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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여행

열린미술관 - 그대 앞의 세상, 문을 열어요 (대전 한밭도서관)


전시 : 그대 앞의 세상, 문을 열어요!
일시 : 2010년 8월 3일 화요일 - 8월 26일 목요일
장소 : 한밭도서관 1층 전시실
주최 : 대전시립미술관 열린미술관
참여작가 : 김민정, 민성식, 배상식, 조혜진, 허수빈
내용 : 
이번 전시의 제목은 <그대 앞의 세상, 문을 열어요!>이다. 문을 열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겠지만, 모든 것이 불투명하고 힘들 때 오히려 우리는 더욱 힘을 낼 필요가 있다. 절망에 빠진 사람, 스스로 자신의 가능성을 포기한 이에게 세상의 문은 더 꼭꼭 잠겨버리곤 한다. 이번 전시의 작품들을 통해서 자기 앞의 가능성들이 다 닫혀버린 것 같은 이 순간, 힘을 내보자고 말을 건네 보려고 한다. 『가난뱅이의 역습』의 저자인 일본의 사회운동가 마쓰모토 하지메는 기존의 구조를 바꾸기 어렵다면, 아예 전혀 다른 각도에서 현상에 접근해보라고 권한다. 출구 혹은 탈출의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고 해서 기죽거나 좌절하지 말고, 체계 밖으로 자유롭게 유영하는 상상력이 지금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대 앞의 세상, 문을 열어요

입구의 알림막 입니다.

그대 앞의 세상, 문을 열어요

전시장 들어서면 처음으로 보이는 작품


도서관에서는 심심찮게 대학을 졸업한 지 한참 된 사람들이 수험서와 씨름하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졸업을 앞두면 새로운 세상으로의 문이 열릴 것 같지만, 지금 많은 이들이 쉽사리 열리지 않는 진학 혹은 취업문 앞에서 좌절하고, 또 다시 자신과 싸우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88만원 세대>나 <가난뱅이의 역습>처럼 지금 이 젊은이들의 문제는 개인의 무능력이나 준비부족이 아니라, 더 이상 성장을 멈춘 사회에 있다.

미술관을 찾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찾아가는 대전시립미술관의 열린미술관. 이번 한밭도서관에서의 열린미술관에서는 도서관 이용자층이 누구인가에 초점을 맞추었다. 수험준비에 시달리는 중고교생 외에도 취업준비를 하는 많은 취업준비생 및 자격증 시험에 대비하는 직장인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도서관을 찾고 있다. 열릴 듯 열리지 않는 세상의 문 앞에서 언제 끝날지 모르는 ‘준비’로 청춘의 빛나는 한 시기를 보내야 하고, 좋은 봄날을 만끽하지도, 새로 나온 영화도 즐기지 못한 채 팍팍한 일상을 영위할 수밖에 없는 이들을 이번 전시의 주 관객층으로 삼았다.


그대 앞의 세상, 문을 열어요

시험을 준비하는 분들이 주 관객이네요...

그대 앞의 세상, 문을 열어요

맘에 들었던 작품들 입니다.

그대 앞의 세상, 문을 열어요

전시물... 저 문들을 다 열어야 하는건가요?

그대 앞의 세상, 문을 열어요

다방 문... 잘 모르겠습니다.

그대 앞의 세상, 문을 열어요

설치물... 직접 헤드폰을 끼고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그대 앞의 세상, 문을 열어요

전시장의 전경!


예술은 오랫동안 이러한 구조 밖의 상상력을 표현해왔다. 닫힌 듯 보이는 벽면에서 무한히 열리는 문들과 공간, 폐쇄된 벽 같지만 사실은 다른 세계로 열린 문, 시선을 달리하면 완전히 달라 보이는 세상을 미술은 즐겨 다뤄왔다. 이번 전시에 초청한 작품들은 ‘문’과 ‘다른 시선’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다. 옴짝달싹할 수 없게 꽉 짜여진 구조 속 박제된 듯한 삶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은, 다른 시선으로, 닫힌 문을 열 수 있는 용기에 있다고 믿으며, 모쪼록 한밭도서관을 찾는 관람객들이 새로운 세상의 문을 열 수 있는 용기를 기대한다. (전시 설명문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