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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스포츠

[2014년 한화이글스를 말하다] "6월 악몽의 루징 시리즈 그 끝에 서다"

 




"6월 악몽의 루징 시리즈 그 끝에 서다"

[2014년 한화이글스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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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惡)도 깡도 남지 않은 한화 야구가 어제 다시 한 번 삼성에 패하면서 6번째 루징 시리즈로 6월을 끝냈다. 근소하게나마 LG에 반게임 차를 유지하며 달렸던 시간도 있었는데, 마지막 자존심이 일순간에 무너진 모습을 보면서 답답한 마음은 무엇으로도 표현을 못 하겠지만,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보강된 전력을 가만 한다고 생각해보면 너무나 허무한 결과다. 고액의 메이저리그 투수 영입에 국가대표 현역 FA, 거기에 최고 연봉랭킹 1위를 자부하는 최강의 4번 타자까지 보유한 한화인데 개막 후 50게임이 넘는 경기를 치르는 동안 달라진 것은 그 무엇도 없는 것이다. 특히나 6월 들어서 만났던 6번의 루징 시리즈는 그야말로 악몽이었다.

 

혹자들은 그동안 팜을 유지하지 못하고 한계를 드러냈던 선수 수급 자체의 문제라고도 이야기하고 또 혹자들은 떨어질 때로 떨어져 있던 팀의 전력이 몇 시즌 만에 상승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에 당연한 결과라고 이야기 할 수도 있겠지만, 근거리에서 지켜보고 있는 팬의 입장으로보면 발 빠르게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넥센과 NC의 모습을 보면서 또 한 번 의문을 가지게 한다. 과연 우리가 가고 있는 길이 진정으로 한 두 가지의 문제로 야기된 결과인지 말이다.




투수 놀음의 실패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지만, 한화의 올 시즌 행보를 보면서 절실하게 느낄 정도로 마운드 부실의 결과가 이 지경까지 만들어 버렸다는 생각이다. 평균 자책점 6점 대의 극단적인 수치가 말해주듯이 6점을 주고 시작하는 경기에서 타선이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승기를 잡아내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에 고난의 길을 걷고 있다.


이런 마운드의 문제중에서도 외국인 투수의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시즌 개막 이전에 한화 중흥의 기대주로 여겨졌던 두 명의 투수, 젊은 투수에 잠재력에서 더욱 그 가치가 있었던 투수였는데, 앨버스가 13경기 (2승 8패 7.12) 클레이가 (10경기 3승 4패 8.33)의 기록을 보였으니 두 말이 필요없었다. 근사치로 잡아도 대략 두 투수가 10승 언저리까지 이닝이터 다운 모습을 기대했던 것과는 정반대였으니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었다.


거기다 지난 시즌부터 또 다른 기대를 모았던 선발진의 한 축을 기대했던 송창현이나 군제대자중에 가장 기대를 받았던 안영명도 기대를 밑돌고 있고 초반에 토종에이스의 저력을 보였던 유창식도 부상 후유증으로 벗어나지 못하면서 손을 쓰기 힘들 정도까지 와 버린 것이다. 그나마 이태양이 선전을 하고 있다지만, 이마저도 헐거워질 때로 헐거워진 불펜이기에 산 넘어 산으로 가고 있다.

 

기록을 살펴봐도 불펜진의 중심인 베테랑 윤근영, 송창식, 박정진에 신예 최영환까지 평균이 7점대를 육박하는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고 있고 윤규진이 준수한 성적으로 비춰지고 있으니 최하위의 결과가 당연한 듯 보이기도 한다.

 

그렇지만 모든 것을 종합해서 면밀이 들여다보면 이런 결과는 인재라는 생각도 든다. 지난 시즌부터 준비했던 젊은 선발 육성책은 이태양 하나만 건저낸 것을 제외하고는 묵묵부답일 정도로 씨가 말랐고, 제대로된 로테이션을 지켜주지 못하면서 선발과 불펜의 혹사가 결국은 올시즌 불펜마저 어처구니없게 망가트려 버렸다. 그렇다 보니 이 지경까지 와버렸고 마지막 보류가 되어야 할 외국인 투수 선발마저 챙기지 못했으니 클레이의 교체로 타투스코가 새롭게 합류했지만 변명의 여지도 없는 결과라는 것이다. 

 

 

 

 

  

집중력을 잃어버리다


물론 마운드의 부실이 모든 원흉을 자처하는 것은 야구가 9명이 하는 운동이라 것을 생각해보면 말도 안 될 수도 있다. 이제는 한화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되버린 결정적인 실책은 못보면 아쉬울 정도로 경기의 흐름을 올 시즌도 연속해서 망쳐놓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에 마운드에 모든 책임을 떠넘길 수도 없다.

 

현재도 66경기에서 55개의 실책은 9개 팀 중에 8위에 해당하는 수치이고 수비에서 만큼은 1,2위를 자랑하는 삼성과 롯데의 43개44개와 비교해봐도 현격한 차이이다. 역전패 갯수는 또 몇 경기인가! 필자의 기억만으로도 16경기는 족히 넘으니 그중에서 실책으로 야기된 패배의 순간은 머릿속으로 생각해도 몇 번은 넘는다. 그렇지만 정작 비교가 될 팀은 넥센이 아닐까 싶은데 선발로테이션이 무너지고 불펜과 마무리마저 흔들리면서 평균 자책점 5점대 머물고 있으면서도 3위를 유지하고 있는 비결이 수비라고 보면 더 눈이 커진다.

 

극단적으로 비교해봐도 유격수, 3루수로 송광민이 61경기 출전에 18개의 실책, 포수 자리에서 김민수, 정범모의 실책으로 기록된 것만 9개니 무슨 말이 필요할까? 폭투에 주루사, 팀 배팅을 잃어버린 찬스에서의 병살타까지 이렇듯 득점권 찬스에서 제대로 집중력을 보이지 못한 것이 지금의 모습을 있게 했다.

 

 

멈춰버린 엔진


그래도 한화가 그나마 시즌 초반부터 현재까지 현상 유지가 가능했던 것은 펠릭스 피에라는 전천후 용병에, 김태균, 정근우 등 팀

의 기둥들이 버티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여기에 100% 아님에도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이용규라는 특급 1번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졸전의 멍에는 벗어나는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일발 장타로 무장한 송광민에 최진행까지 있기에 힘으로는 만만치 않은 타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런데도 한화가 하위권을 벗어날 수 없는 것은 왜 인지? 그런의미에서 필자는 그 이유를 신흥 엔진의 부재로 꼽고 있다.

 

스마트한 타격을 선보이는 박민우나 배짱 하나로 마운드에 올라서는 하영민이나, 공격머신으로 변모하고 있는 채은성이나 하다못해 강한율이나, 조상우, 박해민까지 젊은 선수들의 분전은 팀의 분위기에 많은 반전을 만들어냈다. 그들에게서 안정된 면모를 기대하기에는 아직은 이른감이 있겠지만 다듬어지지 않은 그들의 패기가 팀분위기에 팬심까지 흔들 정도의 매력적인 모습은 많은 팀들의 힘으로 작용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데 한화는 ... 이마저도 잃어버리면서 반복된 악순환의 고리만 만들었다. 지금의 백전노장들의 경기력만 가지고 매번 치르는 한국시리즈같은 승리를 챙긴다 하더라도 미래가 없는 길을 걷고 있는것이나 마찬가지이기에 이러면서 리빌딩의 목숨을 걸고 있다고 한들 누가 믿을 수 있을까? 그렇지만 최영환, 김민수,장운호에 최근 조영우의 모습까지 앞으로의 기대치를 높일 수 있는 선수들이 생기고 있지만, 현재의 운영 형태라면 이마저도 믿을 수 있을지에 의문은 여전하다지금보다 더 다급한 순간은 없겠지만, 희망을 놓치는 순간 우리는 내년 시즌 10위에 머물 수도 있다.

 

 

 

 

리더십에 문제


그럼에도 필자는 위의 3가지 문제들보다 더 시급한 것은 소통이 부족한 팀 내의 분위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언제나 경직된 벤치 분위기는 이제 싸늘하게 보일 만큼이나 익숙해졌고 심각한 선수들의 표정에는 패배에 어느덧 익숙해졌다는 느낌마저 든다. 교체 타이밍을 잃어버려서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야 하는 투수들의 모습이나 실책을 저지르고도 극복을 할 여지를 남기지 않는 벤치의 교체, 하다못해 신인 포수의 경기중 수비 훈련을 시키는 모습은 2014년 야구인지 1980년 야구인지 믿을 수 없게까지 하는 현실의 자화상이다. 이렇다보니 당연히 의욕적인 부분보다는 소극적인 플레이들 그리고 언제나 냉정한 그림자만 그려지고 있다.


라인업의 반전도 교체 카드의 기대감도 뻥 야구의 일변도도 어쩌면 소통의 부재가 큰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까지 추론케 하는 것도 이런 분위기 때문이다. 이것은 반대로 팀 성적이 몰라보게 좋아진 NC를 바라보고 있으면 더 뚜렷해진다. 지난 시즌 한화와 함께 어려움을 겪던 모습은 어디로 가고 두려움이 없어 보이는 야구는 놀라움까지 선사하고 있다. 이것이 소통이 잘 되서 그런 것인지 벤치의 리더십이 돋보여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적재적소에서 리더십의 효과가 경기력에서 묻어나는 것은 인정할 수 뿐이 없어 보인다.


물론 한화는 수석코치의 사퇴로 일차적인 책임에 대한 팀 내 분위기 쇄신의 노력을 보였지만,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는 지금의 모습이기에 더 심각하게 고민을 하게 한다. 어쩌면 알이 먼저라는 생각에 팀 내의 자원에 대한 핑계가 따라올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알이 먼저건 닭이 먼저건 간에 그동안의 기준이 없는 경기운영 방식으로는 명백한 결과가 나온 이상 더는 새로운 팀을 이끌 리더십에 대한 생각은 구체적으로 필요해졌다.

 

 

극복하지 못한다면 내일의 태양도 없다


일목요연하게 패배의 원인 규명을 정확하게 한다고 해도 쉽게 답을 찾지 못하는 것이 야구이다. 그만큼 마음먹은 데로 야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4할 타자 9명이 출전을 한다고 해도 퍼펙트를 만드는 투수 앞에 흐름을 빼앗기면 결코 이길 수가 없는 것처럼 어려운 것이 야구이기에 누구 하나의 노력으로 혹은 바꾼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대로 간다면 더 어려워질 것은 당연지사다. 문제를 파악했다면 최소한의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데, 노력도 기울이지 않는다면 내년이라고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제대로된 기준을 바로 세우는 것이 급선무가 아닐까 싶다. 


그 기준으로 가장 명확히 하고 싶은 첫번째는 선발 투수의 로테이션이다. 최근 몇차례는 클레이가 빠지면서 또 다시 과거 회귀로 가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기본중에 기본이고 10점이 나는 상황에서도 어느 정도의 이닝은 보장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덕목인데, 이것이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의 다음 경기 혹은 그 이후의 경기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몇 번이고 지켜본 입장에서 기준을 세우는 작업은 절대적인 우선과제가 아닐까 싶다. 그것은 불펜의 기준도 마무리의 확립도 절대적이라는 것이다. 66경기를 치르는 동안 이런 구분선이 제대로 되지 못하면서 악순환의 반복이었다면 더욱더 생각해야 한다. 


차선으로는 공격보다 수비가 우선이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아무리 타고투저의 시대라지만, 만고불변의 진리중에 수비가 강하지 않은 팀이 정상에 올라선 팀은 없었다. 그럼에도 한화의 지금 라인업은 죽어도 살아도 타선에 목을 메고 있는 듯하다. 그렇지만 한 번의 실책이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 떠올려보면 답은 오히려 쉽다. 실책 하나에 몇 번을 울었는지 수를 헤아리지 않아도 다 아는데 죽어도 타선을 위한 라인업만 고집한다면 지금에서 어떤 답도 찾을 수 없다.


ⓒ한화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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