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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전시ㆍ강연

고대로 떠나는 타임머신! 대전선사박물관 역사문화특강

안녕하세요?

3대 하천이 굽이쳐 흐르고 그 주변으로 펼쳐진 기름진 땅과 나지막한 산들에 둘러싸인 우리 고장 대전은 일찌기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대전 곳곳에서 발굴되는 옛 사람들의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멀게는 10만여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지요.

대전선사박물관 전경과 농경문청동기를 따온 입간판

특히나 1997년에 발굴된 노은동 유적지(기념물 38호)는 대전의 구석기 시대부터 삼국시대까지의 유적과 유물이 발굴·발견되어 대전선사박물관이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대전선사박물관의 상설전시실과 어린이체험실

대전선사박물관에서는 돌을 깨뜨려 쓰던 구석기시대부터 쇠를 녹여 농사를 짓고 무기를 만들기 시작한 철기시대까지 대전에서 발굴된 고고 유적과 유물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습니다.

대전의 선사시대에 대한 소개

각 시대별 전시실을 걷다보면 옛 사람들의 지혜와 경험이 지금의 대전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소중히 잘 보존하여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줘야겠죠?

보물 1823호 농경문청동기 소개

선사시대 중에서도 단군할아버지와 고조선으로 대표되는 청동기시대 전시실에 이르면 '과학의 도시, 대전'이라는 위상은 어쩜 이때부터 시작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반도에서도 가장 일찍 한국식청동단검이 발견되었고, 보물 1823호로 지정된 농경문청동기(농사짓는 그림이 새겨진 청동기)가 제작될 정도로 그 문화수준도 대단히 높았다고 합니다.

대전선사박물관 관람안내


1. 위치 : 대전 유성구 노은동로 126

2. 문의 : ☎ 042) 270-8640

3. 누리집 : https://www.daejeon.go.kr/pre/index.do

4. 관람요일 및 시간 : 화~ 일 10:00 - 19:00 (3월 ~ 10월) / 10:00 - 18:00 (11월 ~ 2월)

5. 휴관일 : 월요일(월요일이 공휴일일 경우 익일 휴관) , 1월 1일, 설 당일

6. 관람료 : 무료

대전선사박물관은 선사시대 전문 박물관이자 살아있는 문화공간으로 다양한 강좌가 열립니다. 그래서 소개합니다~ 대전선사박물관에서 떠나는 고대사 여행, 2019 역사문화특강 '고고학자가 이야기하는 고대의 해외명품'.

2019 역사문화특강 '고고학자가 이야기하는 고대의 해외명품'은 지난 4월 4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마다 절찬 진행 중입니다. 고구려와 백제, 통일신라 그리고 철의 왕국 가야까지 우리나라 고대국가에 대한 강의는 정말 다양합니다.

2019 역사문화특강 강의실 전경

2019 역사문화특강 '고고학자가 이야기하는 고대의 해외명품'은 각 고대국가가 중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와 교역하는 과정에서 받아들인 문화재나 선진문물을 주제로 한 특강입니다.

2019 역사문화특강 자료집

우리나라 고대사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무료강연으로, 강의가 끝난 이후에도 천천히 복습할 수 있도록 자료집까지 준비되어 있습니다.

신라의 대외교역과 국외명품을 맡은 윤형원 국립부여박물관장

지난 셋째주 목요일에는 (사)중앙아시아학회장을 맡고 있는 윤형원 국립부여박물관장이 천년왕국 신라의 대외교역과 국외명품에 대해 들려주었습니다.

"섬나라 일본은 육로가 끊겨 해외가 곧 국외가 되겠으나, 우리 한반도는 육로와 해로를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지정학적 위치에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에서 쓰는 '해외'보다는 '국외'라는 용어가 우리에게 더 적절합니다."

윤형원 국립부여박물관장은 '해외'와 '국외'에 대한 용어 정리로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해외가 일본에서 유래된 낱말인데, 이제껏 아무 생각없이 써왔다니 다시 한번 반성했답니다.

통일신라시대의 세계적 흐름을 설명하고 있는 윤형원 관장

이 시기는 세계사적으로 볼 때, 페르시아와 그리스, 이집트, 훈족 등이 융성하던 때라고 합니다. 세계 속의 우리나라를 다시 돌아보는 순간이었습니다. 우리 역사에서 부여·고구려·백제·신라·가야는 지금까지도 그 가치와 의미가 큰 고대국가들입니다.

신라의 대외교류를 엿볼 수 있는 양나라 양직공도와 당나라 장회태자묘 벽화

그 중에서도 신라는 한반도 남동쪽 끝에 위치하여 고구려와 백제에 비해 더디게 발전했습니다. 그러나 꾸준하게 대외교역을 추진하여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이고 전해주며 성장했습니다.

장보고·혜초·처용·최치원 등 당대 인물

삼한의 진한 12국에서 사로국을 중심으로 확대된 신라는 박혁거세(청동), 석탈해(철), 김알지(금)로 상징되는 3단계의 큰 변혁을 겪습니다. 이후 가야를 병합하여 김해평야의 곡창지대와 남해안 바닷길을 얻었고 동해안 일대와 한강유역으로 진출합니다.

해상왕 장보고 시대(9세기)의 해상실크로드

신라는 삼국 통일 과정에서 당군의 침입으로 고구려와 백제가 멸명할 때, 그 기술자들과 유민들을 받아들여 국력신장의 계기로 삼습니다. 통일신라는 당나라와 관계를 새로이하고 불교를 근간으로 하는 찬란한 문화를 꽃피우게 됩니다.

신라 금관의 국제성

신라의 상징을 꼽으라면 화려하고 아름다운 금관이 첫 후보에 오를 겁니다. 신라 금관의 금판은 아프카니스탄에서 출토된 유물과 비견되고 나뭇가지형 장식과 출(出)자형 장식, 걸음걸음마다 흔들리는 보요장식은 북방 유목인들이 선호하던 장식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굽은 옥 장식의 원료는 중앙아시아에서 출토된다고 하니, 신라 금관은 여러 지역과 여러 문화의 집합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인면 유리구슬 목걸이와 로마양식의 유리용기들

신라시대의 대표적인 국외명춤으로는 경주 미추왕릉 지구에서 출토된 인면 유리구슬 목걸이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 신비로운 빛깔의 구슬은 인도 자바-티무르 지역에서 생산된 쟈팀구슬로, 사람의 얼굴과 새, 나무 등이 모자이크되어 있답니다. 또한 신라 무덤에서 출토된 다양한 유리용기는 4~5세기에 이스라엘과 레바논 지역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실크로드 교역의 적극적인 증거라고 합니다.

장식보검과 은제잔

경주 계림로 14호분에서 출토된 장식보검지금도 화려하고 이국적인 장식이 일품입니다. 이러한 장식은 고대 그리스, 로마, 이집트, 서아시아 등에서 널리 유행한 기법이었고 카자흐스탄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5세기 유물이 발굴되었다고 합니다. 황남대총에서 출토된 은잔상서로운 동물들과 문양들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는데, 눈이 크고 코가 높은 서역인이 재밌는 포즈로 누워있습니다. 

백제의 선진기술로 축조된 황룡사 9층탑과 불국사의 석가탑·다보탑

신라는 대외교역을 통해 국외명품의 원료 혹은 완제품만 들여온 것이 아니라 선진기술과 인력도 수입합니다. 신라의 사찰 가운데 가장 컸다는 황룡사에는 호국을 상징하는 국가적 보물 중 하나였다는 황룡사 9층탑이 있었습니다. 이 탑은 신라를 무시하던 아홉 나라를 물리치고 삼국의 주인이 될 것을 천명한 것으로 백제 장인 아비지와 200여 기술자가 완성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무영탑과 아사녀 설화'가 깃든 불국사의 다보탑과 석가탑도 옛 백제땅의 기술자가 만들었다니, 신라를 통해 백제의 뛰어난 기술을 엿볼 수 있습니다.

경주 성덕왕릉을 지키는 석제 십이지신상 중 원숭이상

"우리가 이태리 가방을 들고 다닌다고 이태리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듯이, 신라 땅에서 출토된 국외명품들은 어디에서 만들어졌든 신라사회의 일부분입니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그 사회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경제적 여유와 문화적인 힘이 있어야 생명력을 갖는 것입니다."

윤형원 관장은 천오백 년 전, 이 땅에 뿌리내리고 융합하고 꽃피웠던 이웃나라들의 문화유산을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이는 글로벌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유의미한 이야기가 아닐런지요.

2019 역사문화특강 '고고학자가 이야기하는 고대의 해외명품', 놓쳐서 아쉽다면 이번주 목요일 오후 3시, 가야의 대외교역과 해외명품 시간에 꼭 들러보세요. 

여기에 하나 더!! 대전선사박물관의 역사문화특강은 5월에도 계속됩니다. 울산 반구대로 대표되는 선사시대 암각화부터 고구려, 백제, 신라 그리고 가야의 공예와 회화, 조각에 탑까지 섭렵할 수 있는 유익한 기회, 2019 박물관 아카데미 '고고한 고대 미술 산책'.

한국 고대미술 문화의 매력에 퐁당 빠져볼 수 있는 여덟 번의 강의 역시 무료로 진행됩니다. 봄은 볼 것이 많아 봄이라 불린다지요. 흩날리는 봄꽃 그늘 따라, 배움길을 떠나보심은 어떨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