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안공간 이카이브 展, 2013 AR-TOW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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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중구 대흥동은 예술가들의 작업공간들이 모여있고, 그들을 활동 장소가 되는 곳 중 하나에요.
그래서 대흥동에는 '문화예술의거리'가 지정된 것도 그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혹시 '대안공간' 혹은 '비영리전시공간'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2개의 단어는 서로 같은 의미를 갖고 있는 단어로,
기존에 '대안공간'이라고 불렸으나 현재는 '비영리전시공간'이라 부른다고 하네요.
제가 이번에 다녀온 전시가 바로 전국의 대안공간들을 볼 수 있는 <2013 AR-TOWNS>랍니다.
이 전시는 8월 29(목)까지 스페이스SSEE에서 진행됩니다.
저도 작은 갤러리들을 찾아 돌아다니는 편인데, 사실 스페이스SSEE는 이번 행사를 통해 처음 알게 된 곳이에요.
저와 비슷한 취향을 갖은 분들도 일부러 찾아오실 만큼 괜찮은 공간이랍니다.
주소는 <대전 중구 대흥동 223-1, 2층>인데, 잘 못찾으실까봐 사진을 찍어봤어요.
쉽게 생각하자면 스페이스SSEE는 '이씨화로' 옆 골목 안쪽에 있어요.
반대편 골목인 '상상아트홀' 옆 골목으로 접근하셔도 되고요.
저는 지하철을 타고 왔기 때문에 '이씨화로' 옆 골목으로 들어갔어요.
신도심에서는 볼 수 없는 작은 골목길 안쪽 식당을 지나 걷다보면...
머리 위에 SPACE SSEE라는 하얀 깃발과 새를 보실 수 있어요.
그 건물이 바로 스페이스SSEE인데, 이 곳 역시도 대전의 대안공간 중 하나랍니다.
입구에는 이번 <2013 AR-TOWNS>를 설명하는 안내문이 있어요.
이 곳은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공간으로 2층에 전시실이 있고,
김경량 선생님께서 직접 꾸미고 운영중인 공간이에요.
'대안공간'이 조금 낯설 수도 있는데, 이름 그대로 무엇가를 대신하는 공간이란 의미에요.
기록에 따르면 대안공간이 처음 생겨난 것은 1999년이지만, 이미 그 전부터 이러한 움직임이 있었을 것이라고 합니다. 대안공간은 실험성과 비영리성을 갖고 시작됐고, 대안공간은 주로 미술 제도권에 포함되지 못했던 실험적이며 일시적인 작품들 (비디오, 퍼포먼스, 음악, 설치 등)의 무대가 되어 신진 작가들을 지원하며 그들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해요. 현재 신진 작가들의 다양한 활동이 예술의 범위로 들어오면서 대안공간은 말 그대로 대안(代案)이 아닌 비영리전시공간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의견이라 합니다.
'스페이스SSEE'라고 씌인 파란 대문을 지나면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온답니다.
이번 <2013 AR-TOWNS>는 부산에서 시작되어 대전, 군산, 서울을 순회하는 전국 전시에요.
전국 대안공간의 활동을 살펴볼 수 있는 <AR-BOX>아카이브 전시와
각 지역 대표 대안공간들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로 구성되어 있어요.
<AR-BOX>아카이브 전시는 매번 똑같겠지만, 해당 지역을 대표하는 대안공간의 전시는 다 다르다고 해요.
각 지역 행사마다 조금씩 특징이 있을 것 같네요.
입구에 들어서면 이번 행사를 설명하는 안내문과 포스터가 놓여있어요.
부산에서는 포스터가 파란색이었고, 대전은 주황색, 군산은 분홍색이라고 해요.
포스터가 위에서 아래로 갈수록 주황에서 분홍으로 바뀌는 것은 전시가 이동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해요.
이번 대전행사는 대전과 충남, 충북의 대안공간들이 참여했어요.
대전 대표로는 '산호여인숙'과 '스페이스SSEE', 충남에서는 공주의 '야투자연미술의 집',
충북에서는 '청주복합문화체험장 HIVE'가 참여했어요.
내부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는 공간이 바로 <AR-BOX>아카이브展 입니다.
전국 대안공간들의 활동자료를 모아놓은 곳으로, 개성넘치는 다양한 예술활동을 볼 수 있는 곳이에요.
천천히 앉아 보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되요.
처음에는 단순한 자료집이라고 생각했는데, 포토폴리오 형식으로 아주 깔끔하게 잘 되어 있어요.
예술작품이다 보니 사진 위주라서 가볍게 볼 수 있고,
각 대안공간마다 자신들의 방법으로 자료를 정리해서 골라보는 재미도 있어요.
많은 상자 중 한 곳은 바로 '산호여인숙'의 공간이에요.
상자 하나에 하나의 공간이 참여했다고 생각하시면 된답니다.
그리고 '스페이스SSEE'의 활동집도 볼 수 있어요.
저는 이번에 이곳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 꽤 오래전부터 활도을 하고 있던 곳이었답니다.
그 옆 작은 전시실에는 대전/충청도 지역의 활동들이 모아져 있어요.
작품이라고 해야할지... 좀 애매하지만 창작물이니 작품이라 볼 수도 있겠어요.
먼저 산호여인숙의 공간이에요.
산호여인숙은 입주작가를 모집해 신진 작가를 지원하고, 게스트하우스로도 이용되고 있는 곳이에요.
사실 그 곳에서 뭔가 전시를 하기도 애매해서 무엇을 하나 했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활동을 하고 계셨네요.
그리고 야투의 활동을 모아놓은 사진들이에요.
공주 지역의 한 마을에 작품활동을 하고 있어 언제 한 번 찾아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야투는 꽤 오랫동안 꾸준히 활동한 공간 중 한 곳이라고 해요.
그만큼 쌓인 자료들도 많네요.
문서자료 외에도 영상자료도 준비되어 있으니 천천히 앉아서 보고 가도 된답니다.
그 옆에도 다른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요.
처음엔 뭘까 했는데 가까이 다가가면 모자 안쪽에 불이 들어오고,
구멍으로 모자 안을 들여다 보면 그림 같은 것이 보인답니다.
활동에 관련 된 기사와 책자들인데, 읽어보면 젊은 작가님들의 재밌는 생각을 엿볼 수 있어요.
작지만 자꾸만 눈길이 갔던 작품들.
소박하고 수수한 모습이지만 묘한 매력이 있는 작품들이에요.
<2013 AR-TOWNS>는 8월 29일(목)까지 '스페이스SSEE'에서 진행되고,
군산의 '창작문화공간 여인숙'으로 이동하여 9월 13일(금)~10월 4일(금)까지 진행된다고 해요.
13일(금)에는 오후 2시~5시까지 포럼이 진행된다고 하니 만약 군산에 가신다면 한 번 들려보세요.
<2013 AR-TOWNS>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ART&CULTURE' 9월호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