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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축제ㆍ행사

소제동 창고에서 크게 '울림'




소제동 창고에서 크게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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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철도문화유산 활용 프로그램으로 음악회가 열렸던

소제동 철도보급창고(등록문화재 제168호)를

올해도 3회에 걸쳐 개방하여 강연, 음악회 등의 행사를 합니다.

( 주관: (사)문화유산울림 )

 

 

 

 

 

대전역사 뒷편으로 동광장을 지나다 보면 주차장에 덩그러니 서있는 소제동 철도보급창고가

그나마 남아서 옛 대전역 건물이 흔적없이 자취를 감춘 후에도

 그 시절을 대변하는 유일한 증거물이 되고 있네요. 

오늘과 같은 행사가 있는데도 멀리서 보면 어둠에 잠겨있어서

행사가 없나?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전기 시설이 갖추어져 있지 않기 때문인가요?

 

 

 

 

작년 음악회 때 오지 못했기 때문에 소제동 창고는 이날 처음 들어가 보았습니다.

전통나래관에 가느라 지나다니면서 보기만 했지 내부는 처음이라 참 궁금하기도 했고요~

등록문화재 보호차원인지는 모르겠지만 역시 내부에 별다른 조명 시설이 없이  

전체적으로 축축한 기운이 감돌면서 은근히 먼지가 많이 있었습니다. 

 

 

 

 

문화재청에서 발행한 2014 생생문화재 70선 중에

17~20번이 대전에 있는 문화재를 바탕으로 한 활동인데,

택견, 신채호 생가 프로그램, 괴곡동 느티나무와 유회당과 함께

이곳 창고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소제동 보물창고 열려라 生生'도 선정이 되어서

(사)문화유산울림에서 주관하여 진행을 하고 있는 것이었네요.

 

 

 

 

천장을 보니 진짜 보급창고로 별로 질이 좋아보이지 않는 목재로 뚝딱뚝딱 만든 것 같아 보입니다.

그래도 수십 년 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으니

오늘과 같이 창고가 공연장이 되는 기회도 만나게 된 것이겠지요.

 

 

 

 

 

오늘은 먼저 한남대학교 건축학과 한필원 교수가

'기억을 잃고 비틀거리는 대전에게'라는 주제의 강연을 하였고,

그 다음은 싱어송라이터 '솔가'와 '이란'의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원도심에서 몇 년 사이에 아무 생각없이 급 사라지는 추억이 담긴 건물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숨김없이 드러내면서

수시로 포맷당하며 과거를 잊고 추억을 날려버리는 이 도시를 향하여 쓴소리를 하였습니다.

컴데이터 날아가는 심각성은 알아도 도시의 데이터가 날아가는  심각성을 모른다고 하면서

홍명상가, 중앙데파트, 목척교 등 대전 사람들의 지난 생활 속에 과거 속에 추억 속에 가요, 문화 속에서

배어나와야 하는 기억의 장소를 빼앗기고 아무런 감정없이 인간이 제 정신으로 존재할수나 있는 것인지...

 

 

 

 

 

으능정이거리는   차가 없는 나름대로 소박하게 좋은 공간이었는데...

스카이로드라는 것이 거리를 답답하게 메우면서 짝퉁공간이 되어버렸다고 하면서, 

도시는 한번 바꿔 놓으면 옮기기도 힘들다는 말씀을 이어갔습니다.

 

 

 

 

몇달 전에 대전이응노 미술관에서도 상영한 적이 있는 영화 '히로시마 내사랑'에서

여주인공은 한 때 잠시 일본에서 연인이었던  남자를 히로시마라고 부르는데,

그것은 도시의 추억이 그 사람과 매치되는 상황이 되는 것이라고 하면서, 

우리를 돌아보아 우리는 우리 자신을 우리의 도시 이름으로 부를 수 있겠는지 질문하였습니다.

 

 

 

 

역사도시 대전의 슬픔은 근대20세기, 전근대17세기의 단절에 있다고 합니다.

625이후 미국 선교사 같은 외래문명이 갑자기 물밀듯 밀려들어와  

집의 겉모양은 예전 모습 그대로인데 외형만 모던보이화 되었다고 합니다.

 

 

 

 

조선시대 17세기의 큰 인물 중에는 대전의 송준길, 송시열이 있는데

당시 17세기 서양화 속에 등장하는  동시대 한국인의 모습을 참고하면서,

오른쪽 그림에서 외양만 모던보이, 모던걸이 된 모습을 풍자 한  그림도 보았습니다.

 

 

 

 

새 목척교는 아무의 추억에도 없는 기이한 모양으로차갑게 덩그마니 올려져 있고... 

일제가 1905년에 보급과 수탈의 기지로 만든 대전역,

그리고 1931년부터 지은 도청 건물에서 1932년도 부터 도지사가 근무를 시작하면서

기존에 있던 역사 건물들을 마구잡이로 없애 버리면서 남아난 게 없습니다.

 

 

 

 

욕심으로 버림받은 핵심도시는 돈만 생각하는데,

돈만 생각해서는 돈도 벌 수 없고 그저 도시를 망칠 뿐이라고 합니다. 

원도심의 많은 공간에서 있던 집을 부수고 점차 주차장화 되어 가고 있는데,

 사람이 사라진 도시는  누구를 위한 도시냐고 반문하면서, 

 사람이 있던 자리를 차가 점령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중앙시장을  디자인하던 당시에는 먼저 길을 만드는데 중점을 두면서

포장마차가 설 수 있는 자리도 계획에 넣었다고 하는데요

그러나 결국 캐노피로 가득한 운치없고 답답한 공간이 되었다고 합니다.

사람을 더 끌어 당기고 스스로 찾아오게 하려면 차라리 우산 디자인으로 덮을 수도 있었을텐데..

사실 재래시장을 잘 찾지 않는데, 고객이 스스로 찾아오는 명소로 만드는 것은

멋없고 답답한 캐노피는 할 수 없지만 알록달록 우산은 해낼 수 있겠죠~! 

 

 

 

 

'기억과 기록으로 과거를 남기지 않고서는 아무도 자신이 누구인지 알수없다.'

일본의 유명 작가 소세끼의 말이라고 합니다.

 과거를 잃어버리는 것은 뿌리를 잃어버리는 것과 같은 공허함을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대인은 지나치게 미래만 생각하는데,  

현재는 훌륭한 과거를 만드는 순간이고,

그 순간순간들이 모여서 과거를 만들고 역사를 만들지 않겠어요?

 

 

 

 

 

요즘 대세인 광고에서 '의리'를 강조하는데,

의리는 이미 조선시대 우암 송시열이 주장한 것이라고 합니다.

 자연스런 흐름을 따라 '자연에 대한 의리와 순리'

땅과 산이 만나는 곳에 남간정사를 지었는데,

현재는 아파트로 둘러 싸여 있다고 합니다...

 

오늘의 결론으로 길과 도를 말씀하시면서

길은 이어져야 하는 것이고,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공간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곧 이어 싱어송라이터 솔가의 노래가 이어지다가

그 다음에 이란이 합류하여 듀엣으로 공연을 하였습니다. 

 

 

 

 

노래를 잘하는 사람의 노래를 들으면 나도 금방 그렇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실제로 해보면 현실은 절대 그게 아니죠~^^

어쨌든 잘 보이지는 않지만 축축한 기운의 먼지가 목을 탁하게 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두 가수분들이 참 고생 많이 하였네요~

 

 

 

 

 

이란은 소년같은 스타일로 멘트를 날리는데 솔직 담맥한 멘트가

많은 관람객을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노래하는 솔가와 이란의 노래롤 여러 곡에 앵콜까지 듣고

울림 첫번째 '울림'을 마쳤습니다.

 

 

 

 

 

다음 두번 째 울림은 10월25 (토) 오후 5시에 역시 소제동 창고에서

박석신 작가와 함께하는 드로잉 콘서트로 열릴 에정인데요,

이 날은 특히 대전역 전통 국수를 1000원에 제공하는 행사도 한답니다~!

그리고 10월31일(금) 오후 7시에는 역시 원도심 근대유산 강연과 콘서트가 계획되어 있네요. 

아래의 포스터를 참고하여 가을이 깊어가는 10월에

대전의 원도심을 아끼고 보존해야겠다는 뿌리를 생각하는 마음과 함께

 참가하는 누구나 문화의 향기를 줄기고  발산하는 시간이 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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