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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맛집/서구맛집

[공간을놀다 #4] 대전 카페, 카페 쉼에서 쉬어봤니?







 사실상 서울 주민인 제게 대전은 주말 고향이자 마음의 고향입니다. 매 주말이면 대전 가는 무궁화를 타고 설레는 마음을 갖곤 하는데 그중 첫째가 엄마 밥이요, 둘째가 여자친구며, 셋째가 카페 쉼입니다. 보통 금요일 늦은 밤 홍대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기차를 타면, 대전역에 새벽녘에 도착하곤 합니다. 야간할증이 붙은 택시를 타고 월평동으로 향해 곤한 짐을 내려 놓습니다. 토요일 아침에 내려와도 되는 일상이지만, 조금이라도 긴 시간을 보내기 위해선 일찌감치 내려와야 합니다. 그렇게 내려와야 토요일과 일요일을 온전히, 대전에서 보낼 수 있기 때문이죠. 


 







 사실 일상이래봐야 약속 혹은 일의 연속입니다. 서울에서 소화해낸 것보다도 더 빡빡한 약속을 대전에서 소화하고, 밀린 일을 집에서 해나갑니다. 서울에 들고 다니는 넷북이 있지만 일러스트레이터와 포토샵을 동시에 돌리는데 데스크탑만 해야지요. 그렇게 작업과 약속을 소화해내면 여자친구를 만납니다. 나와 취미와 취향과 이상과 가치관이 같은 그녀는 책과 영화와 음악과 일상을 공유합니다. 함께 느즈막한 독립 영화를 감상하고, 인디 밴드의 음악을 들으며 길을 걷습니다. 길을 걷다가 토론을 하기도 하는데, 대부분의 주제는 책과 일상입니다. 어떤 작가의 작품 경향에 대해서 혹은 우리가 추진할 프로젝트의 진행 현황에 대해서. 이러한 모든 작업과 연애와 일이 이루어지는 장소는 집이기도 하지만, 다른 장소가 되기도 합니다. 그곳은 바로,

  대전의 북카페, 카페 쉼입니다.











 카페 쉼은 대전 서구 만년동의 만년코아에 위치한 조그마한 카페입니다. 서른 넷의 김연정 씨가 운영하는 카페는 테이블 셋의 발디딜 틈도 없는 카페입니다. 조그마한 소품들과 책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카페엔 열명만 들어가도 가득 차는 진풍경이 발생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살갑고 즐거운 공간입니다. 카페 쉼에 가면 대전의 일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근처 만년중 학생과, 초등학생들, 만년고 학생들과 주부들, 대학생들과 외국인. 대전을 이루는 다양한 구성원들이 카페에 들러 연정 씨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일상의 저변, 고민, 모든 이야기들은 그녀와 함께 '쉬'게 됩니다. 카페 쉼엔 쉼이 있습니다. 처음 보는 손님들이 한꺼번에 친구가 될 수 있는 카페는, 전국 어디에도 드물 겁니다.











 나는 카페 쉼에서 위안을 받고, 다양한 인연을 만났습니다. 아니 애초에 나의 대전 인연의 절반이 이곳에서 만들어졌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겁니다. 일요일 오전이면 나는 이곳으로 발걸음을 향합니다. 카페에서 친해진 17살 짜리 고등학생 하나와, 친구 녀석과 함께 앞으로 열 사진전에 대해 논의합니다. 사진전의 범주는 어느새 거대해져서 홍대와 대학로의 카페까지 섭외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모든 것의 시작은 카페 쉼이었습니다. '쉼'을 주는 공간, 대전의 쉼이 되는 공간. 카페 쉼에 놀러오세요.

 아메리카노를 입가에 묻히고, 거리고 나섭시다. 진득한 커피향이 그녀를 유혹할지라도.


대전블로그기자단 이한규 대전시청홈페이지 대전시청공식블로그 대전시 공식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