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한 거리'도 생소하고 '팔캉스 축제'도 생소하죠?
지난 4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시행한 '2019 문화적 도시재생사업 공모'에 전국 19개 지역이 선정되었는데요. 그중 대전에서는 유일하게 대덕구가 선정되어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갔습니다. 이름하여 '청춘, 88 하게~~ 문화적 도시재생 IN 88 STREET'.
한남로 88번길을 문화로 거리로 만들어 북적북적, 팔팔하게 하자는 취지였는데 아이들과 청년들이 많이 참여한 축제로 8월의 마지막을 흥겹게 보냈습니다.
골목골목 컨셉별로 진행된 체험부스와 먹거리 부스, 그리고 움직임이 있는 거리 몸짓전과 주크박스 버스킹까지 오정동이 모처럼 살아 숨 쉬는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문화적 도시재생 사업은 한남로 88번 길을 중심으로 만들어 간다고 합니다.
맛과 멋, 흥이 어우러진 골목길 축제 궁금하시죠?
8월을 보내는게 아쉬운 듯 88번 길에서 마지막 바캉스를 즐기려는 아이들이 안개비를 맞으면서 즐거운 토요일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습니다.
팔 캉스는 바캉스에 도로명 88번 길을 조합한 것입니다.
88번 길 입구인 연탄구이~현대마트까지 차량이 통제되었으며 주무대에는 음식점 활성화를 위한 야외테이블이 설치되고, 88번 길에는 7개의 골목이 있어 도심 속에서 유년시절의 추억도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예전엔 한남대 인근인 88번길이 번화가였으나 도심의 발전으로 이렇게 육교가 생긴 이후로는 이 지역의 상권과 경제가 많이 쇠퇴했다고 합니다. 육교 밑으로는 보행이 뜸하니 상권이 활성화 되지도 않고 인적도 뜸하겠지요?
문화적 도시재생사업은 도시 공간을 문화적으로 활용해 침체된 도심과 공동체의 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한 사업으로 대덕구는 오전동 한남로 88번 길 일대를 사업구역으로 지정하고 지역주민과 청년들이 88로 이웃되기라는 목표 아래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행사장 입구에는 몸에 붙이는 개성만점인 스티커를 나눠주고, 마을영화 제작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 주민들의 의견조사도 실시했습니다.
88번 길 일대를 사업구역으로 정하고 옛것과 현재가 만나는 '뉴트로'를 콘셉으로 잡았답니다. 이런 사업이 침체된 88번길에서 열린다는 것에 대해 마을 주민들은 기대가 컸습니다.
오후 8시경에 골목에서 하는 거리공연이 열렸습니다. 대전의 현대무용단체중 하나로 설립된 FCD 댄스 컴퍼니의 거리공연은 지역주민들과 함께 춤추고 어우러진 무대였습니다.
도예체험 학습장으로 이름난 대청호 두메마을에 있는 하늘강 아뜰리에 신정숙 선생님의 도움으로 '시시각각 오정 예술로' 주민참여 예술 프로그램이 운영됐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도자기를 만들고 있어요
물감으로 문양을 만들고 색을 칠하니 별모양의 도자기 풍경, 꽃이 그려진 도자기 풍경, 물고기가 그려진 도자기 풍경을 완성하여 파라솔에 걸어두니 바람에 딸랑딸랑 소리가 은은하게 퍼져나갑니다.
모기퇴치 스프레이 만들기, 예쁜 그림부채 만들기 체험이 있었습니다. 또 얼굴이나 손에 예쁘게 색칠하는 페이스페인팅으로 한껏 멋을 부리는 아이들도 많았어요.
1인 영화관 박스도 인기였습니다. 골목에 자리를 깔고 누워서 홀로 영화를 보는 것인데요. 아이들의 동심을 자극하는 것으로 친구끼리 와서 함께 체험하고 신기해 합니다. 1인 영화관 박스는 오정동 주민들이 만들었다고 하는군요.
누구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딱지치기 놀이죠. 딱지를 만들었던 기억들. 어른들과 함께 하니 두배로 즐거움이 가득해요.
행사장 끝에서는 '후비화'라는 낯선 체험이 있었는데요. 줄을 길게 설 정도로 남녀노소 인기있었어요.
화살이 날아 꽃이 되는 프로그램으로 참가자가 물감이 묻어있는 화살을 쏘면 점을 이루고 여기에 쏜사람의 이름을 넣은 꽃을 그리는 프로그램입니다. 여러사람이 쏘면 하나의 꽃밭이 된다는 취지로 준비한 프로그램이랍니다.
직접 화살을 쏠 수 있게 지도해 주시는 분이 있어서 그리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손가락으로 '최고'라는 모양으로 활을 잡고 쏘면 잘 날라가서 하얀 천으로 된 과녁에 물감이 묻을 수 있다고 합니다.
꽝~~없는 추억의 뽑기도 있었고요.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솜사탕을 만들어 주는 곳은 아이들과 부모들이 길게 서있었습니다.
전봇대와 전봇대를 잇는 전구에 불이 밝혀지면서 점점 축제의 분위기가 고조되었어요. 팔캉스 축제는 작지만 어둠을 밝히는 전구의 불빛이 반짝반짝했어요.
시간이 지나고 밤이 깊을수록 인파는 더 많아지고 흘러나오는 음악과 함께 사람들의 마음도 들떴어요. 과거 북적북적하던 오정동이 살아난 듯 하다고 하니 이번 사업의 중요성을 알겠어요. 근처 한남대생들도 참가한 덩달아 신바람난 축제였어요.
건강한 여름 잘 견뎠다고 서로 위안하면서 함께온 사람들과 맥주와 소주에 치킨, 떡볶이, 닭발, 순대 등을 먹으면서 웃고 이야기하면서 더위와 함께 8월은 가고 있습니다.
활발하지 않던 상가들이 이날처럼 호황이 되길 바라지요.
골목에 꾸며진 골목카페 낭만적이지 않나요? 조명과 불빛이 아름답고 저렴하게 파는 음료수를 사서 이곳에 앉으니 거리공연의 음악까지 감상할 수 있으니 더 운치있었어요.
제스튀스 현대마인연구소의 코믹 클라운 마임 TRIO 공연이 열렸어요. 재기발랄한 마임 연기가 유쾌한 분위기를 연출했어요.
즉석에서 관람하는 아이들을 무대로 데리고 와서 함께하는 어울림의 장이 되기도 했어요.
다음 공연은 낮에 길거리에서 공연한 FCD 댄스컴퍼니의 무대로 이어졌는데요. 검정톤의 어두운 옷을 입고 공연하였는데 첫 번째로는 '루인' 이라는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감각기관을 상실했을 때 감정에 끼치는 영향 이라는 내용을 몸짓으로 표현했습니다. 흥부놀이 이야기를 각색하여 스트릿댄스와 현대무용을 결합한 판소리&현대무용(흥부전)도 관객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얼키설키 이어져 있는 전선은 도심의 곳곳에 희망의 불빛이 되어 주는 듯 해요.
가는길 멀고 아득한 길도 서로 마주하면 반갑듯이 이들이 걷는 한발짝 한발짝이 행복이고 기쁨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