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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전시ㆍ강연

[대전/대흥동]쌍리갤러리 <예술제본 '앞장과 뒷장'展-렉또베르쏘 in대전>

 

 

예술제본 '앞장과 뒷장' 展 렉또베르쏘 in 대전

쌍리갤러리 2013.01.23(수) ~ 02.01(금) 까지

 

***

 

 

 

어제(23일)부터 대전 대흥동에 위치한 쌍리갤러리에서

<예술제본 '앞장과 뒷장'展-렉또베르쏘 in대전> 전시가 열렸답니다.

'제본'이라는 단어는 익숙하지만 '예술제본'이라고 하면 무엇일까 궁금해하실 것 같아요.

 

 

저도 이번 전시를 통해 '예술제본'이란 단어를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요,

쉽게 말하자면 의미가 닮긴 소중한 책을 더 오래 시간 튼튼하게 전해지도록 해주는 작업이에요.

책을 튼튼하게 하는 작업에 예술의 아름다움이 부가적으로 입혀지는 것이라고 해요.

 

 

'예술제본'의 이미를 제대로 이해한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의 단순한 제본이 아니라는걸 깨닫게 됩니다.

제가 듣고 느낀 내용은 아래에서 천천히 설명을 드리기로 하고,

쌍리갤러리를 방문해서 직접 작품들을 보시면 더 많은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쌍리갤러리대전 중구 대흥동 249-2에 위치해 있어요.

1층 '쌍리'카페와 함께 운영되는 갤러리형 카페지만, 카페와 갤러리는 분리되어 있어서 전시는 조용하게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쌍리갤러리에서 이루어지는 이번 전시회는 2, 3층에 걸쳐 전시가 되고, 2월 1일 금요일까지 전시될 예정입니다.

자세한 문의는 042)253-8118로 해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덧붙여 또 하나를 말씀드리자면,

쌍리건물은 1층은 카페, 2~3층은 갤러리, 4층은 소규모 공연장으로 꾸며져있습니다.

4층은 얼마전 사장님께서 직접 꾸미신 공간으로 소규모 공연이나 예술영화나 독립영화를 상영한다고 해요.

4층 공연장에서 매달 2, 4째주 저녁 8시에 상영된다고 합니다.

자세한 일정은 쌍리블로그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artscom46 (복합문화예술공간 #46)

 

 

 

 

카페와 붙어있는 갤러리라고 해서 부담을 갖을 필요는 없어요.

카페입구 옆으로 작은 문이 따로 있어서 카페를 통과하지 않고도 바로 갤러리로 갈 수 있답니다.

카페입구 옆의 문을 통해 2층으로 바로 올라갈 수 있어요.

 

 

저는 쌍리갤러리 '예술제본' 전시 오픈에 맞춰 일찍 방문했는데,

커피 볶는 향기가 계단 가득 차서 기분이 너무 좋았답니다.

갤러리 둘러보시면 꼭 커피 한 잔하게 된답니다.

 

 

 

 

2층으로 올라 쌍리갤러리의 문을 열면 손님들을 반기는 안내책자가 있답니다.

작고 간단하게 만들어져 간편했고, 옆으로 예술제본 공방 '렉또베르쏘'의 명함이 놓여져있어요.

전시회 가면 예쁜 글씨가 아니라 방명록은 잘 쓰지 않는데, 이번 전시가 너무 좋아 간단히 메세지를 남겼답니다.

 

 

'예술제본'이 한국에 들어온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해요.

아직 한국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문화이지만 프랑스, 영국, 독일 등의 국가에서는

왕가나 각 집안들에게 전해내려오는 귀중한 책들을 오래 전부터 예술제본을 통해 대대로 전해졌다고 해요.

그러므로 예술제본의 역사는 책의 역사와 함께 한다고 볼 수 있어요.

 

 

예술제본이 시작된지 10여년 정도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예술공방인 렉또베르쏘 대전 공방이 문을 연 지도 1년이 되어간다고 해요.

이번 전시는 지난 10년간 만든 책과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는 작업 과정, 예술제본 관련 도구·재료 등이 소개됩니다.

 

 

 

 

방명록에 글을 남기고, 간단한 안내책자를 읽고 난 후 전시관람을 시작했어요.

벽면에 이번 전시의 이름인 <예술제본 '앞장과 뒷장'展 렉또베르쏘 in 대전>이 눈에 들어오네요.

쌍리갤러리의 디자인은 관장님이시면서 동시에 1층 카페를 운영하고 계시는 사장님이 직접 하신다고 해요.

갤러리도 디자인하시고, 4층에 공연장도 직접 만드시고, 1층에서 커피도 직접 볶고 내리시는

사장님을 보고있자니 꼭 맥가이버 같습니다.

 

 

 

 

현재는 고인이 되신 백순덕 선생님께서 한국에 처음 예술제본이란 문화를 가지고 오셨다고 해요.

지금은 백순덕 선생님의 제자들이 그 문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故백순덕 선생님께서는 프랑스에서 공부하시면서 프랑스 예술제본을 배우셨다고 해요.

그래서 선생님께서 남기신 작품들은 대부분 프랑스의 느낌을 담고 있는 듯 합니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에 맞춰 제자들은 좀 더 다양한 개성을 지닌 작품을 만드셨답니다.

 

 

 

 

2층 갤러리에는 하나씩 소중하게 보관중이에요.

이번 전시는 사진촬영이 가능합니다.

대신 렉또베르쏘의 소중한 작품들은 절대 손대시면 안되요.

 

 

깔끔하게 유리상자 안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은 보고 있자니 그 가치가 저절로 와닿아요.

이번 작품들을 만드신 선생님께서는 아름답고 가치있는 책을 더 튼튼하고 아름답게 후대까지 전하는 이 작업이 좋다고 하십니다.

선생님의 말씀처럼 여기 전시되는 책들은 고서로써가 아닌, 그 이상의 가치를 담고 있어요.

 

 

 

 

가장 눈에 들어왔던 몇 작품만 꼽자면, 바로 위 작품이에요.

위 사진의 작품은 프랑스 제본 비엔날레 수상작이라고 해요.

자세히 보면 가운데 초상화가 들어가 있고, 상직성있는 패턴이 돋보이는 작품이에요.

더 놀라운건 안에 종이들은 더 오래된 듯한 느낌을 준답니다.

 

 

예술제본의 근본적인 목적은 책의 보수와 유지에 있다고 해요.

일반인들은 북아트와 예술제본을 혼동하기 쉬운데

북아트는 하나의 사람이 책의 내용을 가지고 새롭게 디자인하는 작업이지만,

예술제본은 책 그대로의 원형을 살려 훼손된 부분은 보완하고 근본을 그대로 살린 디자인을 입히는 예술활동입니다.

 

 

예술제본의 디자인은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책이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디자인을 그대로 살려내는게 목표라고 합니다.

물론 주문자에 따라 원하는 디자인을 넣어주기도 하지만

책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가치에서 벗어나는 디자인은 하지 않는다고 해요.

 

 

 

그리고 두번째로 마음 마음에 들었던 작품이에요.

예술제본은 책은 뜯는 작업부터 훼손된 부분을 보완하고, 다시 완전한 책을 만드는 과정까지 모두 수작업으로 이루어져요.

책 자체를 보와하는 작업도 오래 걸리지만, 책의 원래 느낌을 살려 표지는 입혀주는 것도 꽤 힘든 작업일 것 같아요.

하나하나 다 오려서 제작했다는 작품이니 표지 디자이너의 고생이 저절로 느껴지는 작품이었어요.

 

 

 

 

쌍리갤러리의 이번 전시는 박물관의 고서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엄숙함이 느껴질 정도에요.

이렇게 딱딱하고 차가운 느낌이지만, 그 덕분에 유리상자 안의 작품들은 더 돋보여요.

차가운 느낌 덕분에 책 표지에 주로 사용되는 가죽이나 진한 색들이 더 살아난답니다.

 

 

 

 

2층은 렉또베르쏘의 지난 작품들을 볼 수 있는 곳이라면,

3층은 예술제본의 과정을 볼 수 있는 곳이에요.

3층 입구에는 손님을 위한 차가 준비되어 있어요.

이런 부분도 사장님의 센스랍니다.

 

 

 

 

예술제본은 유럽에서 온 문화라 그런지 꼭 유럽의 책장을 보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해요.

요즘 디자인 문구들을 보면 엔틱한 느낌으로 나오는 제품들이 종종 눈에 띄는데,

유럽의 고서들의 디자인을 가져왔다는 느낌을 받았답니다.

 

 

 

 

3층 안쪽으로 보면 예술제본의 과정을 볼 수 있어요.

예술제본은 책을 기계로 자르고 붙이는 그런 작업이 아닙니다.

책장 하나하나를 붙잡고 뜯은 후, 한 장 한 장 확인해 보수하는 작업을 거칩니다.

또 중간에 압축하는 작업도 있어서 책을 보수하는 작업이 더 올래걸리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예술제본 과정은 정말 복잡하지만 여러 상황상 간단히 압축적으로 재현했다고 해요.

예술제본은 압축기, 칼, 망치 등 연장도 사용하는 작업이지만 섬세해야 되는 작업인만큼 여성 선생님이 대부분이었어요.

 

 

 

 

그리고 3층 맨 안쪽에서는 예술제본 과정을 영상으로도 볼 수 있어요.

어제(23일)는 쌍리갤러리 방문하고 처음으로 설명회가 있었답니다.

오후 2시에 얼렸는데 공방 제자 외 여러분들이 방문해주셨어요.

 

 

예술제본이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분야인만큼 작가 선생님께서 손님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준비하셨다고 해요.

아쉽게도 어제 하루만 설명이 이루어졌답니다.

예술제본에 대한 설명, 북아트와 다른 점들을 다뤄주셨어요.

 

 

그럼 왜 예술제본을 하는걸까요?

예술제본을 하는 이유는 좋은 의미를 담은 책을 더 오래 아름답게 전하기 위해서 일 것 같아요.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책의 가치나 소중한 의미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 책을 좀 더 아름답게 지켜주는 것이 예술제본을 하는 이유입니다.

 

 

 

 

오랜 시간과 작가들 노력으로 탄생한 작품들이에요.

책의 가치는 그대로 살리면서 더욱 튼튼하고 견고하게 재탄생한 책들이에요.

표지를 디자인하는 사람에 따라 개성있게 나온 표지들도 아름답습니다.

 

 

 

 

예술제본은 낡고 병들어 여기저기 아픈 책을 치료해 주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나이들어 여기저기 아픈 책이지만 치료를 통해 다시 한 번 예쁘게 태어난다는 의미가 너무 마음에 듭니다.

예술제본가의 인내와 노력을 이해하고 본다면 정말 많은걸 느끼게 하는 전시입니다.

 

 

혹시 쌍리갤러리에 방문하시어 둘러보게 되시면,

3층의 갤러리 안쪽의 제작과정을 먼저 살펴보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압축과 자르기를 반복하며 만들어지는 예술제본은 느림의 미학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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