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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공연

대전연극ㅣ2015 대한민국소극장열전-극단 도모(춘천)의 [작은방]




대전연극ㅣ2015 대한민국소극장열전-극단 도모(춘천)의 [작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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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6.23, 24 양일 7:30pm

대흥동 소극장 핫도그

 

 


 


 

대한민국소극장열전과 연극협동조합이 주최하는 

대한민국소극장열전이 6월23일부터 막을 올렸습니다.


안산, 춘천, 대전,구미, 전주, 대구, 광주, 부산이 대한민국소극장열전에 참여하여

각 도시마다 로테이션하면서 무대에 서게 됩니다.


대전에서는 대한민국소극장열전에 참여하는 연극이

 대흥동의 소극장 핫도그 에서 무대에 오르는데,

대전지역 상연 그 첫 공연으로 

극단 도모(춘천지역 극단)의 [작은 방]을 관람하였습니다.


대전에서는 극단 놀자의 [그리움에 대하여]가 참여하여

7월 7일, 8일 양일동안 소극장 핫도그 무대에 오릅니다.

 

 

 

카메라 전원이 가방 속에서 계속 켜져 있어서 배터리가 모두 소진되어...

어두운 곳에서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이 마음에 들진 않습니다만,

'기록'이란 측면에서 보면 이거라도 건질 수 있었던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답니다~^^


관람료는 현장 구매시 각 2만원, 예매시 15,000원입니다.

전체 관람권을 구입하면 50% 할인이 되어 8만원에 전 공연을 볼 수 있고,

전체관람권 2인권을 구입하면 더욱 할인이 되어

둘이서 12만원에 연극 8편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소극장 핫도그의 계단을 오르는 옆으로 빈 필름 통이 가득 쌓여 있습니다.

디지털카메라만 겪은 세대에게는 마치 연탄을 보듯

'저것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15년보다 더 예전에는 모두 이런 필름을 끼우는 카메라를 사용했었죠. 


일본에서 만든 후지필름은 푸르스름한 색이 감돌아서 

주로 여름에 사용하거나 싸하게 시린 겨울 풍경을 표현할 때 좋았고, 

미국에서 만든 코닥 필름은 황색 계열의 느낌으로 가을의 분위기나

겨울의 따뜻한 분위기를 표현할 때 주로 사용하였던 기억이 납니다~^^ 


요즘도 일부 남아있어서, 필름 카메라 마니아들이 

현재는 생산이 거의 중단된 필름을 구하여 촬영하기도 하고,

직접 현상하고 인화 작업을 하는 흑백사진 애호가들이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번 대한민국소극장열전의 티켓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전체 관람권이 아니라 1회 관람권을 구입하면

티켓에 적혀있는 상연 스케줄을 참고하여

연극을 보러올 때마다 각각1만원에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티켓을 1회권으로 구입하였더라도 버리지 말고 간직하세요~~

 

 


 

어떻게 보면 단촐하게 보이는 이 세트에서 하루동안 벌어지는 일이 펼쳐집니다.

파란색의 작은 대문(대문이라고 하기도 미안한~)이 작은 방으로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연극에 대하여 소개를 하고 극단 도모의 [작은 방]이 시작되었습니다.

두 자매인 최희라, 최희숙이 등장하여 연극을 이끌어갑니다.


고향을 오랜 시간 떠나있던 두 자매는, 죽이고 싶도록 미웠던 아버지의 부음을 듣고 

정리를 위하여 집으로 돌아옵니다. 

작가인 언니 희라와 화장품 외판원인 희숙은 

부모이 덕을 보지못하고 힘들게 청소년 시절을 보내고 어른이 되었습니다. 

어머니가 어떻게 떠났는지는 모르지만, 

아버지는 매일 술을 마시고 어머니 욕을 하고 또한 자매들에게도

어머니 닮은 년이라고 욕을 하고 때리곤 하였답니다.

돌아가신, 아니 폭행을 일삼았던 아버지니 이렇게 쓰고 싶지 않습니다.

어쨌든 생사를 달리한 아버지는 등장하지 않고 목소리로만 상상할 뿐입니다.  

 


 

 

대문이 있는 세트를 펼쳐 재구성하면 금방 방안의 모습이 됩니다.

이 방에서 두 자매는 과거를 회상하며 정리를 하는데,

돌아가신 분을 이해하려고 하는 언니에 비해 동생은 좀 더 트라우마가 큰 듯

계속 아버지를 마음에 인정하지 못하겠다고 단단하게 닫힌 마음을 표현할 뿐입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언어적 폭행, 물리적 폭행으로 힘들었던 작은 방은

자매가 떠났던 18년 전과 다를 바 없이 그대로 있습니다.

방안의 물건들이 그대로 있는 모습에서 

아버지가 그래도 자신들을 그리워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자신의 과거와 과거의 아버지와 화해를 하려고 합니다.

 


 

 

이 작은 집은 개똥 무덤이었고 자신들은 그곳에서 피어난 개똥벌레, 반딧불이라고.

아버지가 그동안 프라이드 양념치킨을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작은 박스에는 치킨 쿠폰이 100개도 넘게 발견되고...

자매는 작은 방 가운데 소반 위에 술을 한 잔 따라 두고 방을 나갑니다.

아버지에게 보내는 마지막 인사가 아니었을까요?


연극을 보는 내내 조마조마한 것은,

그토록 죽이고 싶던 아버지가 어린 자매에게 '몹쓸 짓'을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이었습니다.

그런 문제는 제기되지 않아서 스스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과거엔 숨겨져 오다가 요즘 드러나는 가정 내 권력을 이용한 성폭력 문제가 심각하여 

이 작은 방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돌아가신 아버지와는 화해하였지만 아마 그것은 아버지를 위한 화해라기보다는 

자매들 자신들이 과거에서 벗어나려는, 지긋지긋했던 어린시절의 폭행 기억을 떨쳐버리려는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런 폭행에 시달리고도 너무 쉽게 화해를 하는 것이 이해가 되질 않거든요~

 

 


 

왼쪽이 언니 역할의 배우이고, 오른쪽이 동생 역할의 배우입니다.

현재의 막막한 상황을 연기하다가 

갑자기 과거로 돌아가 어린 시절을 연기하는 등 시간이 급변하여

배우들이 감정선을 조절하기 참 힘들었을 듯한데

멋진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대한민국소극장열전이 열리는 기간 동안 8개의 도시를 돌며 같은 연기를 펼칠텐데,

연극을 하는 동안만 극 중의 인물에 빠져들고

연극이 끝나면 다시 자신의 모습으로 금방 돌아오겠지요~

그렇지 않으면 극 중의 인물이 마치 자기 자신인양 더욱 힘들어질 수도 있을테니까요~

그래서 연극은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닌가봅니다.


춘천에서 오신 배우분들~

대전에 좋은 인상을 간직하고 가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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