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을미년! 계족산성에서 맞이한 새해일출
2015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다들 작년(작년이 2014년이라고 생각하니 아직 입에 착착 달라붙진 않지만서도)
가정과 직장 그리고 지역공동체에서 수고 많으셨습니다.
다사다난했던 지난 해를 정리하고
성큼 다가온 을미년 새해를 일출과 함께 맞이하고자 계족산을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아쉽게도 일출을 놓치신분들께서는 사진을 보시며 저와 함께
1월1일 새벽으로 돌아가 새해를 맞이해보심은 어떠실까요?
지금 출발합니다!
2015년 1월1일 새벽 4시 50분,
핸드폰알람이 울리기 10분전에 귀신같이 눈이 떠집니다.
전국적인 한파로 인해 대전지역만 최저-7도를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새해의 첫 발걸음을 고뿔과 함께 지낼수 없기에 내복, 장갑, 방한모로 완전무장을 합니다.
-6도...........보이시죠?
살을 에는 날씨지만, 늦으면 햇님의 발그레한 얼굴을 놓칠수 있기에
부랴부랴 약속장소인 법동 소류지 주차장으로 향합니다.
계족산을 올라가는 입구중 하나인 법동 소류지에 도착했습니다.
보시다시피 주차장이 있는데, 작년은 날씨가 푸근하여 주차장에 꽉 찼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당일은 매서운 한파와 이른 시간덕에 여유있게 주차할수 있었습니다.
(내려올때 봐도 차들이 많이 없었던걸로 봐서 올해 해맞이는 날씨탓에 많이 못오신것 같습니다.)
주차장 앞 불조심표시
정말 중요합니다.
정말 산을 아낀다면 등산시 흡연과 취사는 하지않는것이 기본매너입니다.
자 이제 슬슬 걸어올라갑니다.
올라가는길에 다시한번 방한장비를 챙겨입습니다.
오늘 일출을 같이간 친한 형들의 늠름한자세를 보십시오.
물론 잠시후 계족산성터에서는 벌벌벌 같이 떨었습니다만, 지금은 호기롭기 그지없습니다.
법동 소류지올라가는길에 앉아서 쉬는 휴게공간을 이렇게 깔끔히 잘 해놓았더군요.
아직은 아스팔트길이라 아이젠은 필요없습니다.
이 혹한의 날씨에 남녀노소 많은 분들이 같이 일출을 맞으러 올라갑니다.
이렇게 다리를 만났는데...
다리 옆에서 모닥불을 피워놓고 계신 아저씨가 저희보고 불좀 쬐고 가라고 하십니다.
잠깐 걸었는데도 차가워진 피부에 온기를 쬐니, 몸이 살살 녹는듯합니다.
아직은 조명이 많아 사진을 찍어도 깨끗이 나오는 법동소류지 입구...
우리는 오늘 계족산성 남문터로 갑니다.
눈이 온만큼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조심 건넙니다.
슬슬 도시의 조명이 없어지고,
어스레한 여명과 앞서가는 선행자의 플래쉬가 길을 가르켜 줍니다.
다들 자신의 발앞을 비추며 묵묵히 걸어갑니다.
날씨가 추운탓에 대화는 많이 없지만, 느껴지는 열정은 훈훈합니다.
조금 오르다 목조계단이 나옵니다.
아무래도 눈이 많이 쌓였기에 이런 시설물은 반갑습니다.
조금 신경을 덜쓰고 발을 내딛을수 있습니다.
목조계단이 끝나면 유명한 계족산 황토길이 나옵니다.
길이 아직 어두워 사진이 잘 안나와, 황토길 어귀에 서있는 QR코드 게시판을 찍어봅니다.
잠깐 서있는데..
세상에.. 이 눈길에 자전거를 타고 황토길을 달려가시는 준족들이 계십니다.
새해 첫해의 라이딩을 눈길에서 하다니..대단하시단 생각밖에 안드네요.
무엇보다 안전히 끝내시고 돌아가셨길 바랍니다.
잠깐 벤치에 앉아 동행이 가져온 구수한 커피한잔을 합니다.
이거...
정말 보약이 따로 없더군요.
한모금에 몸이 훈훈해집니다.
잠시 쉬는 사이 저 멀리 대전시의 새벽을 찍어봅니다.
새해의 첫 아침을 준비하는 불빛들을 보며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감흥이 듭니다.
드디어 도착한 임도 삼거리!
이미 많은 등산객들이 앉아서 쉬고 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비포장 산길이기에 아이젠을 해야 합니다.
따끈한 오뎅국물, 라면, 계란등이 등산객들을 유혹합니다.
체중관리만 아니면 일출이고 뭐고 눌러앉아 먹고 싶은 분위기입니다.
임도삼거리에 서있는 등산로 지도...
아이젠을 양발에 단단히 착용하고...
이제 계족산성으로 향합니다.
멀리 여명속에 대청댐이 보입니다.
숲속으로 갈수록 어둡기에 플래쉬불빛이 필요합니다.
다들 순례자처럼 앞사람의 불빛을 보며 걸어나갑니다.
산을 오르기 시작한지 1시간 반쯤..
드디어 오늘의 무대인 계족산성 남문터가 나옵니다.
남문터로 올라가는 언덕배기에 등산객들의 실루엣이 보입니다.
남문터 표시판입니다.
오늘 첫 해님을 맞이할곳은 남문터의 봉수대!!
해발 423m로 다분히 높진 않지만 대청호
앞으로 탁트인 전경은 보기만해도 시원합니다.
산을 존중하는 사람만이 산을 오를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부터 기본을 지키며 등산을 즐기겠습니다.
7시20분경 먼 동쪽으로 붉그스레한 여명이 올라옵니다.
올해의 첫 해가 밤하늘을 가르며 올라온다는 신호입니다.
많은 시민들이 봉수대를 중심으로 각자 좋은 위치에서 해를 기다립니다.
삼각대와 하이엔드급 카메라를 가져오신분들도 눈에 띕니다만
역시 모두들 덜덜 떠는 손으로 스마트폰을 주섬주섬 꺼냅니다.
오늘의 포토제닉상입니다.
20대 초반의 대학생같아 보이는데,친구들과 함께 추억을 만들기위해 저런 복장으로 올라왔습니다.
신발을 보니 아이젠도 없는데..
전 개인적으로 저런 재치와 열정을 좋아라합니다.
저런것이 젊음의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중앙에 보이는 산봉우리에서 오늘의 슈퍼스타가 등장
하길 기다리며
다들 눈길을 떼지 못하고 있는중에
드디어..
빼꼼히..그 발그레한 얼굴을 살짝 내밉니다.
"안녕하세요! 저 왔어요. 보고싶었죠 여러분?!!!"
단순한 빛의 점은 면으로 커지면서
드디어 한쪽 곡선을 보여줍니다.
일제히 장갑을 벗고(ㅠ.ㅠ 정전기식 터치패널이 원망스러운 순간입니다. 정말 추웠습니다.)
스마트폰을 꺼냅니다.
마치 갓 태어난 아기처럼 발간 이마..
드디어 반을 내밀며 애를 태우던 해님은...
산위로 고고히 떠올라 온누리에 빛을 나누어 줍니다.
대청호역시 일출의 빛을 받아 기지개를 킵니다.
다들 혹한의 날씨에 해님을 맞이하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여기저기서 '어우 춥다'라는 소리들이 나오지만,
새해 첫 미션인 일출을 봤다는 뿌듯함이 사람들의 얼굴에 묻어납니다.
내려가는길에 완전히 오른 해를 한컷찍어봅니다만..
역시 제 실력으로는 노출을 잘 못잡아서 아쉬운 컷입니다.
사람이 많은 만큼 하산시 안전이 중요합니다.
모두들 추위에 지쳐 빨리 집에 가고 싶지만, 참을성을 가지고 줄을 지어 천천히 내려갑니다.
완전히 아침을 맞이한 대청호...
다시 내려온 황토길..
눈과 함께 그윽한 아침의 운치가 넘칩니다.
마지막으로 임도삼거리까지 온후 다시 법동 소류지로 해서 오늘의 일출 등산을 마칩니다.
에구구 보시느라 고생많으셨습니다 ㅎㅎㅎ
바쁜 일상과 가족과의 시간속에서 아깝게 일출을 놓치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올 한해 소망하시는 모든일들, 풍성한 양털처럼 다 잘 이루어지시길 바라며
부끄러운 글과 사진 마무리지을까 합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