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고 가을 대전천변길을 달려요
***
하늘이 더없이 맑고 푸른 10월!
지역마다 거리마다 축제 분위기로 떠들썩한 휴일,
선선한 바람과 눈부신 햇살을 담은 천변으로
자전거 여행을 떠나기에도 참 좋은 날이었습니다.
아파트숲을 나서기만 하면 바로 자연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모르겠습니다.
따가울 정도로 강렬한 햇살이 투과되어
가로수 잎들이 점차 물들어가고 있는 게 보이네요.
가로수들이 긴 그림자를 드리우는 시간,
해질녘의 풍경들은 회귀본능을 자극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아스라한 그리움과 아름다움을 머금고 있기도 하지요.
여름내 우거졌던 잡풀들을 제거하는 분들의 수고로운 모습도 만날 수 있었는데요,
듬성듬성 쌓인 건초더미의 빛깔도 계절의 모습을 여실히 나타내고 있습니다.
풀깎는 향기는 참 좋은 것 같습니다.
땅에서 자라난 식물들이 내는 향기는
'고향'이라는 단어를 떠오르게 하네요.
대전의 3대 하천은 갑천, 유등천, 대전천인데요~
마침 제가 사는 곳이 모든 하천이 합쳐지는 곳이기 때문에
왼쪽으로 가면 갑천이요,
오른쪽을 향하면 유등천과 대전천을 만나게 됩니다.
갑천은 산책 겸 걸어서 많이 다니기 때문에
이번에는 잘 정비된 자전거 코스를 따라 대전천에 피어난 코스모스를 구경가고자 합니다.
자전거도로와 산책로가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보행자의 불편함이 사라지고 자유로워졌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억새도 은빛으로 물들어 꽃보다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천변을 장식하고 있네요~
직진하면 유등천 끝자락까지 가구요,
좌측으로 가면 대전천을 만나게 됩니다.
자전거 도로는 대전천 끝까지 가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한 켠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산책로를 따라 걸어보았습니다.
한들한들~~코스모스 군락이 아름다운 가을 풍경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자가용을 타고 갈 때 스쳐만 지나가던 아쉬움을
이렇게 산책하면서 달래봅니다.
코스모스도 예전과는 조금 다른 모습입니다.
청순하기 보다는 조금 화려해졌다고 할까요?
그래도 아름다운 건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기차가 지나가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갈대와 억새를 헷갈려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갈대는 헝클어진 머리!
억새는 은빛의 가지런한 머리를 닮았다고 하면,,,
가려낼 수 있겠지요?
산책로로 애벌레가 진입을 했습니다.
혹시나 무심한 발걸음에 밟힐라
풀섶으로 옮겨주는 손길!
아빠를 따라 나선 아이가
낚싯대를 잡고 한참을 서 있습니다.
저녁 햇살이 따스히 그 어깨를 감싸 안아주네요.
가만히 느껴보면
가을,
서쪽,
해질 무렵,
모두가 공통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돌아가야 함을 느끼기에
아쉽고 아름다운~~
짤막한 가을여행,
자전거와 함께 하는 건 어떠신지요?
***
자전거 타고 가을 대전천변을 달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