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예술의전당 기획연극-프랑켄슈타인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
2014.12.20(토) 3pm 감상
총총거리며 지나온 2014년은 어느 새 저 뒷편으로 역사가 되고
벌써 2015년의 문을 열고 성큼 들어와 있습니다.
연극 프랑켄슈타인은 12월에 지난 공연이긴 하지만 그 공연의 감상과 여운을 함께 느끼고 싶어서 올려봅니다.
대전예술의전당에서는 작년 한 해 동안 4편의 연극을 기획하여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무대에 올렸습니다.
투명인간(10.24-25), 벚꽃 동산(11.11-16), 프랑켄쉬타인(12.20-21), 그리고 달나라 연속극(12.24-27)인데요,
바로 앞에서 대화하듯 감상하는 소극장과는 그 느낌이 다르게 비교도 안되는 규모와 기계 시설의 무대에서
훨씬 업그레이드된 정통 연극을 감상하니 책을 한 권 읽은 것같은 느낌이 듭니다.
저는 '투명인간'은 시간이 맞지않아 보지 못했고 나머지 세 편의 연극은 모두 감상했는데요,
이번에는 '프랑켄슈타인'의 감동을 함께 나누고 싶어요.
네 편의 연극 모두 티켓값이 각각 1~3만원 수준이어서 큰 부담이 되지는 않는 금액인데요,
이런 연극을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은 대전예술의전당이 공공으로 운영되는 기관이라
우리가 낸 세금의 일부를 활용하기 때문이겠죠.
아마 2015년에도 대전예술의전당에서는 좋은 공연을 기획하여 무대에 올릴텐데요,
혹시라도 아직 대전예술의전당에 발걸음하지 않으셨다면
2015 올해는 부담없는 금액의 공연부터 시도해보시기를 권합니다.
포스터에서 보여주는 분위기가 심상치않죠?
맞아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스토리 '프랑켄쉬타인'을 연극으로 만든 작품입니다.
소설 '프랑켄쉬타인'은 영국의 여성 소설가 메리 셸리가 1818년에 썼다고 합니다.
그러고보니...허걱~!
여성작가가 썼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네요...
영화로도 수차례 만들어지고 아류작도 나오는 그토록 유명한 문제작이었는데 어떻게 지금까지 모르고 있었는지~??
저만 몰랐던 것이겠죠? 이제라도 알았으니 참 다행이기도 합니다.
영국의 극작가 겸 시나리오 작가인 닉 디어가 2011년에 연극용으로 각색하여
이번 대전예술의전당 기획공연에서는 조광화 연출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이 감독은 '좌절된 욕망과 폭력성 등을 담아 서정성을 녹여내어
마음을 움직이는 스타일을 구축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 연극은 버려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상처받은 사람들이 사랑 받으려 애쓰는 이야기'라고 하면서,
'호기심'과 '두려움'사이 그 어딘가에서 답을 찾길 바란다'고 하였습니다.
젊은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인간을 닮은 생명체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하지만,
괴물과 같은 추악한 외모로 창조자인 빅터에게 버림받고 마을 사람 모두에게도 배척을 당하는데,
눈이 멀어서 피조물의 흉칙함을 볼 수 없는 노파 '드 라쎄'를 만나
인간의 지식과 감정을 배우게 됩니다.
그러다가 그 노파의 가족들이 알게되어 내쫓기자
복수를 다짐하면서 빅터를 찾아가 자신의 짝을 만들어 달라고 하는데요...
피조물 역을 맡은 배우 박해수의 분장과 연기,
그리고 빅터 프랑켄슈타인 역의 배우 이율의 섬세한 듯 잔인한 연기에
연극 내내 눈을 떼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만일 실제 상황에서 괴물과 같은 피조물이 아닌 좀 다른 모양의 사람을 만난다면
나는 그를 어떻게 대하고 또 어떤 태도로 대처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지나치게 외모 지상주의의 사회에 살고 있어서 목숨과 바꿀 수도 있는 성형수술이 일반화 될 정도인데요...
조선 시대에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혼백을 담고 있다고 사실적인 것을 강조하던 시대였는데
도대체 이런 외모지상주의 경향은 언제 어디부터 시작하였을까요?
사실 '박씨부인전'에서 외모가 못생긴 박씨부인이 대접받지 못받고, 이야기 속의 예쁜 콩쥐, 예쁜 심청 등이 등장하기는 하죠...
그런데, 요새 많이 나오는 영국드라마를 보면 드라마 속의 배우들이 미국드라마 속의 배우들과는 좀 다르게
참 개성있고 다양한 생김새를 가진 것을 봅니다.
그리고 우리가 많이 보았던 디즈니 만화 속의 주인공 여자들이 예쁜 사람이 착한 사람으로, 못생긴 사람이 나쁜 사람으로
표현되면서 알게 모르게 우리 마음속에 '예쁜 것이 선한 것이다'라고 자리잡았는지도 모르겠군요.
그럼 우리 현대 사회의 외모 지상주의는 혹시 미국문화의 영향을 받은걸까요??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어서 사회로부터 소외당하고 사랑받지 못하는 인간이
어떻게 인간에게 복수를 하는지 이 연극을 통하여 가슴 아프게 보여주고 있는데요...
그럼, 빅터가 만든 피조물도 '인간'인걸까요?
인간처럼 지식을 흡수하고 사회성을 배우며 스스로 판단하고 인간처럼 행동한다면
빅터의 '피조물'도 인간으로 인정해야 하는걸까요?
이 연극을 연출한 감독은 '답을 찾길 바란다'라고 했지만, 이 연극을 보면서 책 한 권 읽은 것과 같은 생각을 하게 되고
답을 찾기보다는 마음 속에 질문이 많아져서 마치 2015년에 생각할 화두를 하나 받은 기분입니다.
대전예술의전당에서는 2015년에도 또 좋은 프로그램이 계획되고 있겠죠?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