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튀는 기상천외한 상상력으로 만들어 낸 연극, "짬뽕"의 리허설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연극 "짬뽕"은 픽션과 논픽션의 어색한 조화가 인상적인 연극으로
심각한 사건을 재미있게, 그러나 결코 가볍지 않게 그려내 작품입니다.
저도 처음에 제목만 보고 아이들과 함께 리허설 현장을 찾았습니다.
물론 아이들을 제가 봐야하는 상황에 리허설 초대를 거절할 수 없어 동행을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이 연극 무척 재미있을 것 같아"라고 말을 했습니다.
물론 재미있게 진행이 됩니다.
그럼 연극의 내용이 궁금하시죠.
연극의 시대적 배경은 1980년 5월 17일, 광주의 한 작은 중국집 "춘래원"입니다.
악착같이 돈을 벌려는 주인 신작로는 일을 끝내고 고고장으로 가려는 배달원 만식에게 배달을 시킵니다.
고고장에 가려는 이상한 복장으로 배달을 가는 만식에게 잠복근무중인 두명의 군인에게 검문을 당합니다.
군인들은 배가 고프니 음식을 내놓으라고 하고, 만식은 돈을 내라고 하고...
결국 실랑이 끝에 몸싸움이 벌어지는데, 이 몸싸움은 걷잡을 수 없는 지경으로 일이 벌어지게 됩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이라는 슬픈 대한민국 역사에 본의 아니게 휩쓸리며 벌어지는 사건들 속에서
중국집 춘래원은 그 역사의 아픔을 온 몸으로 겪어내게 됩니다.
연극 "짬뽕"은 만식이 배달하다 벌어진 사건을 중심으로,
5.18 민주화운동이 짬뽕 한 그릇으로 인해 일어났다는 기상천외한 발상으로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 연극의 마지막은 그렇게 웃기지만은 않습니다.
연극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광주도청의 총격전과 함께 총소리와 고문장면등,
역사적인 사실을 기반으로 가공해 낸 픽션들이 더욱 연극에 몰입을 하도록 합니다.
연극 후반부의 취조와 고문장면에서 벌어지는 "짬뽕" 을 좋아하는 신작로를
빨간색의 짬뽕을 좋아하는 것을 보니 빨갱이라고 몰아가는 장면에서
아마도 작가나 연출가는 이렇게 열나 웃기는 짬뽕 같은 역사의 아이러니를 드러내려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극을 보는 내내 어처구니 없는 연극의 한 장면이,
당대의 처절하고 어처구니 없는 역사의 한 장면으로 겹쳐지면서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기발한 설정 한 그릇에 허벌나게 웃긴 코미디" 연극 <짬뽕>
극단 새벽이 야심차게 대전문화예술의전당에 올린 작품!
2만원, 1만원의 저렴한 가격에 의미를 되새겨보는 5.18 민주화 운동의 연극,
자녀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아픔의 역사 중 하나를 연극으로 엿보시는 것은 어떠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