 내리면 젖을 듯 싶습니다. 따로 비닐을 덮어 둔다고는 하지만, 못내 걱정되었습니다.
오늘 연탄을 전달 받아야 할 방 주인 할머니는 편찮으셔서 병원에 가시고 안계시지만,
그래도 봉사자들은 연탄을 넘어지지 않도록 열을 세워 야무지게 쌓아가고 있습니다.
부엌을 잠시 들여다 봤더니 서너개의 다라에 물이 가득 받아져 있었고
연탄 보일러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가슴이 아려 오네요.
누구라도 붙잡도 물어 보고 싶었습니다. 어떤 연유로 홀로 외롭게 사시는지...
친구들이랑 재잘대며 연탄을 전달하다보니 어느새 서너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습니다.
열심히 일한 덕분인지 배꼽시계가 정확한 시간을 알려 줍니다.
학교가서 친구들에게 자랑거리가 생겼습니다. 착한 일 했다고 선생님께서도
아마 칭찬하실듯한 기분입니다. 그래서 예쁘게 하고 인증샷도 남겼습니다.
기름이나 가스로 난방을 하는 요즘.
연탄재를 볼 기회도 또 연탄재를 발로 차 볼 기회도 없지 싶습니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주택가 대문 앞에 하얗게 탄 연탄재가 줄을 맞춰 쌓여 있었고,
창고에 수백 장의 연탄을 차곡차곡 채우는 일로부터 겨울준비가 시작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연탄재를 발로 차본 적 있나요?"
까만 연탄 한 장이 하얗게 자신의 몸을 태우면서까지 우리에게 따뜻한 아랫목, 맛있는 밥과 국,
그리고 추운 겨울날 따스하게 데운 세숫물을 제공했습니다.
우리는 까만 연탄 한 장으로 밥을 짓고,
국도 끓이고, 방도 데우고, 물도 데우고, 고구마도 구워 먹었습니다.
연탄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 오늘.
삼천원행복나눔 회원들과 연탄 나눔 봉사 순간을 기념 했습니다.
오늘 너무 너무 많은 수고를 해 준 가온누리 본사단원들과 도담도담 회원들입니다.
아이들 둘이만 모이면 재잘거리는 소리가 가득한데 오늘은 그닥 분주하지도 않고
차분하게 어찌나 연탄을 잘 전달하던지요.
아마도 오늘 하루 몸도 마음도 한 뼘쯤은 자랐을것 같습니다.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어려움에 처한 우리 이웃 어르신들에게
겨울나기 연탄 나눔으로 따뜻한 사랑을 실천하신 삼천원행복나눔 회원들.
그들이야말로 진정 소외된 우리 어르신들에게 진심어린 따스한 위로와
사랑 가득한 온정의 손길을 나눔 해 주신 가슴 따스한 분들이십니다.
오늘 삼천원행복나눔 회원들이 전달해 드린 연탄과 따스한 온정 으로
외로운 삶을 살아가시는 그들의 내일이 조금 더 희망차길 기대해 봅니다.
우리 모두 다 함께 누군가에게 따뜻함을 전해 준 뿌듯한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