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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여행/역사유적

꽃구경, 대전문화재 구경! 구한말 역사 품은 수운교 도솔천

꽃샘 추위가 기승을 부려도 봄은 옵니다. 회창한 봄날 여유롭게 산책하며 꽃구경도 하고 문화재도 감상할 수 있는 수운교 도솔천에 다녀왔습니다. 자운대 안에 자리한 수운교는 문화재로 지정될 만큼 가치있는 수운교 건축물들과 수운교 솔밭공원, 수운교를 가는 길목에 늘어선 목련꽃 길 등 다양한 구경과 휴식이 가능한 장소입니다.

혼란과 슬픔으로 가득한 구한말의 역사를 관통한 수운교는 19세기 말∼20세기 초에 만들어진 동학 계통의 신종교 이지요. 그리고 수운교 도솔천 일대는 한국의 민족 종교인 수운교의 변천과정과 종교사회상을 알려주는 문화유산으로 종교적·건축사적 가치가 있는 장소입니다.

수운교 도솔천을 가려면 자운대 일대를 거쳐야 하는데요, 국군대전병원에서 국군체력단련장까지 약 2Km정도의 도로가 목련꽃 길입니다. 목련꽃 국내 최대 군락지로 매년 4월 목련꽃 계절이 오면 흐드러진 목련꽃들로 장관을 이루지요. 올해는 잦은 꽃샘 추위로 먼저 나온 꽃들이 조금 시들긴 했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꽃길입니다.

목련꽃 길을 지나면 수운교 도솔천에 나옵니다. 수운교 도솔천 입구의 수려한 소나무 숲을 지나면 금병산을 병풍처럼 두른 수운교 경내가 넓직하게 눈에 들어옵니다. 종교시설이란 생각보다는 고궁이나 공원을 산책하는 느낌이 더 강한 장소이지요.

이용정보

개방시간 : 06:00 ~ 18:00

주차시설 : 1000대. 무료

대중교통 : 606, 911번

공원이나 고궁을 산책하는 기분으로 어디를 둘러봐도 고풍스런 멋과 역사의 발자취를 느낄 소 있는 곳이지만 저는 수운교도솔천, 석종 등 문화재로 지정된 건축물 위주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도솔천(시유형문화재 제28호)

수운교 도솔천은 대전광역시의 문화재자료로 지정되었다가 그 가치와 중요성을 인정받아 1999년 대전광역시의 유형문화재 제28호로 재지정되었습니다. 그리고 수운교천단이란 명칭도 2003년에 수운교도솔천이라 변경되었지요. 천단과 도솔천이 혼용되고 있어서 헷갈리기도 합니다.

용호문

문화재와 문화재자료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문화재란 조상들이 남긴 유산 중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높아 보호해야 할 것들로서 유형 문화재, 무형문화재, 민속 문화재, 천연기념물, 사적, 명승지 등이 있어요. 또 지정 주체에 따라 국가지정문화재, 시도지정문화재, 문화재자료 등으로 분류되기도 하구요.

문화재자료란 비지정 문화재 중 향토문화 보존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것을 시도조례에 따라 지정한 문화재를 말합니다.

도솔천(시유형문화재 제28호)

도솔천은 수운교의 상징적인 건물로 1929년에 지어진 목조건물인데요. 경복궁을 중건한 최원식 목수가 맡아서 지었다고 하네요. 조선시대의 건축술을 잘 보여주고 있어 건축사적 의미가 있는 건축물이에요.

광덕문

 

도솔천(시유형문화재 제28호), 석종(문화재자료 제13호)

도솔천 지붕에는 궁궐과 왕실 건축물 등에만 이용하던 12지신상을 배치하여 위엄을 강조했어요. 지붕 추녀마루 위에 다양한 모양의 작은 조각물들을 잡상 또는 어처구니라 하는데요. 이 어처구니가 하늘에 떠도는 잡귀를 물리치는 주술적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현대 건축물중에는 청와대 본관 지붕에 어처구니가 설치되어 있다고 하네요.

석종은 도솔천 양쪽 옆에 놓여 있는 개구리 모양의 커다란 돌종이예요. 두드리면 신기하게도 쇠북소리가 들려 석고(石鼓)라고도 부른답니다.

종각(등록문화재 제335호)

종각은 청동으로 상륜부를 탑처럼 만든 것이 일반 종각과 달라서 가장 먼저 눈에 띄네요. 높은 화강암 기단, 육각 모양의 다포 양식, 겹처마에 단청 등 웅장하고 화려한 느낌이 듭니다. 이 종각안의 범종은 원래 일본에서 주조해 온 범종이 있었으나 일제가 약탈해 갔다고 해요. 그 뒤 1952년에 6·25전쟁 때 사용했던 탄피를 녹여 새롭게 만든 범종이라고 합니다.

본부사무실(등록문화재 제334호)

수운교 본부 사무실은 지부와 교인들의 업무를 맏아 하는 곳인데요, 이 곳은 일제강점기 말에는 공립학교 교사로, 8·15 광복 당시에는 태극지하종교연합회 사무실로, 또 6·25전쟁 때는 인민군 여단사령부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종교적·역사적 가치가 충분한 건물임을 알 수 있지요.

봉령각(등록문화재 제331호)

봉령각은 화재로 소실된 뒤 원래와는 다른 모습으로 중건한 목조 기와집 건물이예요. 도솔천단, 법회당과 더불어 수운교의 삼단(三壇) 중 하나로 수운교를 창시한 이상룡이 별채처럼 사용하면서 거처하던 곳이랍니다.

법회당(등록문화재 제333호)

법회당은 1936년에 지은 종교 건축물로 일식 건축양식이 가미된 근대 한옥 건물입니다.

용호당(등록문화재 제 332호)

용호당은 수운교 본부 건물 중 가장 오래된 건물로 교주 이상룡의 사저로 사용되었던 건물이예요. 1926년에 건립하였으나 1940년 낙뢰로 전소하여 1948년에 원래의 모습으로 재건했다고 합니다. 현재는 수운교 경전과 예참문, 금강경탑다라니 원판 등을 보관하고 있다고해요.

수운교는 5공화국 시절 자운대 지구가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수운교 일대가 강제 철거가 되었고, 오랜 법정 소송끝에 지금의 수운교 본부만 남아 있지요. 군사시설 보호구역의 폐쇄성으로 인해 일반인들의 접근이 용이하지 않았어요.

그러나 최근(2015년)에 시민들의 휴식과 명상을 위한 생활공원으로 조성되고 알려지기 시작했어요. 자운대 안에 자리한 수운교는 문화재로 지정될 만큼 가치있는 수운교 건축물들과 수운교 솔밭공원, 수운교를 가는 길목에 늘어선 목련꽃 길 등... 꽃 구경도 하고 문화재 구경도 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임에 틀림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