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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상/일상다반사

대전 찬샘마을, 부수동 목신제

대전 찬샘마을, 부수동 목신제




정월 대보름(음력 1월 15일)은 설, 추석 등과 함께 우리 겨레가 지켜온 큰 명절 중의 하나입니다.

그 해 처음으로 제일 큰 달이 뜨는 날로, 한자로는 상원(上元) 이라고 하며 정월 대보름 이라고 합니다.

첫 해를 시작하는 의미도 큰 만큼 세시풍속도 많습니다.


보름새기, 더위팔기, 달맞이, 달집태우기, 다리밟기, 지신밟기 등의 행사가 있으며 음식으로는 오곡밥,

부럼, 진채식, 약밥, 귀밝이술, 솔떡 등이 있습니다. 놀이로는 액막이 연날리기, 쥐불놀이, 횃불싸움,

사자희, 줄다리기, 고싸움 등 많은 놀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보름 전 열 나흘 날에는 마을마다 장승제, 당산제, 산신제, 목신제, 탑신제등 마을의 액운을 쫓고

마을의 안녕과 각 가정의 건강과 행운을 비는 제사가 있습니다.


대전의 대표적인 행사는 ‘장동산디마을탑제’ 와 ‘무수동산신제’를 들 수 있습니다.

위 두 행사는 전통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보전의 가치가 있어 시 무형 문화재로 등록이 된 행사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번에 대청댐 건설로 인해 고향을 잃은 실향민들이 애환을 달래기 위해 지내는

부수동 목신제가 있다기에 다녀왔습니다. 부수동은 대청댐 건설로 인해 사람이 살지 않는 곳입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부수동을 갈려면 대전역 동 광장에서 60번 직동 행 버스를 타면 됩니다.




체험마을로 유명한 직동의 찬샘마을

직동하면 찬샘마을로 피골마을 이라고도 합니다. 유래는 백제와 신라가 노고성에서 크게 싸워

피가 내를 이루었다 하여 피골이라 하였다 합니다. 이 피골에서 피는 한자로 피 직(稷)이므로

직 자를 음차 하여 직동이라 하였다 하네요. 찬샘마을은 또한 체험마을로 유명한 곳입니다.


농사체험, 자연생태체험, 전통문화체험, 먹거리체험, 놀이체험 등 다양한 체험 시설들이 갖추어져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입니다. 그리고 마을 중앙으로는 대청호 오백리길 표지석이 있는데 내용은 이렇습니다.

“대청호 오백리길은 종합병원이요

당신의 두 다리가 의사입니다“




찬샘마을에 세워진 대청호 오백리길 표지석

참 멋진 말이죠. 대청호 오백리길은 넓은 품입니다. 지치고 병든 자여 모두 내게로 와 두 다리로 걸으십시오.

그러면 기운이 돋고 치유 됩니다. 부수동 목신제는 참샘마을에서 부수동 마을길 따라 이어지는

대청호 오백리길 따라 진행하면 됩니다.


먼저 위피골재를 둘러보는데요. 대청호 조망이 좋은 곳입니다. 또한 위피골재는 거대한 참나무가

정자나무 겸 당산나무 역할을 하고 있어 성황당 고개라고도 합니다. 어른 팔로 두 아름 반이나 되는

둘레를 가진 고목으로 쉼 의자가 있어 쉼터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위피골재에 있는 참나무 보호수




위피골재에서 바라본 대청호




부수동 목신제를 향하며 바라본 대청호




고즈넉한 부수동 목신제를 길

부수동 목신제로 향하는 대청호 오백리길은 참으로 고즈넉한 길입니다. 황호동으로 넘어가는

고갯마루에 도착하니 목신제를 지내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부수동 보호수 느티나무 입니다.

부수동은 본시 연화부수(連花浮水), 연꽃이 물에 뜬 형상의 명당이 있다 해서 부른 것이

부수(芙水)로 변한 마을이라고 합니다.


옛날 이 마을에는 낙향한 강씨의 성을 가진 선비 하나가 살았는데 그에게는 마음씨가 곱고

자태 또한 아름다운 부용(芙容)이라는 무남독녀가 있었는데, 강선비는 아내가 죽자 다시 아내를 얻었는데

그녀는 부용이를 죽도록 미워했다고 합니다. 부용이 15세 되던 해 문의 마을에 사는

어느 진사의 아들과 혼약을 했는데 어느 날 부용은 계모의 심부름으로 강 건너 마을에 다녀오던 중

그 계모의 간계로 나룻배가 뒤집혀 그만 죽고 말았답니다.


그 뒤 부용이 죽은 자리에 한 송이 부용꽃이 피어났는데 어느 해인가 모진 비바람이 치고 산사태가 나더니

마을의 지형이 부용처럼 바뀌여서 부수(芙水)라 했다고 합니다. 이렇듯 애틋한 전설을 간직한 마을이

대청호로 인해 모두 물에 잠기고 마을을 지키던 느티나무만이 고개에 남아 전해지니

지금의 부사동 목신제를 지내는 곳입니다.




부수동 목신제는 특이하게 7신위로 제사 지냅니다.




먼저 7신위 잔에 술을 따르는 것으로 부수동 목신제는 시작됩니다.

부수동 목신제는 참 특이해서 부수골, 뱃고개, 서낭골, 양짓말, 음짓말, 고용골, 성치산하 신중

4분의 나무신과 탑신, 노고산할미신, 산성신 까지 7곳의 신을 대표해서 제사를 지낸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신께 올리는 잔이 7개가 있습니다. 목신제를 마치고 가까운 전망 좋은 곳을 다녀옵니다.




대청호 오백리길 2구간 전망 좋은 곳을 향하며





꽃샘 추위로 날씨가 쾌청하여 청남대가 보입니다.





꽃샘추위로 바람은 차갑지만 날씨는 쾌청하여 파란색의 대청호 건너로 청남대가 다 보입니다.

그런데 전망 좋은 곳은 도리어 운치가 사라졌습니다. 그것을 보면 경치는 꼭 날씨가 좋아야만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아닌 모양입니다. 전망 좋은 곳을 뒤로 하고

발길은 다시 찬샘마을로 향하며 답사를 마감합니다.




대청호는 흐린 날도 운치가 있습니다. (전망 좋은 곳)




대청호 오백리길 2구간의 전망 좋은 곳입니다.

부수동 목신제가 액운을 막고 각 가정의 행복과 건강 그리고 행운을 축원하는 의미도 있지만

더 중요 한 것은 목신제를 함으로서 흩어져 있던 고향 사람들을 다시 만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하번 고향을 생각하고 고향 사람들의 무사 안녕과 친목을 다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소중한 전통 풍속은 자라나는 우리의 아이들에게도 알릴 수 있도록

오래도록 이어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대전 부수동 부수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