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가 짙게 낀 휴일 오전.
대전역사박물관에 다녀왔다.
올 10월에 개관한 박물관은 살고 있는 집과 가까워 가봐야지 가봐야지 하고 마음만 먹고
바쁘다는 핑게로, 가깝다는 핑게로 차일피일 미루고만 있던 터였다.
박물관 건물의 설계가 특이하다.
건물 중앙이 확 트여 건너편 아파트와 상가 단지가 훤하게 보인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대전의 연표가 하얀 벽면에 보기 쉽게 내용과 함께 표로 그려 놓았다.
맨 먼저, 박물관이 위치한
이곳 상대동 도안 신도시를 개발 하던 중 발굴된 고려시대 유물 전시관을 만들어 전시하고 있었다.
여러 가지 많은 유물들 중 달항아리가 내 눈과 발을 멈추게 하였다.
투박한 질감과 고운 선이 조명으로 인해 그림자와 함께 아름다움의 극치를 연출해 주었다.
상설 전시실로 발길을 옮긴다.
휴일이라 그런지 초등생 자녀를 데리고 부모님들이 많이 관람을 하러 왔다.
위 유물들은 조선시대의 명기(明器)이다.
명기란 죽은 자와 함께 묘에 묻는 껴묻거리를 말한다.
미니어처처럼 작게 만들어 시신과 함께 묻었다고 한다.
백자제기류로 진열한 제상이다.
벽에 걸린 커다란 복식은 여산 송씨인 송효상(15~16세기 중반)의 묘에서 출토된 조선시대의 전통복식인 단령이다.
바닥의 저고리는 여산 송씨 묘역인 순흥 안씨(17세기) 묘에서 출토된 여성 저고리이다.
저고리의 꽃 문양은 지금도 선명하니 그 시대에 아름답게 직조한 정성이 담겨있다.
그외 두루마기끈과 족도리가 진열되어 있다.
찬갑과 다식판과 떡살 젓가락집과 수저집이다.
수저집의 꽃 문양 수가 아름답다.
여느 박물관에서는 볼 수 없었던 아름다운 문양의 다식판이다.
문양으로 봐서 아주 지체 높은 양반가의 살림살이라는 것을 엿볼 수가 있다.
은진 송씨가에서 기탁한 가채이다.
이것은 은진 송씨가의 며느리들이 혼인식이나 기일에만 쓸 수 있었다.
가채는 머리에 쓰는 가발과 댕기이다.
조선 후기에 제작된 거문고이다.
거문고 뒤에는 선비들이 적어 놓은 글귀나 시가 적혀있다.
앞에는 거문고 악보 '졸장만록'으로 현재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한다.
문방사우 중 물을 담아 사용하였던 연적들이다.
아주 작고 귀여웠다.
특히 개구리 조각상이 붙어있는 연적이 내 눈길을 끌었다.
상설전시장을 모두 관람하고 통로를 따라 내려오면
대전시를 통째로 옮겨 놓은 미니어쳐 도시가 조명과 함께 시선을 멈추게 한다.
시청과 정부청사 건물이 웅장하게 서 있다.
출구로 나오는 통로를 마치 6~70년대의 골목처럼 벽에 입체적으로 설치해 놓았다.
대전시가지의 변천사를 사진으로 전시해 놓은 출구 골목길.
관람시간
동절기(11~2월) : 10:00~18:00 / 하절기(3~10월) : 10:00~19:00
※ 관람종료시간 30분전까지 입장가능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명절 당일, 기타 박물관 관장이 지정한 날
관람료
무료
유모차·휠체어 대여
유아, 노약자, 장애인은 유모차와 휠체어를 무료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유모차는 30개월 이하 어린이를 대상으로만 대여할 수 있습니다.)
전시해설안내
전문자원봉사자, 박물관 직원으로부터 전시유물설명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전시해설의 효율성을 기하고 쾌적한 관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전시해설사 1인당 사전 예약자를 30명 내외로 제한하며,
30명 이상의 단체관람객의 전시해설은 예약 시 안내해드립니다.
기타사항은 안내데스크 또는 아래전화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 문의 : 042-270-8606~10
:
:
대전역사박물관은 조선시대엔 충효의 도시, 학문의 도시였던 대전을
한눈에 일목요연하게 관람하면서 배울 수 있는 박물관으로 꾸며졌다.
크고 작은 유물들이 대부분 유학과 실생활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조선시대의 생활상을 쉽게 알아 볼 수 있어 좋았다.
또한 아이들이 몸소 써 보고, 사진도 찍을 수 있는 포토라인도 있어
겨울방학을 이용해 아이들과 함께 우리 고장의 역사를 체험하면서
배우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뜻깊은 산교육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