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과거와 현재, 빛과 어둠, 현실과 비현실, 나와 타자 등 상대적인 의미들 속에 존재하는 예술 사회적 담론들을 재해석하는 작품들을 만나게 되는 공간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 영원히 존재하는 것은 없는데요. 태어났으면 언젠가는 저 너머로 사라지고 빛이 켜졌다고 하더라도 꺼지기 마련입니다.
형광등의 전원을 켜면 필라멘트에서 열전자가 튀어나와 유리관 내의 수은과 충돌해 자외선이 많이 포함된 빛을 발생시킵니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 역시 그렇게 만나 빛을 만들기도 하고 서로를 어둠에 가려지게 만들기도 합니다.
세상은 열리기도 하고 닫히기도 한다고 합니다. 꾸준하게 좋을 수도 없고 나쁠 수도 없는데요. 그러니 일희일비하지 않는 것이 사는데 가장 편리한 대응자세가 아닐까요.
반도체를 설계하는 데 있어서의 기본은 On과 Off를 하는 0과 1을 인식하게 하는 것입니다.
직접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메모리의 저장용량이나 처리속도가 높아집니다. 64K에 불과하던 한국의 메모리 설계 기술은 지금 G에 이르는데요. 사람이 사는 도시 역시 그렇게 진화해왔고 사람의 능력 역시 그렇게 자신의 능력치를 올리면서 성장해갑니다.
지금은 상당수의 가정이나 도시에서 LED를 일반적으로 볼 수 있지만 우리의 도시를 밝게 만든 것의 주인공은 바로 백열전구의 힘이 컸습니다. 조명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빛을 내야 하는데, 전류가 흐르는 필라멘트가 금방 타 버리는 게 문제였다고 합니다. 전류가 흐르는 필라멘트는 최고 약 3,000 ℃까지 온도가 올라갑니다.
대전은 지금 오래된 건물을 활용한 근대문화 탐방로를 만들어놓고, 걷기 좋은 여행지로 자리매김해나가고 있습니다.
대전 근대문화탐방로를 걷다 보면 예전에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 건물이 나오는데요. 이곳은 대전창작센터로 활용되고 있죠.
올해 1월 29일부터 4월 21일까지 Welcome To Light On Off 전시전이 열리고 있어서 찾아가 본 것입니다.
'도시의 환영, 빛' 전시는 대전 원도심과 사회, 역사와 시간, 그리고 그 속에 존재하는 유무형의 모든 삶의 가치를 바라보며 '예술로서 도시를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담았다고 합니다.
"조그만 햇빛 한 조각이 어디에선가 모르게 새어 들어왔다. 그 눈부시고 따뜻한 것을 손에 담아 본다. 기억이 난다. 어렸을 때부터 여러 번 경험했었다. 그렇게 신기하게 바라보다가 단 청을 피우면 이내 사라져 버린다. 우주, 공간, 구조, 시간, 기억... 그리고 치유..."
- 기억을 쫓는 빛, 시공간의 틈을 열다-
샤프심만을 가지고도 전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접지할 수 있는 약간의 재료와 건전지만 있으면 전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쓰임이 있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만 있다면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은 많지가 않습니다. 이곳에 전시된 작품명 중 '궤도 (Orbit)'가 인상에 남았습니다.
궤도란 한 천체가 다른 천체가 미치는 중력의 영향으로 그 천체 주위를 돌면서 그리는 곡선(일반적으로 타원 형태) 경로를 의미합니다. 케플러의 제3법칙은 조화의 법칙이라고 불립니다. 케플러의 제3법칙은 태양과 행성 간의 거리와 행성 공전속도 사이에 특별한 관계가 있음을 밝혔습니다. 도시와 사람,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조화의 법칙이 흐릅니다. 이것들도 궤도를 돌 듯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