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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전시ㆍ강연

대전전시회ㅣ이훈웅 판화전 in 대전예술가의집




대전전시회ㅣ이훈웅 판화전 in 대전예술가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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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훈웅 판화전 in 대전예술가의집

기간 : 2015.08.11 ~ 2015.08.30


아~ 소식을 전하는게 늦었습니다.

그래도 대전예술가의집에서 이런 의미있는 전시가 있었다는 것을

대전시 대표블로그에 자료를 남겨야 할 것 같아 포스팅합니다.




 

 이훈웅판화전은 2주전에 대전예술가의집에서 성황리에 전시를 마쳤습니다.

대전에서는 8월부터 9월 현재까지 다양하고 관심가는 축제가 많이 펼쳐지다 보니 

문화를 좋아해서 여기저기 뛰어다니는데, 

포스팅 속도가 취재 속도를 따라잡기 힘드네요^^


전시의 제목은 작가의 이름을 달아 평범한데

아름다운 한글 글씨체로 표현을 하니 평범이 비범이 되는 강력한 효과가 있습니다.

게다가 목판화의 영어 표기인 woodcut이나 woodprint 라고 표현하지 않고 

Woodblock Art 라고 쓰셨군요. 전시를 보면 이해가 됩니다. 

 


 

 

 전시를 감상합니다.

보통 한국에서 하는 목판화 작업은 별로 큰 판을 사용하지는 않나 봅니다. 

재작년인가 서울에서 보았던 오윤 목판화전에서도

이처럼 A5~B3 정도의 크기의 목판화 작업한 것을 전시했습니다.

그 당시 바로 옆에서는 중국 목판화 작가의 작품도 같이 전시하고 있었는데,

물론 작가의 표현 성향이나 즐겨 사용하는 나무의 질에 따라서도 다르겠지만

중국 작가의 작품은 전지 사이즈에 너무나 정교하게 새기는 작업을 하여

얼핏보면 거대한 동판 작업처럼 보일 정도였습니다.

 


 

 

 이훈웅판화전을 보다보니 오윤 작가 생각이 많이 나네요.

오윤 작가는 1986년에 41세의 나이로 유명을 달리한 판화가인데,

당시 대한민국을 팽팽하게 달구던 민주주의 열망과 

한국 서민의 전통, 애환을 담은 판화 작업을 하여 

1980년대 대한민국 민중미술, 현실참여 미술의 대표 작가이기도 합니다.


한국의 목판화는 민중미술의 표현 형태로, 

1980년대 대학가의 민주주의 요구 시위 때  

대형 걸개로 등장하곤 하면서 발전했다고 합니다. 

1980년 대에 대학을 다녔던 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당시 학생회관에 외벽에 걸려있던 대형  걸개가   

강한 인상을 남기며 아직도 머릿속에 간직되어 있답니다. 

 


 

 

 ▲ 저문 江에 삽을 씻고 


'저문 강에 삽을 씻고'는 시인 정희성이 1978년에 펴낸 시집의 제목입니다.

제1회 김수영 문학상을 받은 그 시집(창작과 비평사에서 간행)은

 저도 집에 아직도 한 권 갖고 있는데요,


'저문 강에 삽을 씻고'는 정희성 시인이 1978년 문학사상에 발표한 시라고 합니다.

한참 감수성이 예민하던 시기에 시대의 상황이 겹쳐서

이 시집의 제목만 봐도 가슴이 아렸던 기억이 납니다.

정희성 시인은 창원에서 태어나 성장기에 대전에서도 살았다고 하네요!





 위 작품을 이해하려면 배경이 된 시를 모르고서야 말이 되질 않죠!

시 감상 들어갑니다.

 


<저문 강에 삽을 씻고>   정희성 

흐르는 것이 물 뿐이랴 / 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일이 끝나 저물어 / 스스로 깊어가는 강을 보며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 나는 돌아갈 뿐이다

삽자루에 맡긴 한 생애가 / 이렇게 저물고, 저물어서 

샛강 바닥 썩은 물에 / 달이 뜨는구나 

우리가 저와 같아서 / 흐르는 물에 삽을 씻고 

먹을 것 없는 사람들의 마을로 / 다시 어두워 돌아가야 한다 

(1978  문학사상) 

 


 

 

 알고보니 이훈웅 작가는  저와 같은 시대에 대학을 다닌 분이네요.    

 판을 새기며 표현한 경향은 오윤 작가의 작품 생각이 많이 나는데요,

오윤 작가가 처절한 시대를 살다가 그 시대의 절정에서 돌아가셔서

그의 작품 속 전통에는 서민의 어둡고 슬픈  아픈 면을 표현면서

한편으로는 그 안에서 피식 서글픈 미소가 나오는 

카타르시스를 주는 작품이었다고 기억납니다. 

그런가 하면, 이훈웅 작가의 판화는 아픔이 크게 줄어든 

따뜻하고 해학이 담긴 목판화를 보여줍니다.

물론, 대한민국 목판화의 고향인 '참여 정신' 또한 작품에 담았구요. 

 

 

 

 

▲ 저돌(猪突)의 삶


 엄마 고슴고치가 아가를 데리고 탈출을 하고 있다는데(왼쪽) 얼마나 어디까지 갔을까요?

오른쪽은 비숫하게 보여도 고슴도치가 아니라 멧돼지입니다.

멧돼지가 원래 앞뒤 안가리고 달려드나 봐요~


그래서 사람이 앞뒤 재지 않고 일에 달려들 때 '저돌적'이라고 표현하는데,

이 작품의 제목이 '저돌(猪突)의 삶'입니다.

 


 


 

'龍명태'  하하~! 명태에다 용을 담았네요^^ 용을 담아서 그런가요?

제가 감상하던 당시에 이미 빨간 스티커가 4개나 붙었어요!

전시에서 스티커가 붙었다는 것은 판매되었다는 의미입니다.


혹시 민간 신앙의 주술적인 의미도 담은 것 같아 보이는데요~

부적을 판화로 만들고 싶다고 하셨다는데,

그런 의미인가 봅니다.





전시장을 돌아보니 왜 이 목판화 전시가  

woodcut이나 woodprint가 아니고

Woodblock Art라고 했는지 이해가 되지요? 

목판화 작품 아래에 그 판화를 찍어낸 나무판도 작품으로 함께 놓여있네요.



 

 

 

 

 

 왼쪽 상 '욱일승천기'  왼쪽 하 '종군위안부' '욱일승천기'

심장이 약한 분이나 임산부 노약자는 제외한 분들은 사진을 확대하여 보세요. 

욱일승천기를 배경으로 한 '일본X'이 사람을 입에 물고 있는 끔찍한 작품입니다.

 

 


 

'가족'(금쪽같은)

멀리서 보면 마냥 따뜻하게 보이는 4인 가족입니다.

흐흐흐~ 확대하여 보면 엄마의 입장이 좀 안쓰러워 보이기도 하네요~^^

 


 

 



왼쪽의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판을 새기고 찍어낸 후,

색을 입히고 글을 써 넣었습니다.

저는 아직도 발랄한 고등학생을 보면

세월호에서 희생된 청소년들이 겹쳐져 떠오릅니다.

그들도 저렇게 발랄하고 잘 웃는 청소년들이었을텐데

세월호엔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저도 이렇게 트라우마가 있는데

당사자인 가족분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맺힌 것을 아무리 제도로 법으로 풀어준다 해도 그 아픔이 풀리겠습니까만.

모두 마음의 평화를 찾는 그 날까지 함께 하며 위로해 드리겠습니다.

 

 




 

 대전예술가의집에서 성황리에 열렸던

이훈웅판화전, Woodblock Art 전시를 감상하셨습니다.

 

 



 


<대전예술가의집>

전화번호 : 042-480-1000

대전 중구 문화동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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