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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전시ㆍ강연

대전전시회ㅣ차기율 展 in아트센터쿠




대전전시회ㅣ차기율 展  in아트센터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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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는 식물처럼 뿌리를 내리고

차기율 전-아트센터 쿠

2015.8.13-9.30

(유성구 도룡동 골프존 조이마루 6층)

 

 

 

 


골프존 조이마루 6층으로 올라가면 

멋진 야수가 포효하는 조각작품과 만날 수 있습니다.


혹시 밤이 되면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에서 처럼 

살아나서 뛰어다닐 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갤러리 작품을 감상하는 낮시간에는 물려고 달려들지는 않을테니

걱정마시고 아트센터 쿠로 들어오시면 됩니다^^ 




 

8월13일부터 시작한 전시가 어느 새 중반을 훌쩍 넘어 막바지로 향해가고 있습니다.

지금 '아트센터 쿠'에서 열리고 있는 기획전은,

한국 현대미술계에서 한국적인 평면과 입체, 

그리고 설치를 오가는 대표적인 작가로 꼽히는  

차기율 작가의 작품으로, 대전에서는 처음 열리는 전시라고 합니다.

[존재는 식물처럼 뿌리를 내리고]라니

전시 제목부터 뭔가 예사롭지 않은 스멜




 

 

 작가의 의도대로 따라가며 파악하다보면... 아 분명 수십년 동안 사용한 한국말인데

마치 외국어를 읽는 것처럼 내용은 심오한데 얼른 들어오지 않습니다.

철학책을 한 권 읽는 느낌이지만, 여기서 겁먹지 마시고 

일단 '내맘대로 감상'을 하는 것을 권합니다^^


방황하던 영혼이 사색의 시간을 통하여 

영원히 쉴 곳을 찾는다고나 할까요.

'순환의 여행'은 끝이 없이 반복되는 윤회와 같은 것인데,

'순환의 여행'에 더하여 '방주와 강목 사이'라니.

방주야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노아의 방주로,

 일정 기간 떠다니다가 결국 땅에 발을 딛게되는 것이고,

'본초강목'이라면, 중국 명나라 개인 본초학자 이시진(1518-1593)이 

혼자 힘으로 30년 동안 약초를 연구하여

1596년에 52권의 책으로 완성된 약학서라고 합니다.

국가 주도로 약학을 연구하던 시대에 혼자 개인의 힘으로 일구어낸 업적으로,

평생 연구하다 세상을 떠난 후에야 책으로 간행되었다고 하니 

지금부터 무려 400년도 훨씬 더 예전의 일입니다.

작가는 '본초와 강목 사이'에서 생물의

 존속과 생명의 진화관계를 말하고 있다고 하네요.




 


굳이 작가의 의도를 읽고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현장을 압도하는 설치미술의 위용이 감상자에게

"오~ 멋지다!"라는 탄성이 저절로 나오게 합니다.

이 엄청난 가지가 진짜 포도나무 줄기라고 하네요.

무게만 해도 엄청나다는데, 갤러리 중에 

천정 마감이 약하게 되어 있는 곳은 아마

설치가 불가능할거예요.




 

 포도나무 줄기가 마구 엉켜있는 그 아래의 바닥으로는 돌이 놓여있고 

돌을 중심으로 동심원이 그려져 있습니다. 

어떤 심오한 설명이 없어도 호수에 떨어진 돌멩이와

그 주변으로 퍼져나가는 동심원이 떠오르시죠? 


각각 돌명이를 기준으로 4개~6개의 동심원이 그려져있지만,

작품을 감상하는 우리의 상상은, 보이지 않아도 보이는 것처럼 

끝없이 퍼져나가는 동심원이 마음에 그려집니다.

이 동심원의 에너지가 끝없이 전달된다면, 

어쩌면 우리의 번뇌도 사라지지 않고 끝없이 갈 것만 같은데.

다행스럽게도 동심원은 퍼져 나가다가 사라지고(소멸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사람이 겪는 고뇌도 시간이 지나면서 약해지고 다시 또 생명의 힘으로 살게 되겠죠.




 

 

 


 작품의 하단에 마치 주문을 외우는 것처럼 글이 주욱 써있습니다.

모래를 붓기/강에다 모래를 부어라/영겁/침식/이겨라/바람불기/침식된 고원/

이 내용도 결국 물질의 순환으로 느껴집니다.

형체는 바뀌더라도 그 물성은 끝까지 남아 순환한다고나 할까요.

이 작품에도 진짜 포도나무 가지가 사용되었습니다.

구불구불한 포도나무 가지가 그대로 뛰어난 자연스런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검은 판이 뭘까요?

처음에 그냥 보고서는 검은 유리판이 있는 줄 알았어요.

알고보니...헉!

먹물을 채운 것이었습니다.

위의 작품이 반영이 되어 반복되는 세상을 보여주고,

혹시라도 바람이라는 공기의 이동을 느끼면

이 먹물은 바람의 이동을 거스르지 않고

그대로 파문으로 보여주면서 흡수하고 떠나보냅니다.

 


 

 

 

 




 

처음엔 포도나무 줄기를 잘라서 돌에 붙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포도나무 줄기의 굵기때로 

동에 구멍을 뚫어 끼워서 만들었다고 하네요.

포도나무 줄기의 굵기도 상당하고 길이도 상당한데

작품만 봐도 엄청난 노동이 동반된 작업이었을 것 같습니다.




 

 골프존 조이마루 건물 곳곳에서 다양한 예술 작품이 방문객을 반깁니다.

어린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터도 있고,

골프존 조이마루 건물 뒷편에는 

골프치는 사람의 거대한 조각상과 넓은 잔디밭도 있고

바로 옆으로 한빛탑 광장에 세계엑스포기념품박물관, 

대전엑스포기념관, 키즈나라 등이 있으니

추석 연휴 때 좋은 가족 나들이 장소가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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