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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상/일상다반사

일상의 재발견, 대전 카페를 놀다.

 



 



 나는 동네 카페라는 단어를 참 좋아합니다. 회색 배기 추리닝에 삼선 슬리퍼 하나 신고 산책 삼아 들릴 수 있는  카페, 더위가 지긋지긋한 여름이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홀짝이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카페, 느긋한 일요일의 오전에 친구와 수다를 떨 수 있는  카페, 밝은 미소로 또 왔느냐고 미소 지어주는 바리스타씨가 있는  카페. 비 오는 날 가게 앞을 지나가면 우산 가져가라고 소리치는 사장님이 있는  카페. 그런  카페 말이지요. 나는 대전에 삽니다. 그리고 우리 동네엔 제가 정말 좋아하는, 혹은 좋아할 동네  카페들이 있습니다. 월평동 길 건너 만년동의 소소한 북카페, 대흥동의 여행자  카페, 그리고 대흥동의 또 다른 따뜻한  카페. 나의 조그마한 아지트가 될 이 장소들을 그대에게 소개할까 합니다.

 인터뷰#1 저는 쉼을 단순한 카페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이는 아지트가 되었으면 좋겠고요. 그것과 더불어서 문화적인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공연도 했으면 좋겠고. (자판기 커피숍이라는 팀도 공연해주시기로 했고요.) 공간이 작아도 충분히 기획할 수 있는 행사가 많더라고요. 전시도 하고 싶고, 그런 다양한 분야의 분들이 와서 세미나도 하셨으면 좋겠고. 그리고 지금 저를 인터뷰해주시고 계신 한규 군이랑 같이 책을 만드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웃음). 앞으로도 이런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는  카페가 되었으면 하고요. 또 해외 진출을 꼭 하고 싶어요.








 쉼은 내게 가장 소중한 공간입니다. 매주 일요일 딸랑이는 풍경 소리를 들으며 들어서면, 한규! 하고 소리치는 연정누나가 있는 공간이지요. 쉼은 동네 사랑방입니다. 조그만 평수의  카페에 코흘리개 아이부터, 남편 흉보는 아주머니까지 다양한 손님이 드나들며 말 한마디씩 내려놓고 가거든요. 

  잡지 수록글 #2 대전 중구 대흥동 409 다시 14번지에 처음 발걸음을 한 것은 크리스마스 한참 전의 일이었다. 인디 밴드 허클베리 핀의 사진전이 한참 열리고 있던 십이월 초의 늦은 밤. 나는 대흥동 골목 어딘가에 위치한  카페 비돌에 첫발을 디뎠다. 나는 그곳에서 나의 스무 살을 마주할 수 있었다. 사실, 스무 살이라고 해봤자 별 게 없는 기억이었다. 홍대를 떠돌아다녔던 마지막 금요일의 ‘취기’ 어린 순간들. 그리고 주차장 골목 아래의 어느 클럽에서 만났던 허클베리 핀의 열정적인 공연. 그들의 땀과 샤우팅은 나의 스무 살을 정의하는 하나의 맥락이 되었고, 그 감동을 비돌에서 또다시 마주할 수 있었던 것이다.

 스무 살의 미성년은 그 후 몇 번의 사랑을 하고 그에 상응하는 횟수의 이별을 했으며 그러다 갑자기 어른이 되었다. 갑자기라는 건, 마치 자고 일어나니 짓누르는 생의 무게를 깨닫게 되었다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아무튼, 어른이 된 나는 삼 년이 지나 비돌로 향했고 또다시 허클베리 핀을 만난다. 그리고 그들 덕분에 ‘그녀’와 마주한다. 성급하게도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나는, 비돌의 구석진 자리에 앉아 그녀에게 고백의 말을 건넨다. 그녀가 이주 만에 내게 보낸 화답은, 내가 스물세 해 동안 들었던 그 어떤 말보다 감미로운 말이었다.

 비돌은 대흥동에 위치한 조그만  카페입니다.  카페라기보단 복합 문화 공간이라 함이 옳겠네요. 커피와 식사, 맥주와 사진, 그리고 올드 팝의 조화는 단연 환상적입니다. 어둑한 조명 아래 감성에 젖고 싶으면 비돌로 오세요, 나른한 고양이가 하품하며 반겨줄 겁니다.







 기획 기사 글 #3 준태 형과 은영 누나는 도시 여행자입니다. 내가 보기엔 대전이라는 도시를 그 누구보다도 '제대로' 여행하고 있는 여행자이지요. 나는 여행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작년 어느 날 만났던 스웨덴 아티스트가 내게 이런 말을 건넸던 기억이 납니다. '나는 한국인들이 관광을 여행이라 말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어요. 여행이라면 적어도 그 도시의 일상을 둘러볼 여유는 있어야 하지 않나요?' 둘은 대전을 여행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대전이라는 이 조그만 도시, 나와 너의 삶이 있고 우리의 일상이 있는 삶의 안식처를 말이지요. 그래서 나는 대전을 찾는 타지의 여행자들에게 이  카페를 꼭 권해주고 싶습니다. 대전에 오면 도시 여행자에 오세요, 그리고 이들과 함께 대전을 놀아보세요. 대전을 사랑하는 이들의 눈으로 대전을 바라봐주세요. 사사롭고 소소하게 대전을 놉시다!

 도시여행자는 대흥동에 위치한 여행카페입니다. 한 평 갤러리와 카페 공간으로 이루어진 문화 공간엔 다양한 감성이 가득합니다. 대전을 여행하고 싶다면 도시여행자에 들러주세요, 그리고 그 둘에게 인사 건네보세요. '대전을 놀고 싶다고.' 

 일상의 재발견, 대전을 여행해 보는 것은 어떨는지요? '자신이 사는 도시를 기차로 지나가 본 적이 있는가. 친숙하면서도 낯선 그 풍경에 매료되어 본 적이 있는가.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짚으며 낯설게 변한 일상을 바라본 적이 있는가. 나의 일상이 가장 황홀한 여행지임을 그대는 알고 있는가.' 일상을 놉시다, 대전을 놉시다. 그대 바로 옆에 황홀한 여행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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