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전여행/원도심이야기

대전 중앙로 지하상가, 네가 중부권 최고인 이유

 

1월 27일(토) 오후 3시 옛 충남도청사 바로 아래, 중앙로지하상가 C구역 공연장.

이곳에서는 신나면서도 가슴 뭉클한 행사가 열렸어요. 중앙로 지하상가 상인회와, 원도심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들이 함께 연 행사 '원도심 소셜 토토즐'입니다.

 

 

오후 3시부터 행사 시작이지만 바로 전 일정 때문에 조금 늦게 도착했더니, '인터뮤직'의 오프닝 공연 막바지였네요. 객석에서는 앙코르 요청이 나왔지만, 저녁 공연 리허설에 맞추느라 일찍 가야 한다네요. 아쉬웠어요.

 

인터뮤직의 오프닝 공연

 

무대 객석 뒤쪽에서는 관람객들에게 켈리그라피로 이름을 써서 증정을 하고 있었어요. 이들은 수수하게 물로 그린다는 뜻의 '수수물'이라는 4명의 화가들입니다. 팀명도 참 재미 있지요? 

뜻밖에 멋진 손글씨로 재탄생한 자신의 이름을 선물로 받게 된 대전시민들은 정말 좋아했어요. 저는 기다리는 줄이 너무 길어서 포기했네요. 다음에 기회가 또 오겠지요.

 

켈리그라피로 이름을 써주는 수수물 화가들

 

메인 프로그램은 진채밴드와 박석신화백의 '드로잉 콘서트'였는데요. 진채밴드의 공연이 이뤄지는 동안 박석신 화백은 사람의 이름을 주제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진채밴드 정진채와 박석신화백

 

관람객 중에서 '아이와 함께 나와 부모와의 사랑을 이야기 해 보는' 시간은 가슴 찡한 시간이 됐어요.


3명의 대전시민이 어린 아이의 손을 잡고 무대로 올랐는데요. 갑상선암이 의심돼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시어머니, 루게릭 병을 앓고 계시는 친정 어머니, 그리고 올해 팔순을 맞은 친정 아버지에 대해 얘기하시더라고요. 아이를 낳아 기르는 부모가 되니 새삼 깨닫게 된 부모님의 사랑을 확인하면서 모두 숙연해졌습니다. 

 

아이와 함께 나와 부모님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를 한 시간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가수 정진채가 노래를 하는 동안 박석신화백은 부모님의 이름으로 '이름꽃 그림 액자'를 만들어 선물했습니다. 함께 나온 아이는 상인회에서 마련한 로봇 선물까지 받았다지요. 3대가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상인회 분들이 대전중앙로 지하상점가를 많이 이용해 달라며 인사를 했고요. 객석에서 박수도 많이 치고 호응을 잘하는 시민들에게 상품권을 선물했어요. 

 

대전중앙로 지하상점가 상인회에서는 각 점포에서 푸짐한 상품을 내놓았다

정인수 중앙로지하상점가 상인회장이 관람객에게 상품권을 증정

 

중앙로 지하상가 각 점포에서 협찬한 상품권이랍니다. 열심히 사진도 찍고 많이 웃고 했더니 저도 주시네요. '원도심 소셜 토토즐'은 원도심 대표 상권인 중앙로지하상점가 상인들과 원도심 예술가들이 모여 기획한 행사입니다.

 

열심히 박수를 치고 받은 대전중앙로 지하상점가 상품권

 

정인수 상인회장은 "중앙로 지하상가가 앞으로도 이곳을 찾는 시민들이 행복을 느끼는 쾌적한 쇼핑환경이 되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조성칠 대전민예총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떠나간 원도심이지만 남은 사람들이라도 행복해 보자는 생각에, 예술인과 상가가 힘을 합해 보자"고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어르신들과 남녀노소 모든 시민들, 그리고 젊은 밴드와 화가 등이 모두 소통을 하는 자리로 마련했다고요.   

 

왼쪽부터. 정인수 대전중앙로지하상점가회장, 가수 정진채, 조성칠 대전민예총대표, 박석신화백

 

이날의 마지막은 고당한기복 선생의 장구연주로 장식했어요.

사회 겸 노래, 이름꽃 그림 등 다역을 맡은 박석신화백이 '쳐먹고 사는 사람'이라고 소개한 분이 있어요. 한기복 선생입니다.

한기복 선생은  "5살 때부터 장구를 쳤다. 박화백 말처럼 장구 같은 우리 전통 타악기를 쳐서 먹고 산다"고 말했습니다.

굿거리와 자진모리, 휘모리로 이어지는 장구 연주에 두 꼬마 관객이 무대 위로 올라가 귀여운 춤을 추었습니다.

 

한기복선생의 장구 장단에 맞춰 춤을 추는 어린이들

 

'원도심 소셜 토토즐'을 만난 시민들은 즐거운 공연과, 가슴 뭉믈한 사연, 푸짐한 선물, 가족이나 친구와의 특별한 추억으로 정말 즐거운 토요일이 됐을 것 같아요.

 

대전 중앙로지하상점가

 

'대전중앙로 지하상가'는, 구충남도청사부터 목척교에 이르기까지의 중앙로 지하 약 1.2㎞의 상가에 600여 개의 점포가 A, B, C, D 네개 권역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대전 중앙로지하상점가 캐릭터인 '룰루, 랄라'

 

2017 대전기네스에 중부권 최대 지하상점가로 등재되기도 했지요. 또, 얼마전에는 상가 캐릭터인 '룰루'와 '랄라'가 만들어졌고, 무대공연장 앞의 인기있는 포토존이 되고 있습니다.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대전 중앙로 지하상가'는, 물건 뿐 아니라 사람이 있고, 이야기가 있고, 무엇보다 문화예술이 흐르고 있답니다.

 

 

 


2018 대전광역시 소셜미디어기자 조강숙