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전여행/원도심이야기

영미, 영미야~대전 원도심 도보여행 가즈아~

 

 산책하기 좋은 대전원도심 도보여행 가즈아!

유난히 추웠던 동장군이 한풀 꺽인 겨울의 끝자락.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대전역 동광장의 바람은 아직 매서웠습니다. 경부선을 비롯 영. 호남 교통의 요지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전역은 대전블루스, 가락국수 등  잊을 수 없는 추억들이 절로 묻어나는 곳이죠. 

봄이 오는가 싶어 마른 나뭇가지 끝 겨울눈을 바라보게 만드는 2월의 끄트머리. 2018 한민국 테마여행 10선에 선정된 대전 원도심 여행에 참여해 대전의 역사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에 참여하기 위해 대전역 동광장으로 모여드는 여행객들>


 근현대를 이야기하는 대전 원도심 여행

대전 원도심 여행은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에 선정되어 새롭게 기획된 코스인데요. 여행코디네이터 양성과정을 수료한 수강생들이 기획한 여행(대전. 공주. 부여. 익산)으로 <위대한금강역사여행>권역  그 첫 번째 여행입니다.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이란?

전국의 10개 권역을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로 육성하기 위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국내여행 활성화 사업입니다. 각 권역에 있는 3~4개 지방자치단체는 지역의 특색 있는 관광명소들을 개선하고 연계항 테마가 있는 고품격 관광코스로 여행자들을 맞이합니다. (출처;한국관광공사)


과거와는 확 달라진 모습의 대전역 대합실 한 번씩은 가보셨을텐데요. 기존의 2.5배로 확장된 대합실은 놀라울 정도로 커졌습니다. 단연 대한민국 교통의 중심지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솔자가 사진으로 보여준 대전역사는 1918년에 처음 세워졌지만 한국전쟁 때 소실되어 다시 세웠는데요. 지금의 역사는 2003년 KTX가 생기면서 만들어진 역사라고 합니다. 


 대전의 자랑할 만한 철도인. 기적을 울리는 사람들

<대전역 동광장에 세워진 호국철도광장>

 

6·25전쟁 당시 철도는 가장 중요한 육상 교통수단이었습니다. 대전역 동광장에는 한국전쟁당시 수송 작전에 투입되었다가 전사한 철도인의 숭고한 넋을 기리는 호국철도광장이 2015년 9월에 조성되었습니다.  

태극기 휘날리는 호국철도광장에는 윌리엄 딘 소장(미24 사단장) 구출과 군수물자 수송작전에 투입됐다가 전사한 김재현 기관사(가운데. 당시 28세)와 황남호, 현재영 두 부기관사의 동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광복 70주년 기념과 코레일 116주년 철도의 날을 기념해 이곳에 동상을 세우고 '기적을 울리는 사람들'이라 이름지었습니다. 

그후 미국방부는 한국전쟁 당시 국가를 위해 용감하게 주어진 임무를 수행한 이분들에게 민간인에게 주는 특별공로상을 줬다고 합니다.  


 철도보급창고(구.철도청 대전지역사무소 보급창고3호)

 <대전역 동광장 주차장 한 켠에 자리한 철도보급창고>


철도를 통해 생겨난 대전은 시간과 공간이 공존하는 도시입니다. 

 대전역 동광장 주차장 한 켠에 덩그러니 자리한 낡은 목조건물인 철도보급창고는 철도청에서 필요로 하는 물자를 이동. 보관하던 철도청 대전지역 사무소 보급창고였습니다. 허름한 건물 외벽의 나무판자가 시커멓게 변한걸로 보아 오랜 세월이 흘렀음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등록문화재 168호로 지정된 이 보급창고는 1956년 일제강점기의 기술을 적용해 지어진 목조건물로 그 원형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근대목조 건축물로서의 희소가치가 높다고 합니다. 

일자형의 긴 지붕의 내부엔 기둥 하나 없이 지어져 8.15 광복 후 건물의 특징을 그대로 간직하였으며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매우 높은 건물로 현재는 문화예술공간으로도 가끔 이용되고 있습니다.


 소제동 장승 

<철갑교를 건너면 바로소제동 장승이 세워져 있다>


커다란 느릅나무 아래 자리한 소제동 장승은 평범한 돌 두 개가 나란히 세워져 있는 모습인데요. 바로옆에 안내문이 없었다면 누구라도 장승이라고 생각지 못했을 거예요. 매년 정월 보름 전날엔 복을 기원하는 제를 지낸다고 합니다.

나무를 기준하여 왼쪽이 남장승. 오른쪽이 여장승이라고 합니다.  이곳에서 시내쪽을 바라보면 보문산이 보이는데요. 그 옛날 송시열 선생이 여인의 돌아누운 모습 같다하여 그 기운을 막기위해 이곳에 장승을 세웠다고 하는 설도 전해집니다.  

<소제동을 끼고 흐르는 대동천>


소제호가 사라진 곳엔 대동천이 맑게 흐르고 있습니다.새로운 벚꽃명소로 거듭난 대동천에 노란 꽃창포가 활짝 웃을 즈음엔 시민들의 발걸음도 잦아진다고 합니다.

소제동이라 이름 붙은 이유도 바로 소제호가 있었기 때문인데요. 1927년 일본인들이 주변의 산을 허물고 소제호를 메워 관사촌을 지었다고 합니다. 사라진 호수의 흔적은 없지만, 소제호를 기억하며 1930년대 철도관사촌의 모습을 천천히 둘러 보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대동천변 벽화거리

<소제동 벽화거리. 이곳에 송시열 선생 생가가 남아 있다>


소제동을 끼고 흐르는 대동천 철갑교를 기준으로 벽화마을이 쭈~욱 이어져 있는데요. 대동천을 따라 소박한 그림들을 구경하며 벽화 골목으로 들어섭니다. 

100년전 소제호가 있었던 바로 이곳. 호수를 끼고 있는 소제동에 우암 송시열 선생이 살았던 집이 현재 남아 있으며 기국정이라는 정자를 지어 학문을 논했던 곳이라고 합니다. 버드나무와 연꽃이 예쁘게 피어났던 호수 주변의 평화롭던 전통마을이 어느순간 일본인들이 점령했던 근대마을로 변했습니다. 


 철도관사촌(솔랑시울길)

<소제동 철도관사촌과 솔랑시울길>


1901년 일제가 경부선 철도를 건설하고 대전은 철도 교통의 중심지가 되었습니다. 철도로 생긴 도시 답게 대전역 뒤 소제동엔는 철도관사촌이 밀집해 있습니다. 당시 철도노동자들이 거주할 관사를 짓기위해 아름답던 소제호가 메워지고 솔랑시울길이라 불리는 골목엔 철도관사촌이 형성되었던거였죠. 

철도공사장 인부들과 고위 간부급이 살았던 관사 지붕 아래엔 집집마다 호수가 새겨져 있으며, 100여채였던 관사가 한국전쟁을 겪고 현재 40여촌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소제동에서만 만나 볼 수 있는 나무 전봇대 & 좁은 벽화골목>

소제동을 돌다보면 대전의 한복판에 이렇게 낙후된 집들이 있나 싶을 정도로 허물어져가는 집들이 많습니다. 관사가 모여 있는 솔랑시울길에서 만난 나무전봇대. 소재동에서만 볼 수 있는 세월의 흔적입니다. 과거와 현재 시간의 흐름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인적이 드문 골목길에 넘어질듯 서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이곳에도 변화가 왔습니다. 골목의 허름한 벽에 소박한 벽화들이 채워지고 지역 예술가들의 활동으로 언제부턴가 외국인과 여행자들이 찾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60년의 역사 대창이용원 & 소제창작촌

<60년의 역사를 지켜온 대창이용원 & 철도관사촌 42호는 소제창작촌으로 변신했다>


소제동 역사의 산 증인 2016 대전 기네스에 오른 대창이용원. 60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입니다. 여든이 훨씬 넘은 연세에도 이용원을 건강하게 운영하고 계십니다. 

1920~30년대 지은 철도관사촌, 관사촌 42호는 현재 대전지역 문화예술인들의 문화예술 창작공간으로 아담하게 꾸며 이용되고 있습니다. 원도심 근대유산 투어. 골목길 음악회 등 지역 예술가와 해외 작가들의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며 지역주민과 여행자들의 가교역할로 매년 다양한 프로그램을 열고 있습니다.


 왕딱지를 넘겨라

<그옛날 아이들이 놀았던 골목에서 딱지치기를 직접 해보는 여행자들>


겨울이 끝나갈 무렵 따스한 햇살이 잘 드는 골목의 주택가 계단은 아이들의 놀이터였습니다. 특히 계단 가운데 시멘트 기둥에 아이들이 미끄럼탔던 흔적도 볼 수 있었는데요. 참가자들은 그 당시 아이들이 놀던 그 자리에서 그 아이들이 했을 법한 딱지치기 놀이를 그대로 재연해 봤습니다.

두꺼운 딱지를 잘 넘어갈 수 있도록 외투 겨드랑이에 쓱쓱 문질러 팔에 힘껏 힘을 주고 땅에 내려쳐 딱지를 넘기던 추억. 사내아이들이 주로 많이 했던 놀이죠. 

위에서 아래로 딱지를 내리치는 배꼽치기. 딱지 옆에 발을 대고 치는 발대기 딱지 등 이날 여행 참가자들이 딱지를 쳐 넘기는 사람에겐 행운을 얻는 기회도 가졌습니다.

<소제동 우물터 & 재생공간 293 이 있는 골목>


좁은 벽화골목을 지나 그 옛날 동네 우물이 있었던 자리에 도착했습니다. 지금의 청양슈퍼 바로 앞인데요. 지난해 왔을때와는 달리 회색빛 벽에는 산뜻한 벽화가 새롭게 그려졌고 좁고 긴 골목엔 詩가 씌어진 판넬이 군데군데 세워져 있습니다. 


우물터 바로 앞 대문엔 <재생공간 293>이란 팻말이 걸려 있었는데요. 폐가를 전시공간으로 꾸며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담장 너머로 바라보니 "잠원문"이라고 새겨져 있네요. 
일제강점기와 근대, 현대까지 지나온 세월동안 외관이 온전히 보존되었으며, 마당을 이용해 또다른 작은 공간을 이어낸 흔적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철도를 통해 만들어진 도시 대전. '2018 한민국 테마여행 10선' 에 선정된 대전 원도심 첫 번째 여행으로 철도와 관련된 이야기와 근대의 흔적을 볼 수 있는 소제동을 둘러봤는데요. 대전 원도심 여행은 이동거리가 길지 않아 도보로 다니다보면 소소한 볼거리가 넘쳐납니다. 

봄이 멀지 않은 듯 한낮엔 따스한 기온에 어디로든 나가고 싶어지는 때입니다. 

근대도시 대전이 지닌 가치와 원도심의 매력을 찾아 대전 원도심으로 가즈아~~ 


<후속 기사로 도시로 부흥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던 옛 충남도청과 대전블루스가 전시되는 대전창작센터, 현대마임연구소로의 여행이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