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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상/장터ㆍ골목길

설맞이 대전역 새벽시장 풍경! 대전의 새벽을 여는 사람들

예년에 없던 맹추위로 1월을 보내고 다시 맞은 2월은 전 세계가 대한민국 평창 동계올림픽의 열기로 가득합니다. 올 겨울은 봄이 오는걸 시샘 하는지 입춘이 지났음에도 또다시 하얀 세상을 만드는 오묘한 계절입니다. 

설날이 며칠 남지 않은 주말, 대전역 새벽시장의 설대목 풍경은 어떨까? 살을 에는 추위에도 대전역 광장 반짝시장이 열리는지 궁금하여 이른 새벽 컴컴한 어둠을 마주하며 찾았습니다. 


◎ 대전의 새벽을 여는 사람들 

 


대전역 새벽시장. 동이 트기전 하루 중 최고 추운 시간. 설맞이 대목이라 좀 특별하겠지 생각했는데, 워낙이 날이 추워선지 어두컴컴한 대전역 주차장 입구엔 몸을 데우기 위해 폐목재로 불을 지피느라 연기가 자욱했습니다. 

물건을 진열한 곳은 몇 군데 뿐. 막 자리를 편 곳도 있고, 이른 시간부터 벌써 물건을 펼쳐 놓고 손님을 기다리는 할머니. 아직은 찾아 주는 이 없지만 곧 찾아 줄 손님을 기다립니다. 쇠기둥에 등을 기대고 웅그리고 계신 모습에 마음이 짠 합니다.



주말 새벽 6시 기온 영하 8도. 이곳은 대전역 서광장 주차장 입구로 매일 새벽 6시부터 8시까지 열리는 반짝시장입니다, 지난주에 비하면 많이 누그러진 날씨지만 그래도 어두운 새벽의 체감온도는 영하 10℃는 족히 넘는듯 했습니다. 두 손은 주머니 모자와 머플러로 무장하고 종종걸음으로 대전역을 향하는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어두컴컴해선지 좌판을 펼친 사람은 몇 몇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날씨가 추워 나오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다네요. 재래시장의 단골은 중년의 아줌마들인데 아직은 보이지 않고 나이드신 분들만 간간이 보입니다. 날이 밝으면 상인들이 좀 더 모여들거라며 일치감치 피워 둔 불 주위로 아저씨들이 모여 몸을 녹입니다. 


◎ 대전역 새벽시장

 


12일부터 이곳 반짝시장에도 본격적인 설 대목장이 열린다고 말하시는 아주머니. 평소엔 8시 이전에 모두 철수해야하는데 3일간은 온종일 장이 열린다며 기대하고 계시는것 같았습니다. 

그나마 다행입니다. 이분들이 설대목을 볼 수 있게 작은 배려라도 해주니까요. 추운 날씨에 택배로 받은 과일이 꽁꽁 얼었다는 요즘 그래도 보관을 잘 해선지 차례상에 올릴만 한 큼직한 배, 부사 사과등 과일을 가지고 나오셨네요.



'세일'이라고 크게 씌어진 다라엔 왕대하가 50여마리는 족히 될 듯 한데 단돈 만원. 아구찜에 들어가는 미더덕. 껍질 깐 자연산 굴도 한 봉지 가득한데 만원. 살이 꽉 찬 꽃게도 가지런히 담겨 새 주인을 기다립니다.



차례상에 올릴 대추는 자손의 번창을 의미한다죠. 대추나무에 핀 꽃은 헛꽃이 하나도 없이 모두 열매가 달린다고 합니다. 쪄서도 먹고, 구워도 먹고 삶아도 먹을 수 있는 알밤도 어찌나 굵고 좋은지. 한 되 오천원. 맹추위로 야채값이 고공행진을 하는 요즘. 그래도 이곳은 많이 저렴한 편. 동네시장보다 훨씬 많은것 같아 냉큼 집어들었습니다.. .

 


대전역으로 향하는 사람들. 어디선가 열차를 타고 새벽에 대전에 도착한 사람도 이곳을 지나갑니다. 이 시간에 이곳을 지나는 분들 그 부지런함에 존경스럽기까지 합니다. 날이 좀 더 환해지면 다시 둘러 볼 요량으로 바로 옆 역전시장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그곳엔 문을 열었을까? 내심 궁금증이 발동합니다.

 


좀전의 어두컴컴한 반짝시장과는 너무도 다른 풍경입니다. 비가림 시설이 되어 있는 역전시장 내부는 붉을 밝혀선지 환합니다. 새벽에 물건을 해왔는지 뜯지 않은 박스들이 쌓여 있고, 막 상자에서 물건을 꺼내 진열을 하는 상인들. 이곳에도 아직 손님은 많지 않습니다.



붉은 불을 밝힌 정육점에는 새벽에도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버섯이나 브로콜리 시금치 등 다양한 시설채소가 가득한 전통시장은 멋드러진 포장은 안돼있지만 덤이 있고 인정이 넘쳐 주로 어르신들이 많이 찾습니다. 뜨거운 김이 모락 모락 오르던 두부도 찬기온에 이내 식습니다. 

커다란 봉지안에 담겨진 고사리도 뻣뻣한걸 보니 겉은 얼었습니다. 이곳은 식당이나 소매상인들이 와서 대량으로 물건을 구입해 가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검은 봉지를 들고도 무언가를 또 사시는 아저씨.직접 발걸음 하신 모습이 존경스럽기까지 하네요. 아내를 배려하는 마음. 모든 남성들이 닮았으면 좋을텐데 말입니다.

 


오색파라솔이 옹기종기 모여 예쁘게 보이는 골목. 이 골목은 비가림 시설이 없는 역전시장 골목입니다. 예전엔 많이도 복잡한 골목이었는데 맞은편 중앙시장에 밀려선지 예전보다 훨씬 줄어들었음을 실감합니다. 그래도 모든 상점들이 불을 밝히고 손님맞을 준비 'OK'입니다.

 


어딜가나 추운건 마찬가지. 이 골목 역시 불지피기에 바쁩니다. 폐목재를 얹고 또 얹어서 피우지 못한 곳으로 빨리 옮기기 위해 한꺼번에 많이 얹어 불을 지핍니다.

시장 사람들의 인심은 후합니다. 나 혼자만이 아닌 서로 함께임을 실감케 합니다.

저 불마져 없다면 얼마나 추울까? 추위에 단단히 대비 했어도 영하 10℃를 오르내리는 추위엔 장사없습니다. 지난주 겨울왕국일때 보다는 좀 낫지만, 방콕하다 나온 저도 불앞에서 한참 몸을 데웠습니다. 



설날 전날은 전부치는 냄새에 온집안이 기름냄새로 가득합니다. 전요리의 대표주자 동태포를 떠가는 손님을 위해 엄청나게 큰 놈들만 골라 진열해뒀습니다.

제일 큰 동태가 한마리 8천원. 왠만한 동태 세마리는 될 듯 하네요. 저도 큰 놈으로 한마리 포를 떳습니다. 나이드신 할머니가 동태포를 어찌나 깔끔하게 잘 떠 주시는지 빠른 손놀림에 정말 놀랬습니다. 꽁꽁 얼은 동태는 젊은 남자도 다루기 힘들어 하는데 말입니다.



역시 이곳은 상설시장이라 물건이 차고 넘칩니다. 스티로폼 용기마다 싱싱한 해산물이 가득합니다. 겨울에 제맛을 내는 바다의 우유 굴을 비롯 꽃게,바지락, 우렁까지. 새벽 첫 손님께 마수라고 푸짐하게 담아 건넵니다. 



역전시장을 한 바퀴 둘러 보고 다시 주차장이 있는 반짝시장으로 왔을땐 날이 밝아 환해졌습니다. 아까보다는 제법 손님들이 많이 보입니다. 제법 시장다운 모습으로 시끌벅적 합니다. 추워서 얼굴만 빼곡하니 모두 꽁꽁 싸매고 나오셨네요.



컴컴할 때부터 시장 골목 골목을 누비며 상인들에게 따스한 온기를 전달하는 할머니. 커피는 기본이요. 호박죽에 피로회복제인 박까스까지. 이 할머니가 계시기에 노점상의 어르신들 또한 속을 따스하게 데울 수 있는것 같습니다.



파라솔 하나에 하얀 비닐만으로 바람을 막으며 손님을 기다리는 할머니. 설날 떡국떡에 된장, 청국장, 들기름을 비롯 직접 말린 호박고지, 고추부각, 무우말랭이 등을 따로 묶어 깔끔하게 진열해 놨네요. 아직 마수전인것 같아 저는 무우말랭이를 구입했습니다. 오독오독 씹히는 맛이 정말 맛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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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춥다는 핑계로 방콕한 했던 탓에 온 몸으로 파고드는 찬바람이 뼛속까지 파고드는 기분입니다. 활활 타오르는 저 불꽃처럼 새벽시장 상인들의 소망이 술술 풀리길 기대하며, 대전광역시 블로그를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 즐거운 설날 맞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