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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전시ㆍ강연

청년작가 지원전 넥스트코드 2019에서 대전을 해석해보다!

청년작가 지원 전 넥스트코드 2019 
4.9 - 5.19 
대전시립미술관 1-4 전시실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대로 155


대전에서 청년작가 지원 전으로 열리는 '넥스트코드' 전시는 청년작가의 등용문이자 디딤돌의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지역 미술의 미래를 짊어질 차세대 작가를 양성한다는 의미가 있는 프로젝트 넥스트코드 2019 를 만나기 위해 대전시립미술관을 찾아갔습니다.

대전에서 넥스트코드가 시작된 것은 지난 2008년으로 '전환의 봄'부터인데요. 20여 년 동안 132명의 역량 있는 청년작가들을 발굴하여 소개했습니다. 대전·충남 지역에 연고가 있는 39세 이하의 청년작가가 대상입니다.  

올해의 넥스트코드는 대전이라는 도시의 지역적 연결고리를 표현할 수 있는 동시대 도시-사회의 구조와 단면을 본인만의 시선으로 사유할 수 있는 김재연, 노상희, 박승만, 박용화, 이윤희, 이재석, 장재민  7인의 작가를 선정했다고 합니다.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는 것들을 다시 생각하고 새로운 의미를 끌어내는 작품과 만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작품들이 공간에 자리 잡고 관객을 맞이하고 있어서 좋은 전시전입니다. 산책자는 잊히거나 버려진 것, 하찮다고 생각되는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발굴하면서 대상의 새로운 의미를 생성한다고 하죠. 


사진을 찍다 보면 새로운 무언가를 느낄 때가 있습니\다. 겨울나무의 마른 가지, 물가, 돌, 산, 때로는 타버려서 재난 지역처럼 보이는 곳도 찍어보면 공기와 온도 등이 같이 담기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김재연 작가는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산의 풍경을 OHP 필름으로 인쇄하고 다시 스캔하는 과정에서 노이즈나 균열 등 인위적인 조작을 의도했다고 합니다. 명확해 보이지 않은 풍경이 그려졌지만 때로는 독특한 색감과 흐릿한 잔상이 겹쳐서 보이기도 합니다. 


저 앞에 보이는 Human Cage는 동물이 아닌 인간을 가두는 곳이라고 합니다. 저 작품의 설치 작업을 통해 인간 스스로 인공적인 공간에 갇힌 동물로 인식하게 함으로써, 위계적인 관계와 관람하는 전복되는 경험을 유도했다고 합니다. 

인간은 사회성을 길러야 살아가는데 문제가 없지만 동물은 야생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물원은 야생성을 극도로 제한하고 억압하기까지 합니다. 박용화 작가는 인간성과 동물성의 이중적인 경계를 통해 동시대의 불안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합니다. 

이곳에 있는 작품들은 해골, 보철 등으로 신체성을 표현했습니다. 총의 노리쇠가 분리된 것처럼 인간의 장기 역시 그렇게 조립된 것이라고 작가는 표현했습니다. 

신체와 사물 분만 아니라 내부와 외부, 자연과 인공, 관념성과 질료성등의 혼성 융합으로 표현해냈습니다. 

우리는 죽음을 통해 완성된다는 말도 있죠. 시간과 중력을 제거함으로써 일시적인 소생을 시도하고 사물의 존재론적인 본질에 대하여 포착하는 모습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지구 상의 모든 생물들은 중력때문에 땅위에 발 붙이고 살아갑니다. 다행히 중력에 의해 우주로 날아가지는 않지만 중력이 있기에 한계도 있습니다. 중력의 법칙을 거스르며 공중에 떠 있는다는 것은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서 있는 것과 비슷해 보입니다. 

마지막 전시공간에는 어두운 공간에 만들어져 있는 안쪽에 오면 이윤희 작가의 작품들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녀는 단테의 신곡을 모티브로 하여 자신의 작품과 서사를 생성하고 있다고 합니다. 맑은 백자에 금칠을 더해 화려한 채색과 정교한 형태를 만들어냈습니다. 

단테가 황량한 지옥세계를 지난 뒤에 "여기서는 죽은 자들로부터 시가 되살아나리니"하고 외쳤을 때 그것은 글자 그대로의 진의(眞意)였습니다. 생명의 유한함을 상징하는 해골, 치유를 상징하는 붕대, 안식처를 상징하는 샘물 등 알레고리 집합체로 단체의 '신곡' 장면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도시-사회 속에 있는 것들을 다각도의 재 맥락화를 시도한 전시전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대도시를 들여다볼 수 있다고 합니다. 7명의 작가가 재해석하고 자신만의 색감으로 표현한 넥스트코드 2019 전시는 우리를 다시 만나보는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