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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상/장터ㆍ골목길

겨울 소제동 골목길 따라 거닐면, 옛 추억의 무늬가 솟아나는듯

전 골목길 - 겨울 소제동 탐방기


2년 전 대전으로 이사를 온 뒤에 '도시재생'에 관심이 생겨 제가 찾아갔던 장소는 대전 동구에 위치한 소제동 입니다.

낡은 집들과 좁은 골목 그리고 낙후된 이 동네 분위기는 우리나라에서 좀처럼 만나기 힘들었던 그런 골목길이었습니다. 2년이 지난 지금의 모습은 어떨까요?

그때 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을지, 아니면 겨울이라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했습니다. 흥미로웠던 가을의 모습과는 다르게 겨울의 소제동 골목길은 더 외롭고, 더 추워 보입니다. 희망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멀지만, 우리가 잘 보관 해야 할 공간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2018년 겨울 소제동 골목길을 다녀왔습니다.


 

벽화로 꾸며진 골목길은 소제동이라는 동네에 기대감을 갖게 합니다. 우리는 자라면서 이런 골목길의 모습을 잊고 살거나, 잃고 살고 있기 때문일까요?

 

 

여러 길로 나눠지는 갈래 길로 들어섭니다. 그림자 또한 흥미롭죠.

 

 

이 길은 그 옛날에는 어린 친구들이 많이 뛰어놀던, 그런 골목길이었겠죠? 지금은 저 뿐입니다.

 

 

신기합니다. 유독 이런 오래된 골목길에는 점집들이 많습니다. 이것은 소제동만 가지고 있는 특징은 아닌데요. 우리나라 골목길에는 다양한 신(信)들이 존재하는가 봅니다.

 

 

대문을 열면 보이는 그 길. 소제동 사람들에게는 일상적인 풍경이겠지만, 외부인들은 이런 공간을 매우 관심 있게 쳐다봅니다. 우리 아버지 세대나 오셔야 이 공간에 공감을 하시겠죠. 제 입장에서는 마치 여행지처럼 느껴집니다.

 

소제동 삼거리라고 부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매일 아침에 사거리 도로와 오 거리 도로를 넘나들지만, 삼거리는 참 오랜만입니다. 제 앞에는 두 갈래 길이 있고, 어디로 갈지 선택을 해야 됩니다.

 

으르렁 거리는 기차 소리가 여기 소제동까지 들려옵니다. 바로 옆, 대전 역에서 들려오는 소음이 시선을 빼앗아갑니다. 이렇게 시끄러운데, 이 지역 사람들은 목소리를 내고 있을까? 관심이 필요한 곳 중 하나라고 봅니다.

 

근처 구멍 가게에서 아주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서 걸어 다녀야 할 것 같습니다. 어릴 적에는 그렇게 다녔으니깐요. 그 맛있는 빨간색 바(Bar) 있잖아요.


 

이름도 예쁜 '솔랑', 어떤 뜻일까요?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 것을 보면 순 우리말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설마 이 단어가 프랑스어나 포르투칼어는 아닐테니깐요. '솔랑'의 뜻을 아신다면 이 글 댓글로 남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봄이 되면 소소하게 있는 꽃나무들이 반응할테고, 이 골목길은 지금보다 더 예쁠 것입니다. 그때 다시 한 번 소제동을 찾겠어요. 어쩌면 이곳은 대전의 보물일 수도 있으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