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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여행/공원ㆍ마을

대전명소 한밭수목원 가을풍경, 꽃무릇과 핑크뮬리

 

점점 깊어가는 가을. 이제 얼마 안 있으면 단풍 소식이 들려 올텐데요. 아직은 단풍을 보기에는 이르고 9월과 10월 가을꽃으로 많이 알려진 붉은빛의 꽃무릇과 분홍빛 핑크뮬리를 보러 한밭수목원을 찾아갔습니다. 예쁜 꽃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왔습니다.

 

한밭수목원은 동원과 서원으로 나뉘어져 있는 중부권의 가장 대표적인 수목원인데요. 사계절 모두 예쁜 모습에 제가 자주 사진을 찍으러 찾아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에 꽃무릇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부랴부랴 카메라를 챙겨 나왔습니다. 과연 동원과 서원 어디에 있을까 궁금했는데 다 돌아보고 나니 동원과 서원 모두 소나무 밑에서 자라고 있었네요.

 

 

동원에 들어서니 소나무 숲 밑에서 보랏빛 맥문동과 붉은빛의 꽃무릇이 자태를 뽐내며 피어 있었는데요. 소나무 숲으로 들어오는 가을 햇살이 자아내는 아름다운 모습과 함께 한밭수목원과 첫만남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보랏빛 맥문동과 함께 있으니 보색관계를 이루고 있어 서로 더 아름답게 보여지고 있었는데요, 마치 태극기의 태극의 빨강과 파랑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소나무들은 건곤감리. 너무 상상력이 풍부했나요? ㅎㅎ

 

 

동원에 있는 꽃무릇들은 너무 멀리 있어 자세히 보기는 힘드네요. 그렇다고 숲으로 들어갈 수는 없기에 멀리서나마 꽃무릇과 맥문동을 담으며 선선한 가을의 오후를 즐겨봅니다.

 

 

꽃무릇은 주로 사찰이나 절 주변에서 많이 피어 있는데요. 뿌리의 독성이 코끼리도 쓰러뜨릴 정도로 강하다고해요. 꽃무릇은 단청이나 탱화를 만들 때 좀이 슬지 않도록 찧어서 만드느라 주변에 많이 심었다고 합니다.

꽃무릇으로 가장 유명한 절들은 선운사와 불갑사가 손꼽힐텐데요. 이제는 관상용으로 많이 심어져 도심 공원에서도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꽃무릇의 꽃말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이라고 합니다. 꽃은 예쁜데 꽃말은 참 슬프네요. 이런 꽃말이 지어진 이유는 잎과 꽃이 피는 시기가 틀려 서로 만날 수 없기에 이와 같은 꽃말이 지어졌다고 합니다.

 

 

자세히 보면 마치 여자분들 긴 속 눈썹과도 비슷한 모양이네요.

 

 

올해 보랏빛 맥문동을 제대로 보기 힘들었는데 한밭수목원 동원에서는 소나무 밑에서 예쁘게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올해 여름더위가 너무 심해 제대로 피어나지 못한 거 같은데 선선해진 날씨에 조금은 생기를 찾은 듯한 모습이네요.

 

 

꽃무릇과 맥문동를 보며 가을에 심취해 있었는데 갑자기 분수 가동 안내 방송이 울리고 시원한 물소리와 함께 하늘로 물줄기가 뿜어져 오릅니다. 여름이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분수의 모습을 보니 시원함이 느껴지네요.

 

 

아이들은 역시나 너무나 신나하고 부모님들은 감기에 들까봐 물에 젖지 않게 아이들을 말리는 모습이 여름과는 사뭇 대조적인 풍경으로 다가옵니다.

 

 

한참동안 분수를 구경하다가 한밭수목원의 가을을 만나러 들어가 보았는데요. 오후의 가을 햇살은 모든 걸 예쁘게 치장해 주었네요. 조롱박 터널에서는 아이에게 조롱박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자연을 알려 줄 수 있는 교육적인 공간으로도 좋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천고마비의 계절, 청명한 가을하늘이 너무도 예쁜 날들이 이제 계속 될 텐데요. 이런 가을 하늘과 함께 한밭수목원의 모습도 예쁘게 가을색으로 갈아입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이제 내년 여름을 기약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는 키 큰 해바라기를 바라보며 내년에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우리에게 와 달라고 말을 건네 봅니다. 꽃들이 지고 피고를 반복하는 모습을 보는 사람들은 어쩜 꽃들이 보면 천년만년 사는 도깨비처럼 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잠시 해 보게 되네요.

 

 

나무데크길을 따라 드문드문 서 있는 꽃무릇도 보이네요. 군락지에서 떨어져 피어 있는 꽃무릇들을 보니 가을의 쓸쓸함도 느껴집니다.

 

 

가을바람이 선선하게 불어 가족나들이하기에 너무 좋은 한밭수목원에는 역시나 많은 분들이 가을 나들이를 즐기고 계시네요. 아장아장 걸음마를 하는 귀여운 아기들의 모습도 볼 수 있고 손잡고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의 모습을 보며 한밭수목원이 많은 분들에게 인기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연못을 따라 데크길을 걷다 분홍빛 핑크뮬리를 발견하고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봅니다. 가을 햇살을 가득 품은 핑크뮬리의 아름다움은 더욱 더 빛을 바랬는데요. 역시나 사람들의 눈은 똑같다고 많은 분들이 '예쁘다'라는 감탄사를 하며 사진을 담느라 여념이 없네요.

 

 

핑크 뮬리 분홍빛으로 가득한 이곳은 마치 거친 붓으로 그려 놓은 듯한 풍경화처럼 느껴집니다.

 

 

이렇게 한밭수목원 동원의 가을모습을 보고 서원으로 발길을 옮겨봅니다. 동원은 아기자기한 정원과 같다면 서원은 자연적인 원시림 같은 느낌이 강했는데요. 서원은 조용히 사색하며 산책하기에 좋은 코스였습니다.

 

 

중앙에 있는 큰 연못에는 아직도 피어나고 있는 연꽃들을 듬성듬성 만날 수 있었네요. 이곳에 빅토리아 연이 있었음 정말 많은 인기를 얻을텐데라는 생각을 잠시 가져봅니다.

 

 

서원에서는 다양한 가을꽃들이 자생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저 또한 느긋한 시간을 보냈는데요. 예쁜 꽃들과 함께 하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었답니다.

 

 

가을꽃 황화코스모스도 가을바람에 하늘하늘 흔들리는 모습이 정말 가을이네~~라는 느낌을 주네요.

 

 

서원에도 소나무 밑에 꽃무릇 군락지들이 있었습니다. 동원보다도 훨씬 많은 꽃무릇들을 볼 수 있었는데요. 이곳은 조금 일찍 피었는지 꽃무릇들이 많이 시든 모습이었습니다.

 

 

나무 데크 위로 떨어진 낙엽을 보니 가을의 쓸쓸함도 느껴지고 왠지 따뜻한 차 한잔이 생각납니다.

가을하면 늘 머릿속에 그려지는 그림이 있어요. 한쪽에서는 낙엽을 태우고 그 낙엽 태우는 소리와 냄새를 맡으며 흔들의자에 앉아 책 한권을 읽으며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는 모습이 떠오르는데요. 낙엽 태우는 소리와 냄새는 정말 그립기도 합니다.

 

 

깊어가는 가을~~ 아름다운 꽃무릇과 핑크뮬리가 있고 가을꽃들이 있어 도심 속 가을나들이 하기에 너무 좋은 한밭수목원.

가족과 함께, 연인들과 함께 한밭수목원에서 깊어 가는 가을날 좋은 추억을 만들면 좋을 듯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