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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상/대전사람들

쓰담데이, 유튜브 어쩌다 농인! 대전광역시립손소리복지관을 소개합니다~

쓰담쓰담, 이 낱말은 가만히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그런데 매달 마지막 날을 '쓰담데이'라고 정해놓은 곳이 있습니다. 나 스스로에게 또 곁에 있는 친구에게 "한 달 동안 열심히 살았구나!"하고 격려하고 응원하는 곳, 어디냐고요?

대전광역시립손소리복지관

바로 대전광역시립손소리복지관(이하, 손소리복지관)입니다. 익숙한 듯한 건물 모습에 눈치챈 분들도 계시겠죠? 이곳은 대전청소년위캔센터 건물 뒷쪽에 자리합니다. 원동 119안전센터와는 7층 건물을 사이좋게 나눠쓰고 있답니다.

한지붕 세 가족, 대전청소년위캔센터·대전광역시립손소리복지관·원동 119안전센터

손소리복지관은 2015년 3월에 개관한 청각·언어장애인 전문복지기관입니다. 대전에도 다섯 개 구마다 장애인복지관이 있지만, 전국 230여 장애인복지관 중에 청각·언어장애인을 위한 곳은 단 여섯 곳 뿐이라고 합니다. 그 중 세 곳은 서울에 있다니 우리 대전의 장애인 복지정책 수준, 대단하죠? 따끈따끈, 4월에 소개된 올해의 장애인 보조정책도 살짝 알려드릴게요.

2019년 새롭게 시작하는 장애인 보조정책도 놓치지 마세요~

1. 2019년 정보통신보조기기 보급 : ☎ 시청 정보화담당관실 042)270-3214

https://www.daejeon.go.kr/drh/board/boardNormalView.do?boardId=normal_0096&menuSeq=1631&pageIndex=1&ntatcSeq=1250635463#

2.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 : ☎ 시청 장애인복지과 042)270-4781

https://www.daejeon.go.kr/drh/board/boardNormalView.do?boardId=normal_0189&menuSeq=1632&ntatcSeq=1251052191

 3. 장애인연금 인상 지원 : ☎ 시청 장애인복지과 042)270-4783

 https://www.daejeon.go.kr/drh/board/boardNormalView.do?boardId=normal_0189&menuSeq=1632&ntatcSeq=1249685237

 4. 청각장애인 인공달팽이관 수술 지원 확대 : ☎ 시청 장애인복지과 042)270-4783

https://www.daejeon.go.kr/drh/board/boardNormalView.do?boardId=normal_0189&menuSeq=1632&ntatcSeq=1250693536

대전·충청지역에서도 유일한 청각·언어장애인 전문복지기관인 손소리복지관, 왜 이곳이 필요했을까요?

수어로 '보다'라는 단어와 손소리복지관의 '손소리' 초성을 형상화한 로고

우리나라는 국제장애분류를 기준으로 장애의 종류를 뇌 병변, 정신, 심장, 발달 장애, 신장, 시각, 청각, 언어, 정신 지체 장애 등 15종으로 세분화하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청각·언어장애의 경우, 듣거나 말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겉보기에 비장애인들과 다를 바 없어서, '행복한 장애'라고 오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수어(手語)를 제1언어로 사용하는 대다수 청각·언어장애인에게는 간단한 우리말 설명서나 안내판부터 이해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저 역시 십수 년 영어를 공부했어도 그림책 원서도 제대로 읽기 어려운 것처럼, 이 분들에게는 우리말 역시 낯선 외국어와 같다고 합니다. 병원과 관공서 뿐만 아니라 아무리 좋은 복지시설이라 해도 수어통역사 없이는 쉽게 이용할 수 없는 것이지요.

손소리복지관 입구의 수화통역서비스 안내판

참, 수어는 예전에는 수화로 불렸던 청각·언어장애인들 사이의 의사소통 방법입니다. 2016년 한국수화언어법이 제정되면서 한국어, 영어 등과 동등한 자격을 가진 고유의 언어로 인정되었다고 합니다. 인류의 역사만큼 오래된 수어는 나라마다 지역마다 다르고 사투리도 있다네요.

그럼,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 대신에 글을 읽고 쓰면 되지 않을까요? 하지만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단어를 말하고 읽고 쓴다는 건 아주 어렵다는 것을 여기에 와서야 알았습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수어를 하고 필담(筆談 : 글을 써서 이야기하는 것)을 나누는 장면들이 자주 등장하지만, 실제로는 비장애인이 2개 국어를 유창하게 하는 것처럼 엄청난 노력과 훈련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손소리복지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와 재활사업 안내
손소리복지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치유 및 상담 프로그램

이렇듯 장애인 중에서도 복지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보니, 청각·언어장애인들은 남모를 아픔도 많았습니다. 그 사연들이 모이고 모여 간절한 염원이 되고 힘이 되어, 중부권 유일의 청각·언어장애인 복지관이 세워지게 되었답니다.

손소리복지관은 청각·언어장애인만의 특성을 고려하여 언어·심리재활사업, 교육문화사업, 직업재활사업, 정보화사업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이 분들이 보다 나은 삶을 누리고 홀로서기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이곳의 복지카페와 영상도서관에서 근무하는 분들도 '복지일자리'를 통해 자립하게 된 청각·언어장애인들이시래요.

청능검사실과 재활지원실 모습
복지관 주민(손소리복지관을 이용하는 청각·언어장애인들)을 위한 구내식당
발마사지 자원봉사서비스를 받는 프로그램실 / 스마트폰·컴퓨터 교육실

그럼, 150만 대전시민 중에 청각·언어장애인은 몇 분이나 되실까요? 2017년 기준으로 약 9천여 명이나 되신다고 합니다. 이 중에는 장애인으로 등록되지 않은 어린이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손소리복지관에서는 농아동학습지도와 부모교육, 언어치료와 청능훈련, 심리치료 및 상담, 운동재활, 직업상담과 취업알선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손소리복지관의 영상편집실과 유투브 채널 '어쩌다농인'

특히나 듣지 못하기 때문에 정보습득에도 제약이 큰 만큼, 수어영상도서와 수어뉴스를 직접 제작·보급하며 정보차별 격차를 줄이는데 애쓰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청각·언어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해마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방법 교육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유투브 채널 '어쩌다농인'을 통해 손소리복지관과 이용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를 통해 청각·언어장애인들께서는 세상과 좀 더 소통하고, 저처럼 청각·언어장애인에 대해 잘 모르던 분들은 다름을 이해하게 될 겁니다.

영상도서관과 시청각실

손소리복지관의 여러 시설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영상도서관입니다. 평범한 도서관처럼 다양한 분야의 책도 있지만 영상으로 제작된 자료도 많습니다. 누구나 '금도끼 은도끼', '콩쥐팥쥐' 같은 옛이야기는 어릴 때부터 듣고 읽었을 겁니다.

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혹은 어릴 때 열병으로 듣는 능력을 잃은 청각·언어장애인들 중에는 이 옛이야기부터 모르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옛이야기부터 속담, 대전지역의 문화해설을 수어동영상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또한 화면해설과 자막이 실린 영화도 볼 수 있습니다. 외국영화의 경우, 처음부터 자막처리가 되어 있어 최신 개봉작을 볼 수 있지만 우리나라 영화는 그 작업이 늦어서, 개봉하고도 한두 해가 지난 뒤에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따끈따끈한 신작이 들어올 때면 시청각실에서 <손소리자막극장> 상영회도 엽니다.

영상도서관의 자료 열람과 대출, 한 달에 한 번씩 열리는 <손소리 자막극장> 상영회는 누구에게나 활짝 열려있답니다. 5월의 <손소리 자막극장>은 5월 7일 화요일 오후 2시와 오후 7시에 열리고, 성동일과 권상우 주연의 '탐정 리턴즈'를 볼 수 있다네요. 꼭 들러보세요~

청각·언어장애인을 위한 영상전화와 QR코드, 얼굴이름

참, 듣고 말하기 불편한 청각·언어장애인들께서 손소리복지관을 어떻게 이용할지 궁금하시죠? 다행스럽게도 이 분들은 얼굴을 보고 수어로 대화할 수 있는 영상전화가 있다고 합니다. 손소리복지관은 관장을 비롯하여 여러 직원들 중에도 청각·언어장애인인 분들도 있어서 이용하는 분들과는 더욱 가깝게 소통하실 수 있답니다.

또한 영상도서관을 비롯하여 직원들의 명함에도 QR코드가 표시되어 있어, 이를 스캔하면 이용방법과 안내 등을 수어로 전달한다네요. 참 좋은 기술이죠?

특히 직원들의 경우, 저마다 '얼굴이름'이 있습니다. '고혜정'이라는 제 이름과 제 얼굴을 일치시키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수어로 '고혜정'을 표시하는 것이 어려워서, 제 특징을 드러낼 수 있는 간단한 수어동작으로 저를 소개하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국수를 좋아하는 저는 젓가락으로 국수먹는 동작으로 표현할 수 있겠죠? 덕분에 이곳을 찾는 분들께서 더욱 쉽게 손소리복지관을 이용하고 담당직원과 가까워질 수 있답니다.

4월의 쓰담쓰담 쓰담데이 모습

손소리복지관은 매월 마지막 날이면 '쓰담데이'를 엽니다. '쓰담데이'는 '지치고 무료한 일상에서 벗어나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해주는 특별한 날'로 3층 복지카페에서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진행합니다. 손소리복지관을 이용하는 청각·언어장애인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 누구라도 이곳에서 무료 음료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답니다.

함께 행복하기 위해 내 것을 나누어주는 실천, 손소리복지관에서는 자원봉사와 후원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따뜻한 관심 부탁드려요.

대전광역시립손소리복지관 이용안내

1. 이용대상 : 대전시에 등록된 청각·언어장애인 및 가정

2. 이용시간 : 오전 9시 ~ 오후 6시 (월 ~ 금)

3. 문의전화 : 042) 345 - 9912

4. 영상전화 : 070) 7947 - 9016

5. 이용절차 : 전화 및 내방 > 상담예약 > 초기상담 > 영역별 진단 및 평가 > 지원계획회의 > 서비스이용 > 사후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