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한화이글스 투수에 대한 이야기"
올스타전의 화려한 팡파르가 대전을 휘감았다. 김태균이 홈런 레이스에서 괴력으로 우승을 차지했고 류현진은 우수 투수 상을 거머쥐면서 대전에서의 성공적인 올스타전은 이렇게 끝이 난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무거운 가슴을 숨길 수가 없는 것은 이제 다시 후반기 레이스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팀들은 이제 전력을 쏟아 총력전을 외치고 있고 이래저래 승부의 타켓으로 한화가 지목당할 것은 뻔한 일, 어떻게 보면 전반기 마지막 전 패배가 말해주듯이 더없이 슬픈 후반기가 기다릴수도 있을 것이다. 전반기 시작 전만 해도 누구도 무시하지 못할 것 같았던 독수리 오형제의 부진과 용병 농사의 실패가 뼈절히 가슴을 울리게 하는 것이다. 과연 우리가 잃어버린 투수들은 어디서 찾아야 한다는 말인가!
오늘의 이야기는 2012년 한화이글스 상반기 결산 [투수 편]이다.
Good
박찬호
박찬호의 활약은 전반기 한화의 가장 큰 수확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팀에 있어 많은 공헌을 보여주었다. 메이져리그 동양인 최다승 투수의 명예도 팀에 합류하면서부터 내려놓았고 거만한 고참의 꼬리 표도 내려놓은 박찬호는 반면에 팀의 맏형을 자초하면서 굳은 일도 마다치 않는 큰 형으로 완벽하게 변신한 것이다. 16경기 등판 4승 5패 평균자책점 3.77 어떻게 보면 국내 복귀 첫해의 기록으로는 다소 초라해 보일 수도 있지만, QS가 팀 내에서 류현진 다음으로 많은 7번을 기록했다는 것이 말해주듯이 다른 팀에서 등판했다면 최소 7승은 기록했을 정도로 멋진 모습이었다. 후반기 과연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몰라도 박찬호의 국내 복귀 첫 해의 모습으로는 그는 한화의 베스트다. (박찬호의 투구에서 전성기의 모습을 찾는다는 것은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는 이야기일 것이다. 하지만 그가 한 경기 한 경기 혼신의 힘을 모아서 투구하는 모습, 후배들에게 벤치에서 충고를 아끼지 않는 모습은 왜 그가 위대한 투수인지를 몸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김혁민
시즌 초 5선발 경쟁의 불이 붙었을 때 김혁민의 선전을 예상한 팬들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이유인즉 만년 시즌 초 포텐이 터질 것이라고 기대를 거는 유망주이지만 막상 시즌에 들어가서 그가 남발하는 볼넷과 종잡을 수 없는 제구에 많은 팬이 오랫동안 지쳤기에 그랬던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그가 가진 잠재력, 직구만 던져도 쳐내기 힘들다는 무거운 공을 알고 있기에 그랬던 것이다. 그런 그가 드디어 올 시즌 그 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작년처럼 시즌 출발은 5선발에 들어가지 못하고 불펜에서 시작했지만 4월 막판을 기점으로 첫 승을 신고하더니 6월에는 무려 3승을 쓸어담아 내면서 한화의 전반기 최다승 투수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나 6월 5일 롯데전 완투승은 팬들의 기억 속에 김혁민 다시보기를 만든 일대의 사건 이었을 정도로 대단했다. 22경기 등판 5승 4패 평균자책점 3.83 QS 7번으로 본인 역대 데뷔 이후 최고의 기록으로 전반기를 마친 것이다. (김혁민의 전반기 선전에도 불구하고 구멍 난 마운드 때문에 5승으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그럼에도 김혁민의 후반기가 기대되는 것은 역시나 노련함이 붙어가는 그의 공, 거기다 25일 기록한 시즌 6승은 시즌 10승을 더 밝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유창식
7억 팔의 기대주 유창식에게 2011년 프로의 높은 벽을 느끼게 하는 고난의 2011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대단한 투수라는 것은 그런 2011년의 부진을 만회하기위해 수없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는 사실이 있기에 그런 것일 것이다. 스프링캠프부터 제일 빨리 몸만들기에 성공한 유창식은 올 시즌 마일영과 함께 초반 한화에 가장 좋은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시즌을 밝게 비췄다. 하지만 아기 독수리도 5선발의 벽을 뚫고 들어가기에는 아마도 벤치가 불안했을 법도 했기에 시즌 초는 불펜에서 시작했다. 그렇지만 4월 내내 불펜에서 안정적인 투구를 한 것이 주요했고 배스의 조기 퇴출이 결정되면서 5월에 선발에 가세를 했고 드디어 5월 3일 LG전에 올 시즌 첫 승을 거두며 달리기 시작한 것 거기다 6월에만 LG전에 2승을 추가하면서 LG킬러로 그리고 7월 두산전까지 승리를 만들면서 전반기 4승으로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그가 좋아지고 있는 부분은 고교 시절 장점으로 인정받았던 경기운영능력이 살아나고 있고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면서 잃어버렸던 구속까지 살아났기에 후반기는 더욱 거센 모습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19경기 등판 4승 4패 평균자책점 4.89를 기록했다. (어떻게 보면 QS 2회 일정도로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인 것은 사실이다. 또한 48개의 볼넷과 투구 수 80개 전후에서 달라지는 투구의 모습이 말해주듯이 올해가 가기 전에 풀어야 할 숙제도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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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데뷔연도 이래 한 번도 10승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던 류현진에게 올해는 더없이 힘든 악재의 한해로 보인다. 기록상 최악으로 보였던 2011년은 부상으로 얼룩지어졌다지만 올 해는 스프링캠프에서 쾌조의 컨디션으로 몸 상태를 빨리 끌어올려 놓고서도 타선의 부진과 이어지는 악재들 거기에 운까지 따라주지 않으면서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물론 현재의 상태만으로 류현진을 평가할 수는 없다. 하지만 5월까지는 따라주지 않는 타선의 문제가 컸다면 부상으로 씨름하며 맞게 된 6,7월의 투구는 류현진에게 의구심을 갖게 하는 것이다. 아직 시즌이 끝이 아니기에 그의 10승을 기대하고 있지만, 시즌 19승 달성의 목표가 본인에게 대단한 목표였던 것처럼 올해 10승 달성도 현재로서는 불굴의 의지가 필요해 보인다. (평가절하일 수도 있지만 류현진은 항상 언제나 한화에서 번외였다. 어쩌면 지금도 3승에 그치고 있지만 10승을 달성한 투수들보다 그가 왜 더 대단한 투수인지는 팬들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후반기 첫 게임에서 올 시즌 첫번째 완투를 기록한 모습은 앞으로 후반기에 그의 진가를 더욱 기대하게 하고 있다)
송신영
류현진은 이해라도 가지만 송신영의 부진은 이해하기 힘든 투구의 모습이었다. 19경기 1승 3패 세이브 없이 홀드 2개 평균자책점 5.79 과연 이것이 팬들이 알고 있는 송신영인가 싶을 정도로 가장 큰 실망의 모습이었다. 초반에 흔들림은 적응기간이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5월이 넘어가고 6월 11일 등판 이후 개점휴업인 모습을 보면 먹튀 논란에 빠져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아쉬움이 크게 남는 부분이다. 7월 11일 투구로 한 달 여만에 등판에서도 3실점 한 부분을 보면서 아무래도 올해는 어려워 보인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다른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딱 평범한 공 그 자체다. 넥센과 LG에서 보여주었던 완벽한 제구도 예리한 변화구도 모두다 사라지고 배팅볼에 가까울 정도로 타자들의 중심에 하나같이 맞아 나갔다. 자기관리 잘하기로 소문난 선수, 팀의 맏형으로 항상 이끌어줄 것 같은 선수가 출장정지를 당할 정도로 어려운 시즌인 것은 확실하다)
바티스타, 션헨, 배스
토종 투수들의 부진도 팬들에게 외면받을 정도지만 외국인 용병농사를 제대로 짓지 못한 한화의 문제가 결국은 2012년을 통째로 말아먹었다. 공을 들였던 배스는 시범경기부터 부진의 모습으로 한 번도 회복된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흑판왕이라는 2011년의 수식어가 무색하게 바티스타는 방화범의 구실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그리고 마지막 희망이라던 션헨도 기대치에는 너무나 멀어 보이는 단조로운 모습으로 민폐를 자초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들의 기록은 비교할 건더기도 없어 보인다. 배스는 시즌 기록은 찾기도 힘들 정도로 난타로 끝났고 바티스타는 마무리에 독과 같은 볼넷이 29개를 기록했으니 뭔 가능성을 논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이런 퓨처스에서도 어려워 보이는 투수들을 거금을 들여서 데리고 온 스카우터들의 안목이나 이를 받아들인 벤치의 모습은 아이러니하다. 상대적으로 다른 팀들의 용병들이 보여준 성적의 반이라도 보여만 주었다면 한화의 성적은 이 정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벌써 몇 년째인지 모르겠다. 투수로 고집을하면서 이렇게 땅을 치게 하는 것이.....)
양훈
스프링캠프에서 한대화 감독이 주목했던 양훈 예찬론 그는 시작 전 부터 붙박이 2선발로 낙첨이 될 정도로 올 시즌 한화가 기대를 걸었던 원투펀치였다. 그리고 그런 기대는 시즌 초 통하는듯했다. 4월에 승을 챙기지는 못했지만, QS를 높여갔고 5월 들어서는 3승을 기록할 정도로 피치를 올렸던 것 하지만 문제는 계속된 호투에서 승을 챙기지 못한 것이 한계에 왔는지 류현진 같은 부담이 목을 졸랐는지 급작스럽게 6월 들어서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6월에만 내리 4연패 7월까지 5연패를 기록하면서 전반기 완벽하게 게임아웃을 선언한 것, 필자가 생각하기 아쉬운 부분도 6월의 부진 아니, 어떻게 보면 5월의 흐름으로 다시 올려세울 수 있었던 6월 9일 넥센전 1실점으로 승리투수를 만들 수 있는 상황에서 아쉽게 잡아내지 못한 것이 그 흐름이 어떻게 보면 양훈의 맥을 빠지게 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양훈은 구위를 가지고 뭐라고 이야기할 꺼리는 없다. 몸이 좀 늦게 풀린다는 점이 항상 문제지만 전반기의 호투에도 3승뿐이 올리지 못한 부분 그것도 내리 5연패를 기록하고 있는 모습은 심리적으로 많은 어려움에 쌓여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