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ramic Cross, 이기선 展
- 모리스갤러리ㆍ대전광역시 유성구 도룡동 -
***
추웠던 겨울이 가고 거리엔 노랑 산수유가 부끄럽게 피어있네요.
개나리도 꽃을 피우기 시작했고, 목련도 통통했던 꽃눈들이 열리기 시작했어요.
이렇게 우리 가까이 봄이 다가왔는데, 가는 겨울이 심통이 났는지 엊그제부터 갑자기 좀 추워졌어요.
일교차가 좀 커졌지만 한낮의 햇빛은 봄볕이 확실하네요.
변덕스러운 날씨만큼이나 각자의 인생에도 여러 굴곡이 있기 마련이죠.
저는 힘들고 지칠 때면 밖으로 돌아다니며 자연으로부터 위로를 받는답니다.
여러분은 몸과 마음이 힘들고 지칠 때 어떤 방법으로 위로 받으시나요?
어떤 분들은 아마 종교로부터 위로를 받기도 하실꺼 같아요.
저는 종교가 없지만 신의 존재는 믿고 있답니다.
모리스갤러리의 이번 전시는 종교와 관련이 있어서 종교의 이야기를 시작을 했는데요,
힘들고 지칠 때 종교의 믿음으로 안정과 위로를 받았던 이기선 선생님의 개인전이랍니다.
어제 오후에 모리스갤러리르 찾았어요.
다행히 햇빛이 쨍쨍 나와서 추위는 덜했지만, 바람은 여전히 차가웠어요.
모리스갤러리는 지하에 위치하고 있어요.
외부에 위치한 계단으로 내려가면 모리스갤러리의 입구를 만날 수 있어요.
계단 앞에는 이번 이기선展의 포스터가 걸려있어요.
입구 왼편으로는 안내책자와 기사 스크랩, 방명록 등이 놓아져 있어요.
탁자 위에 꽃이 올라가 있으니 더 화사해 보이네요.
이번 전시는 'Ceramic Cross'라는 전시제목으로 알 수 있어요.
이번 모리스갤러리의 전시는 세라믹을 이용한 십자가에요.
이기선 선생님은 도예과를 전공하셨고, 전공을 그대로 살리셔서 도자기를 이용한 작품을 만드시는 듯 합니다.
이기선 선생님과 몇 마디 나눠보고 알 수 있었어요.
이기선 선생님은 차분하고 단아한 느낌의 여성이었고, 세심하고 꼼꼼한 성격을 가지신 듯 했어요.
선생님의 작품들은 그런 선생님의 성격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느낌이에요.
과거의 십자가는 형벌도구로 사용되었다고 하지만, 현대에는 종교적인 느낌이 강해요.
그래서인지 작품 자체가 차분하고, 수수한 느낌이 든답니다.
도자기 자체도 매끄럽고 부드러운 느낌인데, 그런 느낌들이 모여 십자가를 만드니 더 차분해져요.
개인적으로는 종교적 느낌 때문인지 강하게 내려 앉는 기분도 들었지만,
작품 자체의 흰색과 포인트로 들어간 여러 색들의 영향인지 기분좋은 차분함이라 마음이 편안해졌답니다.
사진에서는 제대로 보이지 않지만 세라믹 위에 여러 색들 덧바르며 독특하게 만들어낸 무늬가 있어요.
부드럽고 차분하면서도 단조롭지 않은 느낌이 드는 작품들이었답니다.
다양한 느낌이 드는건 아마도 여러 작업을 통해 얻어낸 작품들이라 그런 것 같네요.
흙은 1200도가 넘는 고온의 소성과정을 거치며 모든 불순물을 태워 버리고 새롭게 태어난다고 해요.
계속되는 시련 속에서 자기 자신을 단련시키고 새롭게 태어나는 도자기의 모습은
우리 또는 작가님이 닮고 싶었던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변화와 성장의 과정을 종교적으로도 대입시킬 수도 있겠지요.
십자가는 형벌도구나 종교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믿음에서 오는 위로와 안정이라고 생각하는게 옳다고 생각해요.
저는 따로 종교가 없어서 그런지 모든 종교는 위로와 안정이라고 이해하고 있답니다.
십자가를 보며 그리스도를 떠올리기 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위로 한마디를 던질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전시기간 : 2013. 3. 21(목) ~ 3. 27(수)
전시위치 : 대전 유성구 도룡동 397-1
문의 : 042)867-7009, http://www.morrisgalle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